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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계획예방정비공사에 돌입한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
 2일부터 계획예방정비공사에 돌입한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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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되는 가운데 충남 태안에 위치한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가 앞으로 두달간 1만4천명이 넘는 작업자들을 투입하는 대규모 정비공사에 돌입해 지역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단독으로 입수한 '태안발전본부 계획예방정비 공사계획' 문건에 따르면, 태안발전본부는 3월 1일부터 오는 5월 30일까지 3개월간 10일 단위로 10회에 걸쳐 정비공사를 실시한다. 이를 위해 각 발전기 별로 최소 900명, 최대 2500명, 총 1만 4100명의 연인원이 태안발전본부에 출입한다.

이번 공사는 기계를 점검, 수리하는 것으로 일부의 부품을 신품으로 교체해서 원래의 상태에 가까운 성능을 내는 수리를 의미하는 일명 '오버홀'이라 부른다. 태안발전에는 총 10개의 발전기가 가동 중이며 이번 공사는 3, 4호기를 뺀 7개 발전기에 시행된다. 태안발전은 매년 여름철 전력 피크를 앞두고 발전소 호기별로 정비공사를 해왔다.

태안발전본부 대규모 공사에 주민들 '불안'

때문에 이 시기 전국의 발전설비 점검 관련 노동자 2000~2500명이 태안지역에 상주하게 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 이 공사는 인근의 당진화력, 보령화력, 서천화력은 물론 전국의 발전소에서 동시 진행된다. 때문에 공정에 따라 작업자들의 지역간 이동이 잦다. 또 이 계통 숙련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다수 발생한 경상도권 거주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과 27일 충남도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의 경상정비계획을 늦춰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을 쓴 박아무개씨는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 곧 있으면 전국에서 몇 천명단위로 작업자가 몰려듭니다. 올해도 여지없이 시작한답니다. 코로나19방제에 수고하시는 공무원분들, 제발 태안의 사안을 챙겨봐 주세요. 3월부터 시작한 답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지난달 27일 충남도는 "도청 방역팀에 연락하여 방역 강화 등 조치를 요청하였습니다"라고 답했다. 이같은 답변에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안이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태안군보건의료원도 공사 연기를 요청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태안군보건의료원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한국서부발전본부(주) 안전품질처 관계자에게 공사를 중단하거나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산자부의 계획에 의해 진행하는 정비 공사로 여름철 전력 피크 때문에 6월 이전에 정비 공사를 마칠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인 주장만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결국 한국서부발전 측에 정비공사 야외 현장에 진료소 설치, 작업자에 문진표 작성과 거짓 시 사법처벌과 책임을 진다는 각서 작성, 작업자 출입처 최소화와 출근 시 개별 발열 검사 등의 대책을 세워서 진행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국서부발전 "불가피한 공사... 방역 신경 쓸 것"

이번 정비 공사를 시행하는 한국서부발전(주) 관계자는 "우려하는 부분을 우리도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기를 놓치면 올 여름 전력 대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정비 공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작업 돌입을 앞두고 태안군보건의료원의 요청을 반영, 핫라인을 연결해 근로자들의 보건과 코로나19의 발병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주는 작업 준비기로 본격적인 외부인 근로자들은 다음 주부터 출입한다. 발전소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 설치, 출입자 발열 검사, 문진표 작성을 해야 발전소 출입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작업자들의 구내 식당이용 시간 조절, 배달 도시락 권장, 당초 계획을 수정 작업자의 최대 2000명 수준 유지, 정비 업체의 선정시 경기도업체 등의 안전 대책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관계자는 "태안군민들의 우려를 씻을 수 있도록 태안군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지시와 태안군보건의료원의 권고를 지키도록 하겠다"며 "이번 공사의 전체 변경도 검토했으나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태안군민들의 이해를 구한다"고 당부했다.
  
태안발전본부 인근에 위치한 학암포해수욕장의 한 펜션 사장은 "1일부터 9개의 객실을 예약되어 있다. 30여 명의 근로자들이 두 달 넘게 숙박하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수기에 매년 오는 분들인데 안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불안감이 커 태안군에서 펜션 주변에 방역과 소독제라도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1일 태안군 원북면사무소에는 학암포해수욕장 등에 대한 방역을 요구하는 전화가 이어졌다. 이에 태안발전본부 작업자들의 숙박시설을 관계기관에서 빨리 파악해 방역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나다


태그:#코로나-19, #한국서부발전(주)태안발전본부, #오버홀 공사, #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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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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