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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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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보증공사(SH공사)가 송파구 위례신도시 땅을 팔아 2400억 원을 남겼고, 계열사를 동원해 땅을 산 호반그룹은 3000억 원의 수익을 챙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반그룹이 위례신도시에 분양하는 '호반써밋송파' 분양원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분석 결과를 보면 이달 분양하는 호반써밋송파는 공공기관인 SH공사와 개발업자인 호반그룹에겐 '황금알 낳는 거위'였다.

먼저 SH공사는 지난 2016년 7월 호반써밋송파 사업지인 A1-2블록(689가구)과 A1-4블록(700가구)을 3.3㎡당 평균 1950만 원을 받고 호반그룹에 팔았다. 총 판매가격은 5700억 원이다.

SH공사가 이 토지를 조성하는데 쓴 돈은 3.3㎡당 1130만 원인데, 이보다 800만 원 비싸게 판 것이다. 이 땅을 팔아 SH공사가 챙긴 돈은 모두 2400억 원에 달한다. 공공이 사업을 하겠다면서 강제로 땅을 사들이고, 이를 되팔아 폭리를 취한 것이다. 경실련은 특히 SH공사가 2400억 원의 폭리를 취했지만, 당시 시세대로 땅값을 받았다면 더 큰 폭리가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SH공사가 땅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했다면 5000억 자산 증가가 가능했다"며 "매각가격도 당시 주변토지 시세(평당 5000만 원)보다 낮게 책정됐는데, 감정평가사가 감정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는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은 3000억, SH공사는 2400억 폭리

호반건설 등을 소유한 호반그룹은 호반써밋송파 분양을 통해 3000억 원 규모의 수익을 챙길 것으로 예측됐다. 해당 토지(위례 A1-2블록, A1-4블록)는 호반그룹 계열사(호반건설주택, 베르디움하우징)가 갖고 있다.

이 아파트 입주자모집공고문의 총건축비와 공급면적을 토대로 건축비를 산정한 결과, 위례 A1-2블록의 건축비는 3.3㎡당 평균 1002만 원, A1-4블록 건축비는 평균 1040만 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건축비는 3.3㎡당 평균 1020만 원으로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3.3㎡당 651만 1000원)보다 350만 원 가량 높다. 이중 직접공사비는 3.3㎡당 541만 원, 간접공사비와 가산비는 479만 원이다.

지난 2011년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사례(A1-11블록)와 비교해보면, 간접비용이 크게 부풀려졌다는 게 경실련 분석이다. 실제 지난 2011년 공급된 위례 아파트의 간접비는 3.3㎡당 평균 70만 원이다.
  
송파써밋 분양가 비교
 송파써밋 분양가 비교
ⓒ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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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호반써밋 A1-2블록 간접비는 3.4배 높게 책정됐고, 가산비용도 6.4배나 부풀렸다는 게 경실련 주장이다. 이에 따라 호반그룹은 3010억 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경실련은 "적정 건축비는 3.3㎡당 500만 원인데, 호반써밋의 건축비는 1020만 원으로 두배에 달한다"면서 "이를 분양면적에 적용할 경우, 건축비 거품은 301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대표와 경실련은 호반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벌떼투찰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토지를 낙찰 받은 베르디움하우징과 호반건설주택은 모두 호반그룹 계열사다.

호반건설주택은 호반건설, 베르디움하우징은 호반산업에 소속돼 있다.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은 모두 호반그룹 계열사다. 그런데 직접적인 시공과 분양은 호반건설, 호반산업이 담당한다.

호반건설 "당시 입찰 참여 계열사 확인 안돼"

경실련은 "과거에도 건설사들이 시공능력이 없는 계열사를 동원해 입찰에 참여하는 벌떼투찰이 공공연히 이뤄졌다"면서 "이번에도 호반그룹이 자회사를 동원해 택지를 확보한 뒤 호반건설 등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우종 호반건설 부장은 "당시 입찰에 참여한 계열사가 몇 개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번에 분양하는 위례신도시 분양 아파트는 국민 주거안정에 기여하기는커녕 공기업과 주택업자들을 위한 도박 상품이 돼 버렸다"면서 "국민 자산을 도박 상품화하고, 전국땅을 투기장으로 만든 자들을 조만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박원순 시장은 최근 부동산 폭등을 언급하면서, 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 개혁안을 제안했다"며 "그런데 지난 8년간 SH공사 상세 분양원가도 공개하지 않고, 시장 권한으로 할 일도 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무슨 개혁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태그:#호반건설, #경실련, #SH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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