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8강에서 다시 만난 요르단은 이번에도 끝까지 한국을 괴롭혔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이번에도 승리를 따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19일 밤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 8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이동경의 결승골로 요르단을 2-1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014년 초대대회부터 지금까지 모두 준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오는 22일 호주와의 4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전무후무한 9회 연속 올림픽 출전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4년 전처럼 힘겨웠던 요르단전

시계를 4년 전 U-23 챔피언십 당시로 돌려본다. 당시 카타르에서 열렸던 이 대회 8강전에서 대표팀은 요르단과 8강전을 치렀다. 당시 권창훈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간 대표팀은 후반전 들어 요르단의 공세에 고전했다.

당시 후반전에 거의 반코트 양상의 게임으로 경기를 내주던 대표팀은 후반전 실점을 허용했지만 오프사이드로 선언되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 오프사이드 판정이 리플레이 결과 동일선상임이 확인되면서 대표팀은 다소 찜찜한 상태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2년 전 대회에선 요르단과 만나지 않은 대표팀은 4년 후인 2020년 대회에서 다시 요르단과 마주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8강에서 만났다. 

이번에도 경기는 쉽지 않았다. 대표팀은 전반 15분 만에 조규성의 득점으로 앞서나갔지만, 이후 기회를 잡은 이동준이 득점에 실패한데 이어 후반전 초반에는 김진규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러다 후반 30분 순간적으로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요르단의 바니 아트레가 오른쪽에서 안으로 파고들어오면서 왼발 슛을 시도했지만 굴절이 되며 알 나이맛에게 향했다. 볼을 받은 요르단의 알 나이맛이 그대로 오른발로 낮게 깔아차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실점과정에서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것이 아쉬웠다. 왼발 슛을 시도한 바니 아트레에 대한 마크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슈팅공간을 내줬고 알 나이맛에 대한 마크 역시 느슨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경기에 마침표 찍은 이동경.. 그동안의 마음고생 털어내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 연장전까지 이어질 경우, 대표팀에겐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클 것으로 보였다. 어떻게든 정규시간에 끝내야 했던 대표팀은 종료 몇 초를 남기고 그 결실을 맺었다. 주인공은 이동경이었다. 사실 이동경은 후반 시작과 함께 맹성웅과 교체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전체적인 경기 기여도는 기대 이하였다.

이동경이 투입된 이후 중원의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후반전 요르단에게 밀리게 된 단초중 하나였는데, 이 교체카드에 이어 두 번째 교체카드였던 이동준-오세훈 카드도 뚜렷한 결과물을 가져오지 못하면서 대표팀은 힘겨운 승부를 펼쳐야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후반전 추가시간도 끝나갈 무렵, 대표팀에게 마지막 기회가 왔다. 후반 48분 오세훈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요르단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쪽 오른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것이다. 이 기회가 끝나면 연장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절박한 상황. 키커로는 파울을 얻어낸 이동경이 나섰다. 

이동경은 왼발로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수비벽을 살짝 넘어 그대로 요르단 골망을 흔들었다. 이동경의 득점이 터진 후 곧바로 경기가 종료되면서 이동경의 프리킥 골이 결승골이 되었다. 득점을 터뜨린 이동경은 마음고생을 털어냈다는 듯이 세리모니를 펼쳤다. 

이번 대회에서 김대원, 이동준 등과 함께 2선에서 역할을 해줘야 하는 이동경은 좀처럼 폼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국전에 선발 출전한 이동경은 이후 열린 이란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각각 결장과 후반 14분 교체투입되는데 불과했다.

요르단전에서도 이동경은 교체멤버로 투입되 경기흐름에 변화를 주는 역할을 부여받었지만 아무런 영향을 행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마음의 짐이 무거워져가던 상황에서 이동경은 스스로 해결해내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을 믿고 경기에 투입시킨 김학범 감독에게 보답했다.

이동경의 결승골에 힘입어 4강에 진출한 대표팀은 이제 1승만 더 올리면 9회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이란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이날 득점으로 자신감을 찾은 이동경은 분명 대표팀에 큰 도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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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챔피언십 대한민국 요르단 이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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