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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언어 강연 이현웅 선생님
▲ 위로의 언어 위로의 언어 강연 이현웅 선생님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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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날이 춥다. 더욱이 밤이 되면 영하로 내려가는 추위가 밤 외출이 망설여지는 날이다. 

군산 한길문고에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신 이현웅 선생님의 '위로의 언어'에 대한 강연이 열렸다. 이현웅 선생님은 음악 DJ를 오래전부터 해왔고 지금은 군산 지곡동에서 음악 이야기라는 카페를 운영하며 글을 쓰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다독여 주는 마음 상담소도 운영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은 다양한 삶에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말로만 듣던 지곡동 음악 이야기의 카페는 이현웅 선생님이 음악을 선곡go 카페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하루의 피로를 씻고 마음의 위로를 만나는 곳이다. 따뜻한 삶을 나누고 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평소부터 하고 있었다. 한 번쯤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지만 겨울밤 외출이 쉽지가 않다. 밤 외출이 귀찮아지면 나이 든 세대라는 의미다.

어제 설렘으로 한길문고를 찾았다. 이현웅 선생님 강연이 있는 날, 팬들이 많아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모여 분위기부터 따뜻하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조근조근 낮은 목소리로 사람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면서 강연을 시작한다. 음악과 함께하는 사랑 이야기. 위로가 되는 언어, 말의 힘에 대한 이야기. 사람은 살면서 날마다 눈을 뜨면 말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말이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어떠한 말이 사람에게 위로가 될까. 위로를 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 말을 공감하고 들어준다는 뜻이다. 위로한다고 자기 주관적인 생각으로 상대에게 건네는 말은 위로가 아닌 자칫 상처가 될 수 있다. 이현웅 선생님은 그러면서 위로받을 수 있는 음악을 들려줬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시도 낭독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은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맞는 말이다.  다 젖으면서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위로가 필요하다

​정말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처럼 말로써 사람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고 슬프게도 한다. 이 선생님은 강연을 준비하는 내내 혹여 말로써 누구에게 상처를 준 적이 없었나 되돌려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고 하면서 반성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 말은 듣는 순간 나 자신에게도 물어봤다. 정말 말을 더 조심하고 사람을 살리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알고 있는 사실도 때때로 잊고 살기 쉽다. 가끔씩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불이 꺼지고 화면에서 잔잔한 음악이 흐르기 시작한다. KBS <불후의 명곡>에서 가수 김진호가 불렀던 '가족사진'이라는 노래다. 노래를 듣던 여기저기에서 눈물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 나는 가족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족이란 말만 들어도 아프고 아리다. 가족은 우리 인생이다. 삶이고 행복이면서 고통이다.

그 가족의 삶을 책임지는 아버지의 외로움과 고통은 말할 나위가 없다. 남편은 가끔씩 가족이 모이는 행사가 있으면 가족의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가족이란 한번 웃기 위해 아흔아홉 번 고통을 참아내는 것이 삶이다"라고.

​그 말에 공감을 한다. 그러니 서로 소중히 알고 잘 살아가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삶이란 가족이라는 둥지 안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라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니지 않을까,

​세상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은 가족이고 집이다. 이현웅 선생님은 사람이 가장 위로 받을 수 있는 곳을 잘 찾아 표현해 준다.

그리고 우리의 기억 속에 아프게 머물고 있는 세월호 아이들, 부모의 애끓는 단장의 슬픔을 말하며 목이 메어 말을 잊지 못하고 선생님은 끝내 눈물을 보인다. 그분들을 우리가 위로를 해야 함을 말한다. 그 큰 슬픔을 어찌 묻을 수 있단 말인가,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이다.

​화면에 그림을 보여 주며 단장이라는 의미를 아느냐고 물어본다. 단장이란 창자가 끊어지는 걸 말한다고 한다. 배를 타는 중국 사람이 뭍에서 길을 가다가 언덕에 있는 원숭이 새끼를 배에 태우고 가고 있는데, 그걸 본 어미 원숭이가 울면서 배를 따라 달려오다가 물길이 좁아질 때 배에 올라타는 순간 단장이 끊어져 죽고 만다는 이야기를 들려 준다. 아무리 동물의 이야기일지라도 엄마가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먹먹해진다. 모든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생명까지 내놓는 숭고함을 가지고 있다.

분위기를 바꾸어 화면에서 가수 김광석의 '일어나'라는 노래가 나온다. 다들 따라 부른다. 음악이 인간에게 주는 힘은 커다랗다. 슬프고 기쁘고 위로받고 행복하고. 그 많은 감정들이 음악을 들으며 다 느낄 수 있으니 대단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음악이 우리 삶 속에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사람사는 재미가 없을까. 때로 음악을 들으며 생각하게 된다. 

​이현웅 선생님은 한길문고에서 만났고 글을 쓰고 계시기에 친근했다. 선생님의 '음악과 함께하는 사람 이야기, 위로의 언어' 강연을 들으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선생님의 글에서 카페를 찾아오는 여러 손님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때론 슬프고, 때론 감동했다. 때론 따뜻한 이야기가 나를 울리고 웃기고 기쁘게도 한다.

​나는 아프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가 삶에 깊이와 뜨거운 눈물이 있어 좋다. 고통이 없는 삶은 감동이 없어 무미건조 하기 때문이다. 이현웅 선생님의 카페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삶에 진솔한 이야기가 마음을 훔친다. 우리 곁에 따뜻함을 나누어 주는 음악 이야기, 카페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모이는 마음의 쉼터가 아닐지.

태그:#위로의 언어 , #따뜻한 사람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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