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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제 청년들과 순례 길벗들이 흥겨운 공연을 주고 받으며 서로 어우러지는 시간이었다.
 떼제 청년들과 순례 길벗들이 흥겨운 공연을 주고 받으며 서로 어우러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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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 2모둠 길벗들이 1월 27일 밤, 떼제 공동체에 저녁 기도시간이 마무리될 무렵 도착했습니다. 신한열 수사님의 안내로 짐을 풀고, 도미니크 수녀님이 마련한 따뜻한 저녁식사를 먹으며, 스웨덴에서 프랑스까지 이동하느라 지친 몸을 녹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8시 15분 아침 기도시간 종이 울리자 길벗들은 교회로 향했습니다. 떼제 공동체는 하루 세 번 기도회를 하는데 공동체를 방문한 모든 사람들이 모이는 시간입니다. 어린이들도 유아실에 모여 마음을 모았습니다. 아침기도는 여러 번의 떼제 노래와 말씀낭독, 침묵기도가 이어지는 간단한 형식입니다. 아침 기도시간엔 성만찬도 합니다. 체코, 벨기에, 포르투갈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방문한 청년들이 모여 그리스도인의 하나됨을 경험하는 순간입니다. 가톨릭, 정교회, 개신교 등 여러 갈래의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있지만,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아침 기도회 후에 아침밥상을 하는 곳으로 모여듭니다. 노래를 함께 부른 다음 배식을 하면, 옹기종기 모여앉아 밥상을 나눕니다. 각 나라에서 모여 서로 쓰는 말이 다르지만 밥상 교제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신한열 수사님은 떼제 공동체에 젊은이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자신들은 그저 살아갈 뿐이라며, 그렇게 살아가는 방식이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고 답해주셨다.
 신한열 수사님은 떼제 공동체에 젊은이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자신들은 그저 살아갈 뿐이라며, 그렇게 살아가는 방식이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고 답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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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는 신한열 수사님과 대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수사님은 20대 때 떼제 공동체를 방문했다가 수사까지 되셨습니다. 처음엔 3개월 정도 머물렀다가 방글라데시 등으로 봉사하러 떠날 생각이었는데, 32년을 살았답니다.

수사님은 90년대부터 23년 동안 떼제를 통해 조선을 돕고 계십니다. 요즘은 조선의 의사들을 파리에 초청해서 의료실습을 하도록 지원을 한다고 합니다. 처음엔 식량과 의약품을 지원을 했었는데, 북쪽 요청에 따라 그렇게 하고 있답니다. 신한열 수사님은 간혹 조선을 방문하시더라도 주일 교회에서 예배하는 것 말고는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으십니다. 그렇게 쌓아온 신뢰 덕에 조선과의 교류를 이어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유럽에선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매년 수많은 청년들이 떼제 공동체를 방문해 함께 예배하고 기도합니다. 떼제의 수사님들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질문을 받을 때도 있지만 답을 안 할 때도 있답니다. 청년들에게 이미 답이 있는데 오히려 가르치려 하는 게 문제라고 하십니다. 젊은이들 눈에는 다 보이는데, 어른들이 못 사는 것일 뿐. 오히려 청년들을 믿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십니다. 떼제에서는 청년들이 자원봉사를 많이 하고, 그 힘으로 운영됩니다. 아무에게나 맡기기 어려운 중요한 일들도 청년들을 믿고 맡깁니다.

떼제를 방문하면 기본 한 주 동안 생활합니다. 한 주 더 있고 싶으면 상담을 통해 결정해서 침묵수련을 하기도 하고, 다음 주에 온 방문자들을 돕기도 합니다. 더 길게 있고 싶을 땐 다시 소통을 해서 결정합니다. 주로 30세 이하의 청년들을 맞이하지만, 한 해 동안 일정 기간을 정해서 가족 단위 방문자들이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젊은이와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으로 맞이합니다.

오후 새참시간엔 세계 각국에서 모인 청년들에게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를 소개했습니다. 함께 순례 노래를 부르고 우리 소개를 하니 체코에서 온 청년들이 체코 민속노래로 화답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진 못했지만 신나는 노래 덕분에 한껏 흥이 났습니다.

흥겨운 노래 선물에 답이라도 하듯 사물놀이가 이어졌습니다. 영국에서 막 떼제 공동체에 도착한 1모둠 길벗들이 짐을 풀자마자 달려온 것입니다. 사물놀이를 처음 보는 청년들도 어깨를 들썩이며 빠져들었습니다. 북과 꽹과리, 징과 장구가 한몸되어 어우러지듯 다양한 나라에서 온 청년들이 하나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신한열 수사님과 순례 길벗이 대화를 주고 받으며 떼제 청년들에게 순례 소개를 했다.
 신한열 수사님과 순례 길벗이 대화를 주고 받으며 떼제 청년들에게 순례 소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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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소개가 끝난 후 체코에서 온 청년들이 길벗들에게 체코 민속노래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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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라도 하듯 순례 길벗들은 전통 사물놀이를 선보였다.
 답이라도 하듯 순례 길벗들은 전통 사물놀이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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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시간, 휴식시간 틈틈이 순례를 소개하며 교제 나누었다.
 밥상시간, 휴식시간 틈틈이 순례를 소개하며 교제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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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밥상 시간, 길벗들은 11시 40분에 열릴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기도회에 각 나라에서 온 청년들을 초대했습니다. 떼제 점심기도회 시간을 바로 앞두고 열리는 터라 정말 올까 했지만, 대륙의 동쪽 끝에서 온 청년들의 초대를 기억하고 20여 명의 청년들이 함께해 주었습니다.

청년들은 떼제의 노래가락도 좋지만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 노랫말과 가락에도 큰 감동을 받았다는 말을 나눠주었습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하겠노라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함께 기념사진도 찍고, 선물도 건네고,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짧은 만남을 아쉬워했습니다.
 
떼제 청년들과 순례 길벗들이 한 목소리로 생명평화를 구하는 기도회 했다.
 떼제 청년들과 순례 길벗들이 한 목소리로 생명평화를 구하는 기도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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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제 청년들은 처음 듣는 노래이지만 마음 다해 열심으로 참여해주었다.
 떼제 청년들은 처음 듣는 노래이지만 마음 다해 열심으로 참여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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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제에서 만난 청년들에게 생명평화 순례를 나타태는 꼬리표를 선물했다.
 떼제에서 만난 청년들에게 생명평화 순례를 나타태는 꼬리표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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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 순례를 나타내는 꼬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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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순례 길벗들은 두 대의 버스에 나누어 올라타고, 마지막 순례지인 스위스 제네바로 향했습니다. 떼제의 종탑 앞에서 손을 흔들며 배웅하니, 헤어지는 아쉬움보다 곧 다시 만날 것 같은 기대를 품게 합니다.

 
▲ 기도회가 끝난 후, 순례 길벗들과 떼제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 기도회가 끝난 후, 순례 길벗들과 떼제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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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제를 떠나는 순례 길벗들을 청년들이 환송해 주었습니다.
 떼제를 떠나는 순례 길벗들을 청년들이 환송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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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생명평화고운울림기도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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