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월 20일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두 달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문화예술인들의 어려움이 날로 커지고 있다. 2~3월 대부분의 공연‧행사는 취소되고, 앞으로 4월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비정기적인 지역 행사와 공연에 상당한 부분을 의존하고 있던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당장 눈앞에 닥쳐온 생계 위기를 마주하게 됐다.     

사천 지역의 전통예술문화단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산오광대보존회, 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 등은 사천무형문화재축제, 사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공개행사, 선진리성벚꽃축제 등 예정됐던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공연 외에도 방과후학교, 동사무소 등에서 하는 강의도 취소되며 코로나가 잠잠해지기만을 대책 없이 기다리게 됐다.   

김나율 가산오광대보존회 사무국장은 "상근직이 아니고 1년 계약직이다 보니 강의를 나가도 한 달 수업하고 돈을 받는데, 수업을 아예 못하니 수입이 제로"라며 "모여서 연수는 물론 연습도 못하고, 밥줄이 끊긴 거나 마찬가지라 하늘이 노랗다"고 말했다.

한승헌 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 사무국장은 "백수 된 거죠. 공연도 관객이 있어야 할 수 있는데, 사람이 모이기 힘든 상황이지 않나. 문화예술인들에게 공연‧행사 취소는 생계의 문제"라고 말했다.

사천 연극단체인 극단 장자번덕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3월 초 예정된 제38회 경남연극제가 무기한 연기되며 말 그대로 '버티는' 중이다. 

김종필 극단 장자번덕 사무국장은 "공연, 행사는 없고 극단 단원들끼리 모여 자체적으로 연습은 하고 있다"며 "단원들이 다 전업 예술인들이라 코로나가 계속 장기화된다면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사천에서 활동 중인 지역가수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역 축제나 행사가 취소되며 한 달에 2~3번가량 되던 무대가 사라졌다. 시에서 후원을 받아 운영하는 노래교실, 동호회 모임 등도 취소‧연기되면서 반강제 '무급휴직'을 하게 됐다. 

지역가수 박재범 씨는 "타격이 크죠. 기존에도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지만, 코로나로 초청가수로 서던 축제나 행사가 '올 스톱' 됐어요. 기본적인 생활 유지비는 나가는데, 10원짜리 하나 들어오는 건 없으니까... 곡 준비하고 창작 활동하면서 코로나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역가수 겸 노래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문수화 씨는 "노래교실도 무기한 연기되고, 각종 행사도 취소돼서 강사료 등의 수익이 없다"며 "2집 음반도 준비 중이었는데 코로나로 발이 묶여서 특별히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 안타깝다. 15년쯤 활동했는데 요즘처럼 힘든 때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인들이 급격한 위기를 맞으며 지역에서도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 인한 문제는 물론, 기본적으로 고용이 불안전한 문화예술계에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천의 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사천 지역에는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장치나 기구가 없다"며 "이번 코로나19처럼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문화예술인들은 보호막 없이 그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코로나, #문화예술인, #공연, #행사, #취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