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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 강원교육연대 소속 회원들이 강원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선지원 학교배정'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월 5일 강원교육연대 소속 회원들이 강원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선지원 학교배정"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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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지역 2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강원교육연대는 5일 강원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특정학교 쏠림현상과 학교 서열화를 조장하는 '선지원 학교배정'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강원교육연대는 "지난 1월 17일 평준화 지역 일반고 학교 배정 결과 70~80%의 학생들이 희망 학교에 배정됐다는 도 교육청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평준화 실시 첫해 2013년에 1건, 2019년에는 단 한 건도 없었던 도 교육청 게시판 민원 글이 올해는 벌써 17건이나 올라왔다면서 "만족도가 높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만 커졌다"고 강조했다.

강원교육연대는 강원도교육청이 '선지원 학교배정'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자료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자체 조사한 선지원 경향성 결과를 공개했다. 선호 학교와 비선호 학교 사이의 지원 비율의 최대 차이가 강릉 7.7배, 원주 5.4배, 춘천 44.6배에 이르며, 춘천 한 중학교의 경우 선호 학교와 비선호 학교 비율 차이가 최대 105배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강원교육연대에 참가하는 청소년 모임 소속 최보근 학생은 "선지원을 하지 않았을 때는 학교 간 비교를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선지원을 하면서 학생들은 어떤 학교가 입시에 도움이 되는지, 어떤 학교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고 고민하게 되었다"며 학교 선택으로 인한 학교 간 서열화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생한 경험을 들려주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자회견문 낭독을 맡은 한은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강원지부장은 "교육청은 희망하는 학교가 하나밖에 없는 학생들도 강제적으로 2지망까지 쓰게 하고 나서 2지망까지 선택권을 부여했고 희망하는 학교에 배정됐다고 주장한다"며 도교육청이 발표한 희망 배정률에 의문을 제기했다. "1지망, 2지망이 아닌 5지망 6지망까지 아니 그 이상 희망하게 하면, 모든 학생이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김소영 강원교육연대 언론 담당은 질의응답 시간에 "도교육청이 평준화의 본래 취지인 학교 간 격차 해소 노력은 하지 않고, 오히려 학생, 학부모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강원도교육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원도교육청은 평준화의 근간을 흔들어놓고 문제가 없다고만 하고 있는데, 문제가 없다고 하는 근거 자료를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이 없다"고 질타했다.

강원교육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이번에 나타난 선호도 차이, 특정학교 쏠림의 이유가 무엇이든, 앞으로 도내 고등학교들은 선호도를 높이고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학교 간 과열경쟁을 우려했다. 이러한 학교 간 경쟁이 "입시위주 경쟁교육을 더욱 강화시키고 특정 대학 진학 결과를 적극 홍보하는 비교육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면담 거절한 강원도 교육감, 1인시위 시작한 강원교육연대
 
기자회견 후 면담을 요구하는 강원교육연대 회원들에게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면담 거절 의사를 밝히고 있다.
 기자회견 후 면담을 요구하는 강원교육연대 회원들에게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면담 거절 의사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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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마친 강원교육연대 회원들은 "사전에 교육감 면담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이유 없이 거절당했다"며 직접 교육감실을 찾아가 면담을 요구했다. 민병희 교육감은 잠시 나와 "자료를 주면 검토하겠다", "면담은 불가능하다", "죄송하다"면서도 강원교육연대의 면담 요구를 거절하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강원교육연대는 강원도교육청을 향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선지원 학교배정'에 대해 함께 성찰하고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대화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강원교육연대는 도 교육청 앞에서 매일 1인시위를 벌이는 등 선지원 배정 철회를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해 단 한 번의 토론회, 공청회도 없이 2020학년도 강원도 평준화 지역 일반고 학생 배정방식을 기존의 '원거리 배제 무작위 추첨'에서 '선지원 후추첨'으로 전환해 평준화 제도의 근간을 흔든다는 비판을 받았다.

[관련기사] '갑툭튀' 강원도교육청의 평준화 일반고 배정방식 변경

태그:#평준화 해체, #선지원 학교배정, #강원교육연대, #학교서열화, #강원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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