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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지곡동 549-2번지에 그 카페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비틀스가 있고 멜로디 가르도가 있으며 '짙은'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인디 가수도 있습니다. 여러 단골도 있습니다. '그곳에 그 카페'는 카페 주인과 손님들의 이야기입니다.[기자말]
객관적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자신에게는 더 그렇다. 때로는 주관적인 자신을 객관적이라고 말한다. 카페를 비롯한 자영업을 하는 사람, 어떤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흔히 나타내는 모습이다. 내가 그랬다. 오늘은 카페 탐방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카페 탐방의 함정

카페를 차리겠다고 결심을 굳힌 후 지역 내에 있는 여러 곳의 카페를 방문했었다. 비록 내가 정한 테마와 콘셉트와는 다른 카페들이었지만 부분적으로 참고가 될 듯 싶어 나선 탐방이었다.

우선 손님이 많다고 소문난 카페를 방문했다. 점심 식사 직후에 찾은 카페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15개의 테이블이 거의 차 있었다. 두 시간 정도 있었는데 손님은 계속 들어왔고 자리가 없어 도로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두 시간 동안 메뉴를 주문한 숫자는 50명이 넘었다. 시간대를 고려한다 해도 하루 100명은 넘게 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뒤에 방문한 다른 두 곳도 비슷했다. 내가 사는 소도시에 손님이 많은 카페가 여러 곳 있다는 사실에 나는 흥분했다. 덩달아 내가 차릴 카페에 대한 성공의 기대치는 높아만 갔다. 사실 그 카페들에서 장사가 잘 될만한 특별한 것을 찾아낸 것은 아니었다.

인테리어가 독특하거나 돈을 제법 쏟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커피 맛이야 내가 잘 알지 못했지만 설마 커피맛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찾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실제로 웬만한 카페의 커피는 모두 맛있었다. 그렇다 하여 주인이나 직원들이 특별히 친절해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나로 하여금 내가 차릴 카페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맛있는 커피, 친절한 서비스, 그런 기본적인 것들에 더해 음악까지 수준 높게 제공한다면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는 나만의 환상에 사로잡혔다. 진심인지는 모르지만 지인들은 확신에 가까운 응원과 덕담을 보냈다. 더는 카페 창업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

카페 탐방의 문제점

하지만 내 카페 탐방에는 문제점이 많았다. 첫 번째 문제는 탐방의 시기이다. 이미 카페를 차리겠다고 결정을 하고 난 이후의 탐방은 카페 창업을 기정사실로 만들 수밖에 없다. 카페 창업을 전제로 한 탐방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면은 외면하고 긍정적인 면만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 객관성을 잃기 쉽다.

두 번째 문제는, 형식적인 탐방이라는 것이다. 손님이 많아 보이는 것과 실제로 많은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정한 시간대에는 손님이 많은데 그 외의 대부분의 시간에 손님이 적거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요일에는 많지만 다른 요일에는 없을 수 있고, 어떤 주변 상황에 따라 기복이 심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한 곳의 카페를 적어도 일주일 이상, 각기 다른 시간대에 탐방해야 한다.

세 번째 문제는, 손님의 숫자와 카페 운영에 따른 실제 소득이다. 손님은 많은데 카페의 규모가 있어 임차료, 인건비, 감가상각비, 기타 운영비 등의 지출이 많은 까닭에 실제 수입은 적거나 적자인 경우이다. 그런데도 손님의 숫자가 많다는 것만으로 카페 성공에 대한 부푼 꿈을 키우게 되고 만다.

또 다른 문제는, 손님이 많은 것은 봤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피로에 절은 모습은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사가 잘 된다는 생각만 했지 그 이면에 존재하는 고통과 희생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들의 보이지 않는 한숨과 눈물을 몰랐다. 그들이 잃어버린 마음의 여유, 놓쳐버린 소중한 것들은 내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것들을 이해하기까지는 그 후로 적잖은 세월이 흐른 후였다. 내가 카페를 차리고 많은 것을 직접 겪고 잃은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카페 창업을 전제로 한 탐방은 자칫 부정적인 면은 외면하고 긍정적인 면만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 객관성을 잃기 쉽다.
 카페 창업을 전제로 한 탐방은 자칫 부정적인 면은 외면하고 긍정적인 면만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 객관성을 잃기 쉽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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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탐방, 어떻게 할 것인가?

객관성과 주관성의 균형을 위해 하는 것이 카페 탐방이다. 물론 탐방의 목적에는 벤치마킹도 포함돼 있다. 카페를 시작하는 사람이 반드시 객관적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답을 내리기 어렵다.

굳이 구분하자면 객관성은 고객지향을 위한 것이고, 주관성은 카페 주인의 신념, 철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때때로 반대의 특성도 겸해야 하며 균형이 필요하다. 객관성에 의존도가 높으면 고객지향이 아닌 고객 편향이 될 수 있다. 주관성이 지나치면 개성이 아닌 이상한 아집이 될 수 있다.

지인이 차린 카페 개업 날에 가면 손님들로 북적인다. 그런 모습을 보며 카페에 대한 로망을 키우는 사람도 적지 않다. 되는 장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성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은 몇 달 가봐야 안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한다.

지역에서 이슈가 되거나 손님이 많은 카페를 탐방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우선은 카페 사업에 대한 전망을 판단함에 있어 객관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 카페만의 특성과 역사, 주인의 경영철학이나 고객 마케팅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단지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 카페 사업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카페를 차리기 위한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하기 전에 탐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카페 사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사가 안 되는 카페를 찾아가야 한다. 왜 손님이 없는지 그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카페 주인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라. 카페 주인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라.

장사가 잘 되는 카페를 탐방한다면 실제 소득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기 위해 노력하라. 손익계산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카페 탐방은 사업을 확정하기 전에 해야 한다. 카페 사업이 정말 전망이 있는지, 자신이 카페 사업에 적합한 성향인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면은 없는지 신중하게 검토를 거듭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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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도시에서 음악감상카페를 경영하는 DJ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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