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현실적 상황과 판단에 따른 한 분 한 분의 개인적 선택과 결정을 존중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미래통합당행을 고려하는 이동섭 의원에게 '결별' 인사를 보냈다.
안철수 창준위원장은 2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창준위 운영위원회의에서 "어떤 길을 가시든지 응원하고 다시 개혁의 큰 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는 메시지를 이동섭 의원에게 보냈다.
앞서 다수 매체에서는 안철수계 의원들이 국민의당 창당에 합류하는 대신 통합당행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민의당의 자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통합당과의 합당이나 선거연대 등에 대한 입장이 나와야 한다는 것. 특히 이동섭 의원의 경우 염동열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동열 위원장 역시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안철수 "외롭고 힘들지라도..." 국민의당 창당 박차
그러나 안철수 위원장은 귀국 직후부터 현재까지 독자생존 노선을 천명해왔다. 관련 보도가 쏟아지자, 안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창당을 앞두고 국민의당 창당과정에 함께 하시는 의원들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라며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고 혼란스러워 하실 수 있으실 것 같아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린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저는 귀국하면서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가겠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이 길이 결코 쉬운 길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를 위한 옳은 길이기에 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의 이러한 신념과 노선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함께 해주시면서도, 한편으로는 반문선거연대의 필요성을 제기해주셨다"라며 "저는 그분들의 현실적 고민을 이해한다"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저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자는 반문연대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최악이라는 20대 국회가 그대로 다음 국회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싸움만 하는 진영정치가 아니라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정치로 전환하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자 반드시 가야할 개혁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즉생의 각오로 우리나라를 붙잡고 있는 기득권 정치의 높고 두터운 벽을 뚫어 보겠다"라며 "외롭고 힘들지라도, 국민께 약속한 그 길을 가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동섭 의원의 이탈과 별개로 통합당과의 합당 등에 대해 분명한 거리를 둔 셈이다.
권은희 "다른 의원들, 안철수와 함께한다는 뜻에 변함 없어"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 권은희 의원이 백그라운드브리핑을 자처하고 기자들 앞에 나섰다.
권 의원은 "19일 저녁, (안철수 위원장이) 소위 안철수계 의원이라 불리는 의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도 (모두발언과) 마찬가지의 이야기를 했고, 참석한 의원들도 모두 공감했다"라며 "다만, 그 자리에서는 의원들뿐만 아니라 원외위원장들이 선거를 앞두고 하는 현실적 고민에 대해서는 안철수 위원장이 알아야할 것 같아서 그 부분을 전달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안철수계 의원 중 한 분이 본인 거취에 대해, 현실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하셨고, 그와 관련된 결정이 오늘 중 있을 것이라고 해서 오늘 점심 때 안철수 위원장과 안철수계 의원이 모두 모여서 의원 한 분의 결정을 듣고 같이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이동섭 의원을 제외한 "다른 안철수계 의원들은 안철수 위원장이 추구하는 길에 함께한다는 뜻에 전혀 변함이 없는 상황"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이 의원의 고민에 대해서는 국민의당 창당과정 초반부터 알고 있었다는 설명과 함께 "안철수계 의원들이 다른 거취나 선택을 고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또한 통합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특히 원외에서 어려운 현실을 뛰고 있는 위원장 중심으로 이와 관련한 고민이 많이 있다, 안철수 위원장에게 그런 고민 있다는 부분을 전달했다"라면서도 "다만 지금 선거연대와 관련해서 논의를 하거나 고민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은 오는 23일 창당대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