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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 김민석 후보 인터뷰를 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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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를 일등포로 만들겠습니다."

서울 영등포을 지역 예비경선에서 현역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치고 승리한 김민석 후보의 선거 슬로건이다.

김 후보와의 인터뷰를 위해 지난 19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선거사무실을 방문했다. 이곳을 방문한 주민들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사진 모형으로 꾸며진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벽면에는 김민석 후보가 살아온 길과 맞춰 영등포와 관련한 현대사를 게시해놨다. 

이곳에서 20여 년만에 정치 일선에 복귀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김민석 후보를 만날 수 있었다. 김 후보는 지난해 12월 지역구에 있는 신길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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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민석 후보는 "이곳 신길교회에서 지난해 12월 결혼을 했다, 공간이 너무 커 부담스럽게 생각했는데, 하객들도 꽉 찼고,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조명이 잘 돼 있었다"라며 "상당히 좋은 장소에서 결혼식을 마쳤다"고 전했다.

먼저 그에게 코로나19 사태에서 어떻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거의 20여 년만에 선거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시작은 빡빡하게 했는데, 지금은 재밌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멈춰지니 보통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동네 분들과 오래 전부터 기억하고 아시는 분들이 많다. 제가 '청년 회장'이라고 부르는 노인 회장이 어제 방문해 '언제 때 김민석인데, 지금도 김민석이네'라고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역민들이 오래 전부터 저를 기억하고 아시는 분들이 많다. 선거로는 거의 20년만에 나오니 처음 어색한 면도 있었다. 지금은 주민들과도 과거의 친숙함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주민들과의 친숙함이 살아나 편안한 마음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서울 광화문 촛불무대, 서초동과 국회앞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무대에서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했다. 거의 20여 년만의 무대에 올라, 정치 발언을 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었다고.

"지난해 일본 경제침략 때문에 광화문 무대에서 발언을 했고, 검찰개혁 촛불집회 무대는 서초동과 국회 앞에서 각각 무대에 섰다. 매번 나와 발언하라는 요구가 정말 괴로웠다. 무대에 나서기가 싫어서다. 오랫동안 정치를 떠났다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는 자체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 것도 있었다. 

대중 앞에 서서 개혁적 지향에 대해 솔직한 얘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 것에 대한 불편함 있었다. 사실은 검찰하고 싸우는 데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사실 제가 검찰에 많이 당해봐 지치기도 했다. 끝까지 무대에 서지 않겠다고 했다가 용기를 내 하게 됐다. 

서초동 첫 무대에 섰을 때도 댓글 같은 것이 제법 뜨거웠다. 두 번째로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연설을 했는데, 고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 밝힌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는 말을 확실히 믿는다고 했다.

그때가 검찰개혁 정국이 어려워질 수 있겠구나 하는 때였다. 실제 조국 장관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였다. 나가서 무슨 얘기를 할까 하다, 나가서 싸우자 투쟁하자 등 무책임한 발언을 하면 되지 않기에, 제가 평소 생각했던 솔직한 발언을 했다. 

무엇이 우리를 싸우게 할까, 우리의 동력은 뭘까 등 평소 생각했던 발언을 했다. 무대에 서기 전에 실제로 과거 노대통령의 영화를 보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지난 거의 20년에 걸친 삶들을 꼭지점에서 정리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정치적으로 보면 노무현 정신과 노무현 시대, 이런 것에 대한 본질적인 함의를 가장 몸으로 느꼈던 정점을 경험한 것이기도 했다. 

또 하나는 여전히 어색했던 무대였는데 사람들이 응원을 해주니 굉장히 힘이 났다. 과거 엄청나게 잘 나갔고 칭찬과 기대만 받다가 좌절한, 국민의 좋지 않은 이미지로 안주가 됐던 그런 적도 있었다. 20년 만에 잘 한다는 말을 들으니 용기가 났다."


오랜만에 선거에 출마하게 됐는데, 지역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어떻게 소개를 하겠냐'라고 물었다.

"영등포와 인연이 길고, 영등포에서 일찍 정치를 시작했다. 총각 때 출마를 시작해 여기서 국회의원 초선, 재선,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 떨어진 모습을 지역주민들이 많이 봤다. 정치를 일찍 시작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대부분 계획보다는 그냥 그때그때 앞에 주어진 일들을, 시대적인 어떤 과제로 주어진 것들을 비교적 피하지 않고 하다 보니 어떤 때는 잘 나가고 어떤 때는 못 나가기도 했다. 

그러다 여기까지 왔다. 비교적 크게 모나지 않으면서 합리적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고, 새로운 것, 재미난 것을 좋아하는 상당히 리버럴한 사람이다. 정치적인 어떤 관점이나 태도, 철학을 얘기한다면 제가 좋아하는 것은 현실 가능한 가장 진보적인 방안과 해결책을 추구하는 정치를 해 왔고 포용, 덧셈정치를 추구하는 편이다."


이어 김 후보에게 총선에 임하며 지역 유권자들에게 밝힌 핵심 공약을 물어봤다. 먼저 그는 여의도 공공생활 스포츠센터 건립과 신길동의 교육과 환경개선 사업을 소개했다.

"재건축이 난제인데, 어렵지만 안전 제일주의 프레임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는 부동산을 억제하려고 하고, 주민들은 너무 오래돼 재건축을 원한다. 그것을 푸는 유일한 길은 현실적으로 안전을 중시하면서 안전의 위험이 현저한 부분부터 실마리를 푸는 입구정책이다. 

여의도는 주거복지 환경이 좀 취약하다. 다른 동네는 다 있는 공공생활 스포츠센터가 하나 없다. 그거부터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신길동은 최근 아파트가 많이 들어오는 뉴타운형 주거로 변환하는 전환기에 있다.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과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다. 공교육의 강화뿐만 아니라 적절한 공교육과 사교육의 매칭을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싶다."


이어 대방천 복원사업과 대림동 중국동포 다문화공간을, 한류문화 사업을 추구하기 위한 벤처 경제 창업타운으로 탈바꿈해 보겠다고도 밝혔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을 때 상대후보인 MB가 청계천 복원을 한다고 쟁점이 돼 제가 진 경험이 있다. 대방천은 신길과 대림지역을 잇는 500m구간이다. 비교적 저비용으로 큰 어려움 없이 복원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을 상당히 괜찮은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대림동은 생활수준이 비교적 서민적이고, 한편으로는 다문화적인 구성이 있는 동네다. 중국 동포가 많아 사람들이 차이나타운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생활수준을 높이면서 다문화적 특성을 살려야 한다. 그러려면 한류 문화사업을 추구해야 한다. 기존에 다문화센터를 만들려고 했다면, 오히려 지금은 벤처 경제 창업타운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이다.
▲ 김민석 후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이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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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후보인 박용찬 미래통합당 대변인과의 본선 경쟁 전략을 묻자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다.

"선거는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 이해찬 대표의 표현식인 '삼실'로 얘기한다면 성실, 절실, 진실뿐이 없다. 선거는 절박함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 그리고 과거 선거를 보면 보수적이었다. 늘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수도권 선거는 일대일 선거기 때문에 겸손하게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미래통합당의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입장을 물었다.

"미래통합당이 보수통합이 다시 된 건데, 과거 박근혜당으로 합쳐 있던 때로 돌아가는 이상의 결국 시너지를 내지 못할 것이다. 보수도 진보도 시대의 흐름을 타야 하는데, 그 분들이 변하는 시대를 못 쫓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코로나 정국에 있어 제대로 된 야당이라면 오히려 정부나 여당보다도 훨씬 더 과감하게 서민에 대한 지원, 국민에 대한 지원 문제 등 해결 대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렇게 했으면 오히려 더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과거 패러다임에 빠져, 변화하는 시대에 맞지 않은 소리를 하는 것 같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탁월한 대안이나 현란한 수사 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에 대한 공감 능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조국 전 교육부장관 정국을 거치면서 언론, 검찰, 진보적 지식인들의 민낯을 확인했다고도 말했다.

"검찰, 언론, 일부 진보적 지식인 등이 기본적으로는 국민의 여론을 귀담지 못하고 시대에 뒤처진 행동을 했다. 검찰은 결국 자기 권력을 놓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가장 낡은 사고와 문제 있는 집단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정치가 오히려 생각보다 계속 진화하는 이유는 선거를 통해 검증을 끊임없이 받기 때문이다. 

언론은 진보든 보수든 상관없이 팩트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엄격하게 객관성과 공정성이 지켜져야 한다. 권력이라는 것에 대해 저항하고 견제해야 한다는 언론 고유의 기능을, 조금 더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검찰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도 못한다. 

과연 그게 옳은 것인지 언론에게 묻고 싶다. 일부 진보지식인들이 과거 학생운동을 했다고 해서, 진보적인 생각을 가졌다 해서 계속 진보라고 말할 수 없다. 얘기의 핵심은 대략 안철수, 윤석열 등 이런 분들이 생각하는 정의관과 세계관을 믿고 발언하는 것은 진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은퇴하고, 정치 일선에 물러난 김 후보에게 '퇴수를 잘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는데, 이 말의 의미를 해석에 달라고 했다.

"지난 2005년 김 대통령을 뵈었는데 '퇴수를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퇴수라는 말이 생소했다. 알고 보니 물러날 퇴(退), 닦을 수(修)를 합친 말인 퇴수(退修)였다. 당시 40대 중반쯤이었는데 '아직 젊으니 물러나 성찰하면서 자신을 닦으면 앞으로 40년간 정치를 더할 사람'이라고 했다. 저로서는 처음에는 굉장히 황당하고 와 닫지 않는 얘기였다. 지나고 보니 지금의 시간이 큰 틀에서는 퇴수의 시간을 보냈고, 어느 정도 퇴수에서 현장으로 돌아오는 시기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과거부터 정치인들에게는 '정치공학'이 필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정치공학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공학의 한계를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낀 사람이 그였다. 바로 지난 2002년 노무현-정몽준 대통령 후보 단일화를 해놓고, 정몽준씨가 철회를 한 사건이 대표적이었다고.

"제가 2002년 대통령 후보단일화를 위해 몸을 던졌다. 지금 생각해도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온갖 시나리오를 다 생각해봤는데,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시나리오가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 지지 철회였다. 진짜 황당했다. 그때 정말 절망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안 되는구나 하면서, 투표하고 와 무너져 잠들었다. 그리고 새벽에 눈을 떴는데 노무현 후보가 이겼더라.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국민을 못 믿었구나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화제를 바꿔 그에게 군부독재시절부터 줄곧 아들들의 통일운동(민웅), 학생운동(민석) 등을 지원하면서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어머니 김춘옥 여사의 삶에 대해 물어봤다.

"형(민웅)은 미국 유학길에 올라 통일 운동을 주도해 서슬 시퍼런 국가보안법으로 귀국하지 못하는 신세가 됐고, 막내인 나는 1980년대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 및 삼민투 사건 배후 조종한 혐의로 3년을 복역했다. 이 와중에 둘째형(민화)이 교통사고로 당해 숨졌다. 

바로 이 시기부터 누구보다 더 용감하고 정의롭게 민주화운동을 전개한 분이 모친이다. 요즘 어머님 평전을 쓰고 있는 분이 있다. 어머님 과거 이야기를 복원하고 있다. 굉장히 강인한 삶을 살았다. 아들 셋인데 그 셋 보다 훨씬 강인한 여성이다. 여성으로서 어머니로서 가지고 있는 강인함과 자기 나름의 삶을 사셨다."


김 후보에게 요즘 젊은 세대들의 관심 트랜드인 패선 스타일에 대해서 물었다. 그는 과거 양복 모델로 나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쾌적한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레 자신이 즐겨 입은 옷 패션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제가 고집하는 스타일이 있다. 의외로 색도 몇 가지에 국한돼 있다. 곤색이나 회색 그리고 타이도 체크는 잘 안 해봤고, 셔츠도 체크를 잘 안 입는 편이다. 가급적 양복에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하지 않으면서 정장의 느낌을 줄 수 있는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고민한 편이다. 겨울에는 목이 있는 폴로 티를 입고, 여름은 쫙 붙는 비교적 잘 주름 잡힌 티를 고르거나 아니면 라운드 차이나 티 같은 것을 한다. 편하게 격식을 차리지 않고 비교적 단정해 보이는 그런 걸 추구한 편이다."

마지막으로 김 후보는 "요즘 <미스터트롯>이 인기인데, 주현미의 <청춘의 꿈>, 영탁의 <찐이야>, 신인선의 <사랑의 재개발> 등 트롯을 배우고 있다"라며 "신기남 전 의원님의 아들이면서 트롯 가수인 신민선의 <사랑의 재개발>을 선거 로고송으로 하고 싶다"라고 피력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기자이다.
▲ 김민석 후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기자이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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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영등포을 후보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와 중국 칭화대학교 법학석사를 졸업했다. 뉴저지 러트거즈대학교 뉴어크 로스쿨 법학박사(미국 변호사)이다. 

서울 영등포을 지역에서 재선 국회의원, 19대 문재인 대통령후보 종합상황본부장, 민주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포용국가비전위원회 위원장, 신종코로나 극복 및 영등포·대림동 민생보호 시민대책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태그:#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영등포를 일등포로, #대방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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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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