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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 길과 함께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명물이 된 향나무길. 옆에는 흰매화, 홍매화가 활짝 피어 있다.
 메타세쿼이아 길과 함께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명물이 된 향나무길. 옆에는 흰매화, 홍매화가 활짝 피어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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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그 사이 봄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다. 춘분(春分)도 지났다.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물러가고, 날씨도 갈수록 포근해지고 있다. 산과 들에는 냉이, 달래, 쑥이 지천이다. 쑥을 캐는 아낙네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 김재광 소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코로나19를 피해서 숲으로 오라고 했다. 숲에서 잠시 쉬면서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의 위안을 받으라는 이야기였다. 요즘 나무마다 파릇파릇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는데, 그 모습이 정말 예쁘다면서.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매화밭에서 코로나19를 피해 나온 여행객이 매화를 감상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매화밭에서 코로나19를 피해 나온 여행객이 매화를 감상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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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산림자원연구소 숲속의 잔디밭. 코로나19를 피해 나온 엄마와 어린이가 함께 뛰놀고 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 숲속의 잔디밭. 코로나19를 피해 나온 엄마와 어린이가 함께 뛰놀고 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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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광 소장이 일하고 있는 전남산림자원연구소는 전라남도 산하의 임업 시험·연구기관이다. 좋은 종묘 생산과 산림생태 연구를 통해 주민소득을 높이는 행정기관이다. 전라남도 나주시 산포면에 있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됐다. 1922년 광주 임동에 임업 묘포장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1975년 광주에서 나주로 옮겨갔다. 나주의 역사만도 45년, 광주의 역사까지 합하면 98년이 된 연구소다. 오랜 기간 수목원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숲으로 가꿔왔다. 입장료도 따로 없다.
 
하늘에서 본 전남산림자원연구소 전경. 가운데로 반듯하게 난 길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다.
 하늘에서 본 전남산림자원연구소 전경. 가운데로 반듯하게 난 길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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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속이 붉은 붉가시나무 연리지. 전남산림자원연구소에는 주변에서 흔히 보기 드문 나무들이 많이 있다.
 나무의 속이 붉은 붉가시나무 연리지. 전남산림자원연구소에는 주변에서 흔히 보기 드문 나무들이 많이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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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산림자원연구소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희귀한 나무들이 많다. 학술적인 가치와 보존 가치가 높은 나무를 중심으로 900여 종, 4만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나무 속이 붉은색을 띄는 붉가시나무를 비롯 구실잣밤나무, 측백나무, 연필향나무, 녹나무, 후박나무, 참식나무, 감탕나무, 꽝꽝나무, 먼나무, 호랑가시나무 등 헤아릴 수 없다.

당단풍나무, 중국단풍나무, 차나무, 후피향나무, 사스레피나무, 물푸레나무, 금목서, 은목서, 이팝나무 등등. 다양하면서도 진귀한 나무들이 많다. 그것도 유실수, 소나무, 상록수, 밤나무, 약용식물, 무늬식물 등 특성에 따라 따로 심어져 있다. 열대온실과 아열대온실도 있다. 매화도 활짝 피어 있어 봄느낌까지 선사해 준다.

나무마다 이름표도 붙어있다. 이름표를 하나하나 훑어보며 나무의 특징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산림자원의 보물창고다. 연구소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산에 산림욕장도 조성돼 있다. 빛가람혁신도시와 나주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붉가시나무 그늘. 아래에 나무의자가 놓여 있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붉가시나무 그늘. 아래에 나무의자가 놓여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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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피해 전남산림자원연구소를 찾은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숲을 걷고 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코로나19를 피해 전남산림자원연구소를 찾은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숲을 걷고 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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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무장애(無障礙) 데크 길도 따로 만들었다. 걷는 데 걸리적거리는 것이 하나도 없도록 해놓은 숲길이다. 장애인이나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 유아도 안전하고 편하게 숲을 만날 수 있다. 숲을 통해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산림복지 차원에서 단장했다.

기존의 평탄한 길은 그대로 놔뒀다. 나무와 나무 사이, 숲 사이로 나무널판(데크)을 일부 깔아 연결했다. 데크 길이 800m에 이른다. 계단이 하나도 없어 남녀노소 누구라도 걷는데 불편하지 않다. 휠체어나 유모차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다. 이름도 치유의 숲으로 붙였다.
 
코로나19를 피해 전남산림자원연구소를 찾은 가족이 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고 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코로나19를 피해 전남산림자원연구소를 찾은 가족이 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고 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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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풍경. 철따라 색다른 모습을 연출하는 길이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풍경. 철따라 색다른 모습을 연출하는 길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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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선선한 바람을 쐬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무의자에 차분히 앉아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다. 휠체어를 타고 나온 장애인, 유모차를 밀고 나온 엄마들도 보인다.

손자들과 함께 온 할머니 할아버지도 행복해 보인다. 도시락을 싸 와서 오순도순 얘기 나누며 함께 먹는 사람들도 있다. 젊은 연인들이 손을 잡고 다니며 사진 찍는 모습도 예쁘다.
 
코로나19를 피해 전남산림자원연구소를 찾은 할머니와 손자들이 숲에서 놀고 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코로나19를 피해 전남산림자원연구소를 찾은 할머니와 손자들이 숲에서 놀고 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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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다 좋아하는 숲이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하늘하늘 걸으며 얘기 나누기에 참 좋다. 혼자서 호젓한 분위기를 만끽하기에도 제격이다. 배경도 모두 작품사진이 된다. 혼인이 많은 봄과 가을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예비 신혼부부들도 많이 찾고 있다. 사진 동호인들의 발걸음도 잦다.

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도 멋스럽다.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견줄 만하다. 길의 폭이 좁아 더 촘촘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연인이랑 밀어를 속삭이기에 맞춤이다. 시원하게 뻗은 향나무길도 별도로 있다. 안개가 끼거나 비가 내리는 등 날씨에 따라 몽환적인 분위기로 신비감까지 선사하는 길이다.
 
나주 도래마을의 골목 풍경. 도래마을은 한옥과 돌담이 어우러진 전통마을이다.
 나주 도래마을의 골목 풍경. 도래마을은 한옥과 돌담이 어우러진 전통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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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래마을의 흙담 아래에 수선화가 소담스럽게 피어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도래마을의 흙담 아래에 수선화가 소담스럽게 피어있다. 지난 3월 1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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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산림자원연구소 옆에 도래마을도 있다. 옛 정취가 넘실대는 전통의 한옥마을이다. 세월의 더께가 묻어나는 기와집이 즐비하다. 골목마다 돌담길이 구부러진다. 돌담 아래에는 수선화가 활짝 피어 노란 웃음을 짓고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소담스런 마을이다.

조선중종 때 기묘사화를 피해 낙향한 홍한의가 들어온 이후 풍산 홍씨의 집성촌이 됐다. 마을에 풍산 홍씨 고택이 많다. 홍기헌 가옥은 1790년에 지어졌다. 홍기응 가옥은 현존하는 풍산 홍씨의 종가다. 안채가 1892년에 지어졌다. 지금 솟을대문 복원공사를 하고 있다.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 시민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도래마을 옛집도 있는데, 코로나19 탓에 지금은 문을 닫고 있다. 영호정, 양벽정, 계은정 등 정자와 누정도 호젓하다.
 
도래마을의 풍산홍씨 홍기응 옛집. 현존하는 풍산홍씨의 종가다.
 도래마을의 풍산홍씨 홍기응 옛집. 현존하는 풍산홍씨의 종가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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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남산림자원연구소, #김재광, #도래마을, #붉가시나무, #무장애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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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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