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중국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고, 일본 상황이 악화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메르스 사태의 교훈' 덕분에 국내 방역대응에는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지만 수출 감소와 국내소비·내수위축 등 경제적 타격이 커지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더욱 비상해졌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10시부터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비상한 상황에는 비상한 처방이 필요하다"라며 "국민안전과 민생경제 두 영역 모두에서 선제적인 대응과 특단의 대응을 강구해 달라"라고 지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비상경제 시국" "비상경제 상황" "비상한 시기" "특단의 대책"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 발휘" "긴급하게 처방" 등 위기감이 반영된 단어들을 사용하며 '비상한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하는 데 모두발언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길어지고 그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여기에 비상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올해 경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비상경제시국이라는 상황 인식을 가지고 엄중 대처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방역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코로나19가 주는 경제적 타격에 그야말로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상황인식을 가지고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우리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라며 "지금 당장 중국과 연계돼 있는 우리 기업의 공급망과 생산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고, 우리 수출비중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 중국에 대한 수출이 큰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관광·문화·여가 등 서비스업 타격도 심각한 상황으로 소비와 내수가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라며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훨씬 크고 긴 충격 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다"라며 "오늘 의결하는 1차 예비비는 시작일 뿐이고 예산 조기 집행은 마땅히 해야 하는 기본적인 조치다"라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비상경제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상황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다"라고 현 상황을 진단한 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강력한 지원책을 준비해주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에 대한 특별금융지원과 세부담 완화, 소상공인들의 임대료 인하,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인센티브 확대, 과감한 혁신규제 등을 위한 조치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는 "특히 위축된 국내소비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라며 "소비쿠폰이나 구매금액 환급과 같은 소비진작책과 함께 재래시장, 골목상권, 지역경제 활력을 위해 필요하다면 파격적 파격적 수준의 지원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주길 바란다"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전례가 있다 없다를 따지지 말고 생각할 수 있는 대책들을 책상 위에 모두 꺼내놓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라며 "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다, 비상한 시기인 만큼 실기하지 않고 긴급하게 처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흔들리지 않는 강한 경제로 가는 기회로 만들어야"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라며 "위기를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 흔들리지 않는 강한 경제로 가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로부터 교훈을 얻었듯 우리 경제의 지나친 대외의존도는 언제든지 우리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라며 "수출다변화,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신시장 개척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우리기업들이 국내로 다시 돌아올 기회를 넓히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을 향해서도 "과도한 공포와 불안은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한다"라며 "결국 경제를 살리는 힘도 결국 국민에게 있다,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체계와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니 정부의 대응을 믿고 위생수칙을 지키면서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일상생활로 복귀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웃나라들이 하루속히 진정되는 것이 중요"

한편,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노력, 국민들의 위생수칙 실천으로 인해 확진자 속도가 둔화되고, 완치돼 퇴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으며, 격리 보호받던 우한 교민들이 지난 주말 모두 퇴소한 상황들을 평가하면서 "국민들도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며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심각한 중국의 상황에다 악화되는 일본의 상황이 또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라며 "국경을 넘는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이웃나라들이 하루속히 진정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입국 검역을 더욱 강화하는 노력과 함께 국경을 넘는 재난 앞에 이웃 나라들과 힘을 모아야 한다"라며 "어려움을 함께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국제 협력과 지원에 각별한 노력 기울여주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