악취문제, 주민들은 진정성 있는 소통 원한다

대전시 구즉·관평 주민들, 실질적 악취개선 대책 요구

19.12.10 11:38l최종 업데이트 19.12.10 12:16l

"대전시가 악취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고 본다."

지난 11월, 대전시 유성구 관평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악취해결을 위한 구즉, 관평주민 워크샵'에서 발표한 주민의 이야기다. 시와 악취 순찰(그린패트롤)을 나갔어도 악취가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 기계를 가지고 나오거나 충전이 안 되었다고 빈손으로 왔다며 답답해했다.

이번 워크샵은 악취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활동해온 주민 30여 명이 모여 주민대상으로 진행한 악취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그간 대전시와 진행한 악취 순찰과 24시간 악취 민원상황실 운영에 대해 평가하는 자리였다. 이 행사에는 지역 정치인들을 비롯해 유성구청, 관평동에서 관심을 보이고 참석했다.

북대전 악취 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주민모임은 2018년 10월 김종남 전 대전시 민생정책자문관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시의원, 전문가 등과 간담회와 강연을 진행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지난 4월 1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악취문제 해결을 위해 엄격한 배출허용기준 조례 제정, 악취현황 전광판 설치, 종합대책 수립, 악취배출원의 제대로 된 관리감독 등을 대전시에 요구해왔다. 이후 대전시가 주민과 전문가, 환경단체 등을 포함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했고, 6월부터 10월까지 24시간 악취 상황실을 운영했다.

대전시 해결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주민모임에서는 관평, 송강 등 인근주민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온라인, 설문지를 통해 악취의 원인과 영향, 주요 배출원에 대해 질문했고, 설문 분석은 대전대학교 환경공학과 대기실험실에서 맡았다. 설문 결과, 대개의 주민들은 악취에 생활불편과 건강위협까지 느끼고 있고, 대전시가 이에 대한 해결의지가 없다는 의견이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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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대상 악취설문조사] 구즉, 관평일대 주민대상 설문을 통해 악취를 느끼고 있는 주민이 9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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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대상 악취 설문조사] 악취의 원인에 대해 대덕산업단지와 금고동 매립지시설을 가장 큰 요인으로 뽑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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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에 응답한 80% 이상의 주민들이 악취를 강하게 느끼고 있었고 지난 1~3년 내 악취가 심해졌다는 답을 했다. 주민모임은 이를 금고동 환경자원사업소 내에 2017년 바이오에너지센터가 들어오고 2018년 환경에너지 종합타운이 들어오면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어떤 냄새가 나는지에 대해 주민들은 '하수구 냄새'가 가장 많고 가스냄새, 고무 타는 냄새 순으로 많이 난다고 답했다. 악취 영향에 대해서는 대덕산업단지와 금고동 매립지 영향 순으로 답했고, 대덕산업단지 내 한국타이어나 한솔제지 등을 특정해 꼽는 주민들도 많았다. 악취 영향으로 자다 깨는 것, 두통, 비염 등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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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대상 악취설문조사] 주민들은 악취로 인해 두통과 비염, 자다깨는 등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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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대상 악취설문조사] 대전시가 악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고 답한 주민이 과반 이상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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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악취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냐는 질문에 60% 이상의 주민이 '대전시가 노력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부 주민은 민원을 넣어도 조치하겠다는 반복적인 대답을 들어왔고, 주민 요구로 시작된 악취순찰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이나 제안이 잘 시정되지 않았다는 점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주민들이 입을 모은 것은 악취 문제가 10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는 이유로 '대전시 해결의지 부족'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의지가 있다면 실질적인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주민들과 상의하고 노력해야 하는데 형식적이고 단기적인 대책들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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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대상 악취 설문조사] 주민들은 10년이상 지속되는 악취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로 행정기관의 해결의지부족 등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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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지만 계속 주거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70%의 주민들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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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대상 악취설문조사] 구즉, 관평일대 주민들은 지속 거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주민이 72%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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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직접행동으로 악취문제 개선 요구할 계획

워크샵에 참가한 주민들은 금고동 환경기초시설 일대 악취발생원 지역 현장 견학과 한솔제지 대전공장 방문, 전문가 초청 강연을 통한 학습, 악취 관련 마을공동체 사업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함께 해 왔다.

참가한 주민들은 대부분 순찰도 하고 민원도 넣지만 악취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루었다. 또 주민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 것은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해 온 악취순찰과 대전광역시에서 운영하는 악취관리시스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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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대상 악취설문조사] 지난 11월 22일(토) 북대전 악취해결촉구 주민대책위는 구즉, 관평동 악취문제해결을 위해 주민의견을 모아내는 주민워크숍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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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순찰에 참여한 한 주민은 "대전시에 악취 순찰에 대해 평가를 하자니까 단칼에 안 한다고 했다. 보여주기 식으로 이번 순찰을 한 건 아닌지 의심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참가자는 "최근 각 구청에 악취 대책에 대해 문의하다가 대덕구는 11월부터 자체적으로 24시간 악취상황실을 운영하고 있고, 유성구는 밤 9시까지 악취상황실을 운영하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이를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있지 않다"며 행정의 소극적 태도를 지적했다.

관평동 주민인 한 참가자는 "악취관리시스템은 구글에서만 검색된다"며 네이버나 다음 같이 사람들이 많이 보는 곳에선 검색되지 않는 점을 짚었다. 또 "비밀번호 바꾸는데도 3일이 걸렸다. 담당 직원이 바꿔줘야 하는 시스템인데 즉시 바꿔주지 않아 전화해 화를 내니 그제야 바꿔줬다"며 비효율적인 시스템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송강동 주민인 한 참가자는 "대덕산단은 악취측정기 및 포집기가 설치되어 있어 악취관리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수치 확인이 가능한데 악취 발생 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금고동 환경자원사업소에 설치된 곳이 없다. 시청에 확인하니 내년에 겨우 1대 추가한다고 한다"며 행정의 늑장 대응과 미흡한 대처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주민들은 워크샵을 시작으로 악취 관련한 다음 활동들을 모색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단순 민원이 아니라 직접 행동을 통해 악취문제가 실제로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엄격한 배출허용기준 조례제정과 금고동 악취관리지역 지정, 현장후각측정법 도입 등을 비롯해 악취전광판 설치, 민원시스템 개선 등을 대전시에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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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대상 악취 설문조사] 주민들은 악취해결을 위해 대전시가 악취배출원의 집중관리, 악취저감을 위한 종합계획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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