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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6일 오후 1시 52분]

용혜인 기본소득당 전 대표가 범여권 비례선거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로 확정됐다. 3월 23일 더불어시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선거연합에 참여한 소수정당 및 시민사회 비례후보를 발표했고 용혜인 전 대표도 포함되었다. 더불어시민당은 소수정당을 앞 순번에 배치할 계획이다. 또 총선 후 각 정당 파견 비례후보는 출당·제명 조치를 통해 원 정당에 돌아간다고 밝히고 있으므로, 총선 후 기본소득당이 원내 정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본소득당은 올해 1월 19일에 창당한 신생정당이다. "당신이 누구든 월 60만 원"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온국민 기본소득제 실현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다. 당원 약 2만 명 가운데 20대 청년이 80퍼센트가 넘는 젊은 정당이다. 용혜인 전 대표는 1990년생이며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가만히 있으라' 침묵시위를 주도해 이름이 알려졌고, 2016년 4월 총선에 노동당 비례후보로 출마했다. 2019년 9월부터 기본소득당 창당 운동을 주도해 대표로 선출되었다.

기본소득당은 3월 17일에 선거연합 플랫폼정당인 '시민을 위하여'와 협상 시작을 알리는 협약식을 맺었다. 시민을 위하여는 더불어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과 함께 '더불어시민당'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기본소득당은 3월 20일에 당 전국운영위원회를 열어 더불어시민당 참여를 공식 결정했고, 다음날 기본소득당 비례후보인 용혜인 대표와 김준호 대변인이 기본소득당을 탈당, 더불어시민당에 입당해 비례후보로 등록했다. 선거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한 당 전국운영위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치열하게 논쟁했다.

연동형비례제로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애초 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혼란의 도가니다. 더불어시민당은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정당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여기 참여하는 기본소득당도 민주당의 들러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비판은 민주당을 '신자유주의 보수세력'으로 규정하는 진보진영 인사들일수록 강하다. 기본소득당 내부에서도 당의 결정에 대한 반발이 나왔다. 당 비례후보로 출마한 이경자 당원은 비례후보를 사퇴하고 탈당했다. 이런 배경이 용 전 대표에게 인터뷰를 청하게 된 이유다. 기본소득당은 왜 선거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물었다. 인터뷰는 더불어시민당 공천 발표 전인 3월 21일 토요일 저녁에 진행되었다.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한 이유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전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전 대표
ⓒ 기본소득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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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소득당은 왜 민주당이 주도하는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하는가?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간결하게 답하면 기본소득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국회의원을 배출하기 위해서다. 기본소득당은 '기본소득 월 60만 원'에 동의하여 주로 20대인 2만 당원이 모인 정당이다. 우리는 원이슈 정당으로, 당원들이 합의한 단 하나의 의제는 기본소득이다. 당원들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원내 진출이 필요했기에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했다."

- 범진보 혹은 범여권 선거연합정당을 준비했던 플랫폼은 '정치개혁연합'과 '시민을 위하여(현 더불어시민당)' 두 곳이었다. 민주당이 '시민을 위하여'와 손을 잡았고 기본소득당도 시민을 위하여와 협상을 진행했다. 민주화운동 원로들과 시민사회운동가들이 많은 정치개혁연합과 선거연합 논의를 하지 않은 이유는?
"정치개혁연합은 녹색당, 미래당, 민생당, 민중당 등에 참여 제안을 했지만 기본소득당에겐 아무 제안을 하지 않았다. 나는 3월 7일 '정책과 가치를 중심으로 개혁정책연합을 만들자'고 페이스북에 제안했다. 진행되는 선거연합 논의가 미래통합당 1당 저지라는 목표와 범여권 및 진보정당들 사이의 의석수 배분 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다음 국회의 개혁 의제를 중심으로 논의하자고 한 것이다. 정치개혁연합 쪽에서는 참여 제안이 없는 가운데 시민을 위하여 쪽에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의가 왔다. 시민을 위하여는 기본소득당이 내건 전제조건인 '의제의 동등성, 홍보의 동등성, 결과의 동등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 의제의 동등성, 홍보의 동등성, 결과의 동등성이란 무엇인가?
"선거연합정당에서 우리 당의 요구인 기본소득 실현을 주장하고 국민에게 알릴 수 있어야 하고, 우리 당도 동등하게 당선 가능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져 3월 17일 오후에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평화인권당, 가자환경당, 민주당, 시민을위하여 이렇게 6개 정당 대표들이 선거연합정당 참여 협상을 시작하는 협약식을 맺었고 그 뒤로 선거연합정당의 명칭은 더불어시민당으로 결정되었다."

- 기본소득당은 이번 총선에 녹색당, 미래당과 공동 대응을 추진한 적 있지 않았나?
"기본소득당이 지난 1월 19일에 창당했고 그 직후에 녹색당, 미래당과 선거연합을 논의했다. 이 세 당은 당원 가운데 청년이 많고 기후위기, 기본소득, 정치의 세대교체 등 지향점에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녹색당으로부터 선거연합은 어렵다는 답을 들었고, 세 당의 연대 시도는 일단 중단되었다. 민주당이 3월 13일 당원 투표로 비례선거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하고, 녹색당도 같은 시기 당원 투표로 3월 15일에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

그 시점에 우리는 시민을 위하여와 선거연합정당 구성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협상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였고, 다시 녹색당과 미래당에게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선거연합정당을 개혁의제 중심으로 이끌어 가려면 세 당이 연대하면 좋다고 여긴 것이다. 그런데 녹색당과 미래당은 기본소득당을 빼고 3월 17일 오전에 '선거연합 참여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고 '녹색미래 선거동맹'을 선언했다. 그날 오후에 우리는 시민을 위하여와 만나 선거연합 협상을 시작하는 협약을 맺었다."

- 정치개혁연합은 왜 기본소득당을 제안 대상에서 제외한 것일까?
"언론보도를 보면 정치개혁연합은 '3년 이상 된 정당', '정치개혁운동에 기여한 정당'에게 비례연합정당을 제안했다고 한다. 기본소득당은 청년들이 주도해 최근에 만든 정당이다. 우리로서는 시민을 위하여와 협상을 하느냐 마느냐만 남았다. 하지 않으면 선거연합에는 참여 안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 세 가지 동등성 원칙을 수용한다고 해서 시민을 위하여와 협상을 시작했다. 현재 더불어시민당 정책에 우리 당의 기본소득 정책이 그대로 들어가도록 실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정 취지]
'정치개혁연합과 녹색당, 미래당은 왜 기본소득당을 배제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정치개혁연합은 왜 기본소득당을 제안 대상에서 제외한 것일까'로 바꾸고, 용혜인 전 대표의 답변에서 '우리를 참여시키면 의석 배분이 줄어들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한다'는 대답은 삭제하였습니다. 녹색당, 미래당이 기본소득당을 배제하고 그 이유가 의석 배분 때문이라는 것으로 읽힐 수 있어서입니다. 질문자의 의도는 '정치개혁연합은 왜 기본소득당에게 제안하지 않았는가'와 '녹색당, 미래당과 기본소득당이 왜 같이 하지 못했는가'를 묻는 것인데 두 질문이 섞여 오해를 일으킨 점 사과드립니다. 용혜인 전 대표의 답변은 정치개혁연합에 관한 것이고 일부는 추측입니다. 녹색당, 미래당에 대한 답변은 아니었습니다. 용혜인 전 대표의 동의를 구해 이렇게 수정합니다.
 
- 오늘(3월 21일) 이후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기본소득당 창당대회에서 비례후보 네 명(용혜인, 김준호, 박은영, 이경자)을 선출했고, 21일까지 권리당원들의 투표로 후보 순번을 정했다. 전국운영위 결정에 따라 1번인 저와 2번인 김준호 대변인은 기본소득당을 탈당, 더불어시민당에 입당하여 비례후보를 등록했다.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공천을 받으면 26일~27일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한다. 비례후보는 후원회를 둘 수 없어 선거기탁금은 후보 개인이 만들어야 한다. 4월 2일부터는 본선거가 시작된다. 한편, 선거연합정당 참여로 기본소득당 비례후보 선거는 하지 않지만, 서울 은평(을), 경기 고양(정) 선거구에 신민주, 신지혜 후보가 기본소득당 후보로 출마해 지역구 선거운동을 한다."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되려고 이 방법 택한다"

- 기본소득당 당원들은 대표가 선거연합정당 후보로 당선된 다음 출당과 제명을 통해 돌아온다는 약속이 과연 지켜질지 우려한다.
"민주당도, 더불어시민당도 수차례 언론을 통해 그것에 대해서는 공언했다. 협상 과정에서도 여러 번 확답을 받았다. 물론 아무리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믿느냐고 할 수 있다.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고, 그런 위험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위험하더라도 과감하게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당에서 출당, 제명 조치가 이뤄지리라고 믿지만, 약속을 안 지키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돌아오겠다고 말씀드린다.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이런 방법을 택한 것이다. 결코 민주당 국회의원이 될 생각이 없다."

- '이념, 성소수자 같은 문제는 소모적'이라고 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발언이 문제가 되었다. 선거연합정당을 하면서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질 수 있다.
"선거연합을 하더라도 당의 가치에 비춰 잘못된 언행을 목격하면 당연히 비판해야 한다. 그런데 형식만 놓고 보면 선거연합정당에서 민주당은 '원 오브 뎀'이다. 선거연합에 참여한 민주당이 잘못한 일에 대해 참여 정당 모두가 욕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행위에 대해 문제제기하면 된다. 기본소득당은 윤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유감 표명하는 입장을 냈고, 앞으로도 소수자 차별 발언이 있다면 비판할 생각이다. 선거연합을 하든 안 하든 해야 할 일이다."

- 한 가지 문제만이 아니라, 민주당의 태도와 역사를 볼 때 진보정당인 기본소득당이 선거에 국한되더라도 민주당과 연대하는 것이 옳으냐는 비판이 있다.
"소위 진보정당들의 연대는 가치 연대일까? 가령 민주당 빅텐트론을 비판하면서 정의당 빅텐트론을 주장하는 것에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녹색당, 미래당, 기본소득당, 민중당, 정의당 서로 너무 다르다. 주장도, 현실 인식도 다르다. 그린뉴딜에 대해, 당론으로 정한 것은 아니지만 저는 비판적이다. 결국 산업정책인 것 아니냐는 고민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정당이니까 만나야 한다? 그건 아니다.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선거연합은 우리에게 기본소득을 이야기하고 국민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린 것이고 딱 그 정도다. 진보정당이 연합하면 가치 중심의 연합이 될까? 민중당이 선거연합 참여하기로 입장 밝히면서, 원내 정당인 민중당이 녹색당이나 미래당보다 앞 순번이어야 한다고 발언한 적 있다(3월 17일). 녹색당, 미래당은 반발했다. 결국 당선 가능성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다. 만약 더불어시민당이 기본소득당이 해야 할 말을 못하는 연합이라면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입장을 국민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원칙의 훼손이라고는 할 수 없다."

-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하자. 선거제도가 몹시 혼란스럽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유례없는 과정을 거쳐서라도 기본소득당이 원내 진출을 하려는 이유는?
"원내 진출을 하려는 이유는 우선 그것이 당원들의 열망이기 때문이다. 금요일 전국운영위에 신입당원이 참관하러 오셔서 '기본소득 60만 원 언제 주나요?'라고 물었다. 우리 당은 기본소득 실현을 열망하는 청년들 2만 명이 모여 있다. 60만 원은 언제 되는 거냐고 당사로 전화도 자주 온다. 그때마다 우리가 국회의원 되고 법안이 통과되어야 기본소득이 시행된다고 대답한다. 당원들의 열망인 기본소득을 실현하려면 먼저 기본소득당이 국회에 가야 한다.

두 번째로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사회적 위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감염 확산세가 조금 꺾인 것 같지만 다른 나라는 미친 듯이 확산되고 있다. 그와 함께 세계 유가와 주가가 함께 폭락했다. 코로나 사태에 이어 전 세계에 경제 공황이 오고, 이것이 심각한 사회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본소득당이 대안을 가지고 원내 정치세력으로 활동하느냐 국회 밖에 머물러 있느냐는 우리 사회의 위기 대응에 큰 차이를 낳을 것이다."

- 기본소득의 실현을 위해 원내 진출이 중요하다는 점은 알겠다. 그런데 유권자 시민들의 입장에서, 그 과제를 꼭 기본소득당이 해야 하는 이유는?
"많은 정당이 세대교체를 이야기하지만, 선거에서 청년들을 예쁜 꽃처럼 앞세워 젊은 이미지를 만드는 데 멈춘다. 그러나 기본소득당은 기성 정당 중에 유일하게 청년들이 모여 직접 정치세력화한 정당이다. 이런 정당이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세대교체다. 5060 남성 국회의원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회를 바꾸고 국민이 원하는 젊은 정치를 실현할 적임자가 기본소득당이다. 제가 국회에 가는 것은 용혜인이 가는 게 아니라 청년이 가는 거다. 청년들 스스로 당을 만들고, 국회에 가서 청년을 대변하고, 국회를 젊고 일하는 국회로 바꿀 것이다."

- 기본소득당 내부의 우려와 반대도 많더라. 어떤 당원은 기본소득당이 기성 정치의 힘을 빌리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힘을 기르자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당내 반대나 우려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반대와 우려가 왜 나오는지 이해한다. 그런데 당원들 각자의 맥락과 역사에서 나오는 것이다 보니 설득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선거연합을 반대하는 핵심 이유는 민주당과 어떻게 같이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소득을 실현하려는 정당이고 그 과제를 위해서라면 어떤 정치세력과도 만날 수 있다. 기본소득 실현이라는 원칙과 신념을 꺾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이 선거연합이 '기본소득 아직 한국에서 이야기하기 어렵다'를 전제한다면 그런 연합은 못한다. 민주당이든 정의당이든 녹색당이든 기본소득 실현을 위해 필요하다면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진보정당이라고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이번 총선에서 기본소득당이 명분과 실리를 함께 지키는 방법은 민주당과 공조하는 것이라고 본다."

- 그렇더라도, 생각을 달리하는 당원들은 탈당하겠다고도 한다. 대표로서(전 대표) 당의 통합도 고민해야 하지 않은가.
"탈당하겠다는 당원에게 그러지 말고 당 안에서 싸워달라, 총선 후에 같이 평가하자고 말씀드리기도 했지만, 당장은 그런 말로 설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차분하게 이야기할 시간이 오기를 바란다.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있고, 지금 선택하는 방법이 앞으로 가려는 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많은 분들의 우려를 잘 안다. 저의 앞으로의 행보와 실천으로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

"온국민 기본소득법 발의할 것"

- 이번 총선에 시행되는 연동형비례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을 것 같다. 애초의 취지와 달리 많은 혼란을 주고 있는 지금의 선거제도를 어떻게 보는지?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통과되기 전에 위성정당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충분히 이 사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거법이 통과되었다.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었는데, 이렇게 된 것에는 정치개혁 주도했던 사람들의 책임도 있다. 혼란이 유발된 것은 적당히 절충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기성정당들이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면서 적당히 명분도 챙기려 했기에 일어난 일이다.

다음 국회에서 다시 선거법 개정 논의를 할 수밖에 없다. 병립형 비례대표제에 문제가 많아서 선거법 개정을 시도한 것이니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고 더 낫게 만들어야 하는데, 답은 완전비례대표제라고 본다. 국민들의 정치적 지지가 의회 구성에 그대로 반영되는 제도로 가야 지금의 이 애매하고 혼란스러운 사태의 반복을 막을 수 있고 미래한국당 같은 꼼수가 나오지 않는다. 원내에 들어가면 정치개혁 의제로 완전비례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 기본소득당은 재난기본소득을 제일 먼저 제기한 정당이다.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서도 물어보자. 왜 국민 모두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이 필요한가?
"지금 전 세계가 물류가 끊기고 경제적 피해가 극심하다. 실물경제가 멈춰 소득이 끊긴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지자체에서 이분들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코로나19의 피해는 지난해 소득을 기준으로 가난한 사람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 지난해에 가난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지금 대다수가 피해를 입고 있다. 그런 기준의 선별이 의미가 없다. 이럴 때엔 모두에게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긴급 재난 상황에서 굳이 피해를 선별하려고 하면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고 위기를 더 심화시킬 것이다. 이번 재난이 한국 사회를 바꾸고 있는데, 재난 대책 역시 이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를 함축한다. 누구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면, 특정 계층이나 집단을 구분하지 말고 동등하게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옳다."

- 기본소득당이 국회에 진출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
"국회 앞 잔디밭에서 자장면 시켜 먹자고 우리끼리 농담한다. 국회가 참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장소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나서 의사당 앞 잔디밭에서 피켓 들고 사진 찍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다. 국회가 국민을 대변하는 곳인데, 국회의원이 아닌 시민단체는 정론관을 빌릴 수도 없다. 국민 머리 위에 서 있는 권위적인 국회를 깨고 싶어 자장면 시켜 먹는 걸 생각했다.

의정 활동은 당연히 기본소득에 대한 것이다. '온국민 기본소득법' 발의할 준비를 하겠다. 먼저 동료 의원들과 기본소득에 관해 논의를 시작하고, 기본소득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성해 입법안을 마련하고 공론화를 진행하겠다. 그 외에는 국회의원 중에 2030 여성 국회의원 모임을 초당파적으로 해봤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총선이 끝나고 다음 날이 4월 16일이다. 그날이 세월호 6주기다. 그날은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에 가려고 한다. 제 마음이 그렇게 이끌 것 같다."

- 총선을 맞이하는 신생 기본소득당의 전 대표로서 '정치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말해 달라. 또한 당원과 유권자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직후 '가만히 있으라' 침묵시위를 벌였다. 정부와 권력층에게 참사의 책임을 묻는 활동을 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부족하다고 느꼈다. 참사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참사가 발생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중요했다. 그래서 세월호 활동을 하던 제가 정당 운동, 기본소득 운동까지 하게 된 것이다. 벌어진 다음에 저항하는 운동에서, 대안과 전망을 제시하는 운동을 하려고 했고 그것이 정치였다.

그렇지만 한국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은 별로 없다. 그래서 국회에 기본소득당이 가야 한다. 기본소득당은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한국사회 변화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국회가 다양한 정치세력들의 전망이 경쟁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기본소득당도 우리의 전망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지지 받도록 노력하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오준호씨는 작가이며,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 지은이입니다.


태그:#기본소득당, #용혜인, #더불어시민당, #더불어시민당비례후보, #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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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기본소득당 공동대표. 기본소득정책연구소장.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기본소득 쫌 아는 10대> <세월호를 기록하다> 등을 썼다. 20대 대선 기본소득당 후보로 출마했다. 국회 비서관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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