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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 예배에서 '아침이슬'을 부르는 시민들 2019년 12월 31일, 50여 명 시민이 시민불복종텐트 앞에 모여 산황산 보전을 기도했다.
▲ 송구영신 예배에서 "아침이슬"을 부르는 시민들 2019년 12월 31일, 50여 명 시민이 시민불복종텐트 앞에 모여 산황산 보전을 기도했다.
ⓒ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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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31일 오후 8시, 두툼하게 방한복을 챙겨 입은 사람들이 고양시청 마당으로 모여들었다. 제과점에서 케이크가 배달되고, 뒤이어 도착한 백설기 두 상자를 식지 않게 덮어둔 사람들은 시민불복종 텐트 앞에서 큰 물통에 작두콩차를 끓였다.

'고난받는 이웃과 함께 하는 송구영신 예배'를 위한 준비였다. 기온은 영하 7도,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다. 오후 9시가 되자 50여 명이 모였고, 나들목일산교회 유형석 목사가 예배 시작을 알렸다.

첫 기도문은 본회퍼 목사의 <선한 능력으로>였다.

"주님께서 쓰라리고 무거운 고통의 잔을 가득 채워 저희에게 주셨으므로 저희는 그 잔을 떨림 없이 감사함으로 받습니다."

그들의 고난받는 이웃은 파괴 위협 앞에 놓인 산황산(일산동구)이며, 거기 깃들어 사는 많은 생명과 주민들이다.

아프게 출발한 '목(木)요기도회'
   
"밟지 마세요! 사람이 밑에 있어요. 위험해요!"
"가슴 만지지 마!"


2018년 12월 3일, 여성들이 비명을 질렀다. 남성들은 공무원들이 여성들을 상해하지 않도록 떼어 놓았다. 80대 후반의 마을 노인들이 밀쳐지고, 척추장애인인 60대 여성이 텐트 밑에 깔려 갈비뼈를 다쳤다.

산황동 골프장 백지화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고양스프링힐스 골프장 증설계획 직권취소' 요청을 요구하며 고양시청 현관 앞에 기습적으로 텐트를 설치했다. 당시 현장을 지키던 공무원 30여 명은 자동식 텐트가 설치되자마자 해당 텐트를 찢고 범대위 측을 진압했다. (관련기사 : '정수장 옆 골프장 증설 반대' 고양시민들 단식 이유 http://omn.kr/1gm00)
  
 2018년 12월 5일, 5년 간 이어진 골프장 증설 백지화 요구에 묵묵부답이던 시장은 시민들의 단식 읍소를 외면했다.
 2018년 12월 5일, 5년 간 이어진 골프장 증설 백지화 요구에 묵묵부답이던 시장은 시민들의 단식 읍소를 외면했다.
ⓒ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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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진압 사실을 알게 된 시민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고양시는 농성자 건강 문제와 농성 장기화에 따른 민원 불편을 이유로 5일 아침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일상에서부터 평화를 시작해야 할 때, 고양시장은 재임기간 중 어떤 방향으로 시민들과 대화하겠다는 것인지 질문을 던지게 한다.  추위에 주민들의 건강이 걱정이 된다면, 시청의 로비를 내어주면 될 일이다. 시청사가 고양시장의 것이 아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경기도 상임위원장)

찢어진 텐트에서 혼자 단식하던 여성을 공무원 백여 명이 휴대폰을 들고 따라오며 촬영했고, 이후 시민을 거리로 끌어내렸다. 텐트와 집기가 시청 앞 거리에 팽개쳐진 날, 아침 기온은 영하 13도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민 7명을 업무집행방해치상, 퇴거불응으로 고소했다. 

"전임시장이 저질러놓은 일을 수습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소통 노력을 계속 묵살하다가 이렇게 폭력으로 대응하는 고양시장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서정원, 방송작가)

소식을 듣고 달려온 사람들은 시민단체 대표들과 나들목일산교회 교우들이었다. 어린 아기를 감싸 안고 온 이들도 여러 명이었다.

얼어붙은 길에 침낭과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을 감싸서 앉은 후, 낮 12시부터 기도회를 시작했다. 

오후 8시에는 시민들 접근을 막기 위해 시청 현관에 올려둔 자동차 두 대 앞에서 수요예배를 열었다. ('기독교대책위' 결성 후 목요일 오후 8시로 변경)

환경 인권을 지키기 위한 고양시 시민불복종운동이 새로운 페이지를 쓰기 시작한 날이었다.

"폭력적 상황이 발생하면 목사들이 가장 앞에서 막겠다"
  
산황동 스프링힐스 골프장 관련 대책회의 이재준 시장은 지난 2018년 12월 5일 대책회의 후 입장문을 발표했으나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시민들에 공분을 샀다.
▲ 산황동 스프링힐스 골프장 관련 대책회의 이재준 시장은 지난 2018년 12월 5일 대책회의 후 입장문을 발표했으나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시민들에 공분을 샀다.
ⓒ 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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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거리에서 기도회를 하는 시간, 고양시장은 시정연수원에서 산황동골프장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 후 발표한 입장문의 요지다.

'골프장은 적법하게 진행되어 취소할 수 없다. 시민들이 한파에 건강을 상할까 걱정되어 텐트를 철거했다.'

그러나 영하의 칼바람, 삼복의 무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기도해온 시민들은 알고 있다.

- 양호한 산지를 훼손된 산지로 변경,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미제출 등 골프장 승인 과정에 불법행정이 있다는 것. 
- 2012년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이 계양산 골프장 건설에 대한 직권취소 결정을 내린 사례를 통해 고양시장 또한 골프장을 취소할 수 있는 사유와 법적 근거가 있다는 것.
- 150만 명이 먹는 수돗물 정수장 인근 골프장 설립은 주민 생존권이나 시민 환경권에 비해 공익성이 없다는 것. (관련기사 : 우수한 산림, 왜 3개월 만에 '훼손' 판정 내렸나 http://omn.kr/1luqs)

21세기 인류는 현재 '병든 지구 치료'라는 종말론적 과제를 공유한다. 리우환경선언은 세계 여성과 청년들에게 특별히 요청했다.

'여성은 환경관리와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원칙 20조)
'세계 젊은이의 창조력 및 용기가 지구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집결시켜야 한다.(원칙 21조)

고양시의 5개 교회는 이 요청에 답하는 시대적 소명을 감당하고 있다. 교인들을 이끄는 목회자들과 퇴근 후 발걸음을 기도회로 옮기는 교우들의 녹색 연대가 힘차다.
  
"목사들이 가장 앞줄에 서겠다" '산황동골프장증설백지화기독교대책위'의 목회자들.  1주년 기념예배 집전은 김병내 신부(성공회일산교회)가, 설교는 신석현 목사(백석교회)가 맡았다.
▲ "목사들이 가장 앞줄에 서겠다" "산황동골프장증설백지화기독교대책위"의 목회자들. 1주년 기념예배 집전은 김병내 신부(성공회일산교회)가, 설교는 신석현 목사(백석교회)가 맡았다.
ⓒ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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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목일산교회(이진아, 유형석 목사), 동녘교회(김경환 목사), 백석교회(신석현 목사), 성공회 일산교회(김병내, 김은경 신부), 주날개그늘교회(남오성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산황산 문제로 다시 폭력을 가하는 일이 생기면 목사들이 가장 앞줄에서 막겠습니다."

그들은 산황산 보전이 결정되는 날까지 목요일 오후 8시, 고양시의회 입구로 모일 것이다.  

그곳에 '산황산'을 보전하기 위해 6년째 싸워온 시민불복종텐트가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송구영신 예배에 모인 사람들은 평소와 똑같은 기도문을 읽었다. 

역사에 함께 하시는 주님! 고양시에 다음과 같은 우리의 바람과 외침이 잘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서 숲과 녹지를 빼앗지 않기 바랍니다.
- 사람들이 숲을 통해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사멸시키지 않기 바랍니다.
- 동식물의 보금자리를 없애고 인위적으로 멸종 위기를 조장하지 않기 바랍니다.
- 사람들과 자연생태계가 건강하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기본권을 침해받지 않기 바랍니다.
- 산황산 자락에서 오랜 세월 살아가는 주민들의 주거권을 해치지 않기 바랍니다.

 
산황동 골프장 증설 사업추진
 
2010년 2월 골프장 도시계획시설(체육시설)로 준공 (기존 9홀)

2011년 3월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수요조사 신청 (9홀에서 18홀로 증설)
2011년 11월 도시관리계획 변경결정 고양시에 제안

2013년 6월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1차 부결)
2013년 12월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재심의 (2차 가결)

2014년 1월 유관기관 협의 (고양정수장 제외)
2014년 2월 고양시 주민의견청취
2014년 2월 고양환경운동연합 골프장 증설 반대 결정

2014년 5월 고양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2014년 5월 고양시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체육시설→골프장) 고시

2015년 1월 산황동 골프장 백지화 범시민대책위원회 발족
2015년 7월 범대위 유관기관 검토 과정에서 K-Water 고양정수장 제외 사실 발표

2016년 사업자 부도
2016년 9월 검찰 고양시 공무원 및 고양시 유력인사들에 뇌물 공여, 수수 사실 발표

2018년 7월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동의 (친환경농약사용, 지하수 미사용 등)
2018년 8월 회생 신청
2018년 12월 3일 범대위 고양시장 간담회 요청 기자회견 후 릴레이 단식
2018년 12월 5일 고양시 행정대집행

2019년 5월 회생 거절, 청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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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한국작가회의. 2000 한국일보로 등단. 시집 <이발소그림처럼> 공동저서 <그대, 강정>.장편동화 <너랑 나랑 평화랑>. 2011 거창평화인권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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