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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방문학자 자격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019년 11월 3일(현지시간) 뉴욕시티마라톤에 참가해 달리고 있다. 이날 안 의원은 풀코스를 완주했다.
▲ 뉴욕시티마라톤에 참가한 안철수 전 의원 스탠퍼드대 방문학자 자격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019년 11월 3일(현지시간) 뉴욕시티마라톤에 참가해 달리고 있다. 이날 안 의원은 풀코스를 완주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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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표의 기회 포착 능력은 최고다. (안 전 대표가) 냄새를 맡은 거다."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전남 목포시)의 평가다. 2일 오전 안 전 대표가 정계 복귀를 선언한 가운데, 박 의원은 같은 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그의 복귀를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함께 대선을 뛰었던 동료의 평가치고는 다소 박한 평가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패배 뒤 그해 9월 1일 독일로 출국했던 안 전 대표는 떠난 지 꼭 15개월 만인 2일 본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내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저는 지난 1년여간 해외에서 제 삶과 6년간의 정치 활동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라는 게 복귀 메시지의 주요 내용이다.

그는 '새 정치' 바람을 몰고 대한민국 정치계에 화려하게 등장했으나, 이후 여러 굴곡을 겪기도 했다. 안 전 대표의 복귀는 올해 4월 총선에서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안철수가 겪은 성공과 실패... 시작은 '안철수 현상'

"국민께서 절 불러주셨다"라는 안 전 대표의 말처럼, 그의 정치 입문은 자신이 원해서라기보다는 외부의 부름을 받아 시작됐다. 이른바 '안철수 현상'이었다. 앞서 2011년 20대~30대들을 주요 타깃으로 한 '청춘 콘서트'를 진행하며 인기를 얻은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 원장(교수)은, 2011년 9월 무소속 시민운동가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하면서 대중의 큰 호응을 받았다.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 원장(교수)은, 2011년 9월 무소속 시민운동가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하면서 대중의 큰 호응을 받았다.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 원장(교수)은, 2011년 9월 무소속 시민운동가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하면서 대중의 큰 호응을 받았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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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9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2012년 9월 19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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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계에 입문한 안 전 대표는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다. 안 전 대표는 기성정치인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새 정치' 타이틀을 얻으며 일약 대선후보로 떠올랐으나, 2012년 12월 18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다 11월 23일 돌연 사퇴했다.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금태섭 변호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이후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는 책에서 "사퇴는 최악의 한 수였다"라고 평할 정도였다.

무소속이던 그는 2013년 4월 서울 노원병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 입성에 성공한다. 이어 2014년 독자적 신당 창당을 준비하던 때, 안철수 당시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위원장은 돌연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위한 신당 창당을 발표했다. 그는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로 활동했으나, 같은 해 7·30 재보선 선거에서 새누리당에 참패하면서 그 책임을 지고 취임 4개월여 만에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2012년 9월 28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서울 반포 고속터미널을 찾아 추석 귀성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2년 9월 28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서울 반포 고속터미널을 찾아 추석 귀성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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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6년 4.13 총선을 두 달 앞두고 국민의당을 창당해 38명 의원이 속한 원내 3당으로 국회에 돌아왔으나, 뒤이어 불거진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으로 인해 두 달 뒤인 6월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그는 2017년 5월, 19대 대선에 출마했으나 3위로 낙선했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주변의 만류에도 다시 대표로 나서서 활동했고 이어 2018년 2월 바른정당(당시 유승민 대표)과 통합해 통합신당인 '바른미래당'을 출범시키기에 이른다.

그렇게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던 안 전 대표는 지난 10월, 7년 만에 낸 저서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에서 "정치를 시작한 때가 2012년이다. 개인적으로 편하게 살고자 했다면 시작도 안 했을 일"이라며 "(나는)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키려 지방 선거에 나왔고,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라고 당시를 회고한다. 그는 또 저서에서 "고민 끝에 내가 깨달았던 나의 정체성은 문제해결사(problem solver)였다"라고도 덧붙였다.

안철수의 숙제... 떨어진 지지율-분당 앞둔 바른미래당
 
지난 2018년 6월, 서울 종로구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캠프해단식에서 손학규 당시 선대위원장이 안 후보와 악수 하는 모습.
 지난 2018년 6월, 서울 종로구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캠프해단식에서 손학규 당시 선대위원장이 안 후보와 악수 하는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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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2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 휴식기 돌입 입장을 밝힌 뒤 차량에 타고 떠나고 있다.
▲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안철수 2018년 7월 12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 휴식기 돌입 입장을 밝힌 뒤 차량에 타고 떠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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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문제해결사'를 자처한 안 전 대표 앞에 놓인 숙제는 적지 않다. 당장 그가 공동 창업주였던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로 나뉘어 분당을 앞두고 있다. 전 바른정당 소속의 의원들과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 또한, 가칭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오는 5일로 잡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이들은 3일 전에 바른미래당을 탈당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같은 당에서 서로 신경전을 벌이던 양측은 안 전 대표의 복귀에 일제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새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2일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의 귀국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그가 추구했던 '새 정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문재인 정권 심판에 큰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손 대표도 따로 메시지를 내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는 새해 첫날 햇살같이 반가운 소식"이라며 "그간 여러 차례 공개 언급한 것처럼, 안 대표가 원하는 것을 모두 받아들이고 그가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라고 밝혔다.

추락한 지지율도 숙제다. 뉴시스가 지난 1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전 대표는 지지율 3.3%를 기록해 차기 대선주자 10명 중 9위에 그쳤다. 이는 안 전 대표가 지난 2016년 1월 11일 리얼미터 정례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8.1%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하게 낮아진 수치다.  그는 2019년 12월 한국갤럽이 조사한 차기 정치 지도자 7명 중 비호감도 1위(69%)를 차지하기도 했다(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를 반영하듯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마포을 지역위원장은 2일 '안철수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라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참신한 안철수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고집불통의 안철수만 남았다"라며 "갈수록 사람이 붙는 것이 아니라, 갈수록 사람들이 떠나가는 정치인 신세가 된 안철수에게 물레방아를 다시 돌릴 힘은 없어 보인다"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안 전 대표의 정확한 복귀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앞서 안 전 대표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이 "안 전 대표가 새보수당에 합류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대신 전한 바 있어, 그가 새보수당으로 합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새보수당의 인재영입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전 공동대표)도 1일 기자들과 만나 "2년 전 결혼(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을 잘못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는 일단 복귀 뒤 "각계각층의 국민들과 만나 이후 맡을 역할을 상의하겠다"라는 입장이라고, 측근인 김 전 비서실장은 전했다.

그는 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안 전 대표의 정확한 복귀 일정과 향후 계획은 미정"이라면서도 "새보수당에 갈 가능성은 적다. (기존 정당이 아닌) 독자 노선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일단 본인이 자산 약 50%를 출연해 만든 동그라미재단(구 안철수 재단)을 거점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김 전 실장은 "미세먼지 해결 등 한국이 처한 어려운 문제를 공익재단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안철수, #정계 복귀, #손학규,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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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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