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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12일 오후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 콜센터 앞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12일 오후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 콜센터 앞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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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직원인 A(48)씨는 토요일인 2월 29일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느꼈다. 월요일인 3월 2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1차 의료기관인 이비인후과 B병원에 다녀왔다. 이틀 뒤인 4일에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같은 병원에 갔다.

A씨는 쉬지 않고 일했다. 퇴근 후에는 장례식장에 가거나 팀 회식에 참여했다. 8일 보건소로부터 동료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듣고 9일 오전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튿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첫 증상이 나타난 지 이미 10일, 첫 진료를 받은 지 8일이 지난 뒤였다. 위 A씨의 동선은 서울특별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그는 현재 감염병 전담병원인 서울 서남병원에 입원 중이다.  

A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두 차례나 병원을 찾았다. 여기서 의문이 제기된다. B병원은 A씨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안 권했을까?

72명 중 11명, 확진 전 동네의원 방문 이력... 모두 놓쳐

<오마이뉴스>는 12일 서울시청·인천시청·경기도청과 각 기초자치단체 홈페이지에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직원 72명의 동선을 종합했다. 이 가운데 11명이 코로나19 확진 전 1차 의료기관(동네의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52)씨는 같은 병원을 세 차례나 찾았다. 그는 금요일인 2월 28일 인후통을 느꼈다. 주말엔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월요일인 3월 2일 퇴근 후 집 근처 1차 의료기관 D병원에 들렀다. 이튿날 오전에 재차 D병원을 찾았고, 그 다음날에도 같은 병원에 들렀다. C씨는 이후 정상적으로 회사에 나갔고 퇴근 후에는 마트에도 갔다. 

그는 다른 확진자들처럼 동료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듣고 9일 오전 검사를 받았다. 이튿날 확진 판정 후 서남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와 C씨의 사례에서 보듯이 콜센터 직원 확진자 가운데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후 바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경우는 없었다. 1차 의료기관 의사가 인후통·발열·호흡기 증상 등을 겪고 있는 콜센터 직원을 코로나19 의심환자로 판단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A씨가 두 차례 방문한 병원의 경우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고, C씨가 세 차례 찾은 병원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콜센터의 다른 확진자가 한 차례씩 다녀간 병원 두 곳과 연락이 닿았다. 최아무개 원장은 13일 <오마이뉴스>에 "콜센터 직원 확진자가 우리 병원을 찾았을 때 당시 구로구는 코로나19 관련해 조용할 때라 방심했고 독감 검사를 했다"면서 "다만, 열이 며칠째 떨어지지 않으면 선별진료소에 가보라고 얘기는 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의 원장은 "진료하기 전에 열이 나는 사람, 사례정의에 해당하는 사람에게는 바로 선별진료소에 가보라고 한다"면서 "다만 콜센터 직원 확진자의 경우 예전에도 종종 오셨던 분인 데다가 발열도 없던 상태라 진료를 진행했다, 진료 끝에는 증상이 계속 있으면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에 전화하라는 말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1339에서 상담 후 내과에 가보라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면서 코로나19 관련성 판단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방역 시스템에서 동네의원 사실상 배제"

현재 코로나19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대상은 확진환자, 의사(의심)환자(확진환자의 접촉자 중 유증상자), 조사대상 유증상자(원인미상폐렴 등 코로나19 감염 의심자, 코로나19 전파 국가 방문 후 유증상자, 국내 집단발병 관련 유증상자)다.

확진환자, 의사환자, 조사대상 유증상자에 해당되지 않으면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조치가 이뤄진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환자로 하여금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할지는 의사 소견에 따른다"면서 "(1차 의료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고, 질병관리본부에서 더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1차 의료기관 의사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다르다는 데 있다. 어떤 병원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다른 병원에서는 해열제·감기약 등의 처방전만 받고 돌아갈 수도 있다.

1차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을 걸러내기 어려운 현재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집단감염 사례가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2일 <오마이뉴스>에 "국내 코로나19 방역 시스템에서 (1차 의료기관인) 동네의원이 배제돼 있다,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동네 의원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코로나19 주요 병원들이 쓰러질 수도 있다"며 "더군다나 지금처럼 수도권에서 지역감염이 우려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는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의사협회는 감염병 뉴스레터를 만들어 의사들에게 보낸다고 하는데, 뉴스레터 하나만 보낸다고 문제가 개선되기 어렵다"라며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동원해 동네의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환자의 의심 증상 인지, 진단, 대처 등을 충분히 숙지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방역차원에서 (동네의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동네의원이) 초기에 환자들을 많이 잡아내지 못하면 대학병원 등 상급 종합병원이 붕괴될 우려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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