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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테오도르 준 박의 이력이 흥미롭다. 미국 국적의 버젓한 하버드 졸업생이 제 발로 찾아가 "송담교도"가 되었다가 환속한다. 그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거침없이 활보한 까발림이 있어 <참선>은 빨려들 듯 읽게 된다. 환산 스님으로 30여 년 묵던 그가 한국 절의 구조적인 문제를 거론한 부분에선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참선>은 어느덧 뼛속까지 "송담교도"화 된 21세기 도시 수행자의 삶을 밝힌다.

 
 참선, 테오도르 준 박 지음.
 참선, 테오도르 준 박 지음.
ⓒ 나무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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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참선>은 송담 선사를 향한 테오도르 준 박의 오마주나 마찬가지다. 지금 아흔넷인 송담 선사는 한결같이 인천 주안동에 위치한 용화선원 원장이다. 이참에 나는 짚어본다. 명상과 참선의 다른 점에 대해. 각산 스님은 불교방송 명상강좌에서 진정한 명상은 불교명상, 즉 참선이라고 매듭짓는다. 사유와 위빠사나, 인생 경험 등이 어우러진 명상으로는 삶을 완전히 뒤바꾸는 깊은 통찰(선정)에 이를 수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 참선은 명상만큼 대중화 되기 어려운가. <참선>은 자연스럽게 그 의문에 답한다. 시자로 지내는 중에 문제적 상황에서 접한 송담 선사의 통찰을 예시하며 일상모드의 참선 공유로 나아간다. 두 권짜리 <참선>이 송담 선사의 어록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게다가 날것 같은 지은이의 방황과 갈등이 책읽기의 감칠맛이 되어 '이 뭣고' 화두를 일상에 부린다. 시시비비의 분별력 대신 "맑은 눈"을 회복하는 방식으로.

여기서 맑은 눈은 너나없이 품은 내면의 빛이다. 평소 먹고사니즘에 부대끼느라 잃(잊)고 있던 무엇에 참선의 삼매에서 맞닥뜨린 니미따(대개 빛, 환희심, 불교의 심월 등)로 입문할 수 있다. 자기 내면의 가장 깊은 곳으로 시선을 돌려 비로소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눈을 뜨는 격이다. <참선>은 종적 흐름의 5부 구성으로 그걸 선보인다. 보다 나은 방식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기를 탈바꿈하는 과정이 참선 수행인 거다.

지은이는 참선 수행에서 믿을 것은 자기 노력뿐이라며 수행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더 좋은 사람이 되는 윤리적 기준과 참선의 기본 상태인 맑고 평화로운 마음을 서서히 늘려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참선의 혜택인 깨달음이다. 그러면서 "이제 참선이 현대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아야 할 때"임을 강조하기 위해 자기가 접한 두 인물, 송담 스님과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김용재(짐)를 거론한다.
 
"송담 스님은 종교계 스승으로서 모든 사회 구성원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정신을 수련하는 것이 행복의 유일한 근원임을 이해하는 미래를 꿈꾸신다. 짐은 의사로서 정신적 자기관리와 자기 제어 훈련이 매일 이를 닦고 샤워를 하는 것과 같은 신체적 자기관리만큼 일상화되는 미래를 상상한다. 놀라운 것은 완전 히 다른 두 분야의 리더가 각기 다른 이유로, 한사람은 종교적인 이유 다른 한 사람은 의학적인 이유 로, 참선이 인류의 미래를 열어줄 중요한 열쇠라고 믿는다는 사실이다." (참선2, 214쪽)
 
코로나19와 신천지사태 탓에 날마다 시끄럽다. 한편에선 가짜뉴스와 무배려로 갈등과 불화를 조장하고, 다른 한편에선 온정 어린 마스크 양보와 물품 전달을 행한다. 문제적 상황에서 상생 여부는 결국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이 고통 또한 지나가리라'는 느긋함을 챙기는 여부에 따라. 참선은 마음을 맑히는 몸의 훈련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위협이 현실화한 지금 지구촌에 유용할 수 있다.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사랑이 바로 나 자신임을 알 수 있는 '이 뭣고' 화두로 연민(사랑)을 사는 길을 틀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https://brunch.co.kr/@newcritic21/38


[세트] 참선 1~2 세트 - 전2권

테오도르 준 박 (지은이), 구미화 (옮긴이), 나무의마음(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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