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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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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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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감소하는 등 대기질이 개선된 것으로 측정됐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첫 해에 이뤄진 결과에 대해 서울시는 "계절관리제의 성과로 보기는 다소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제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쥬얼(AirVisual)은 매년 PM2.5 농도를 기준으로 전 세계 73개국 3000여 개 도시들의 대기오염 수준을 측정해왔다. 서울은 에어비쥬얼 조사에서 2018년과 2019년에 2년 연속 27위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도시 가운데 서울을 앞지른 도시는 폴란드 바르샤바(2018년 25위)와 칠레 산티아고(2019년 22위) 정도 밖에 없다.

4월 1일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PM2.5가 기승을 부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 이 지역의 PM2.5 평균농도가 전년 동기 대비 35㎍/㎥에서 28㎍/㎥로 20% 감소했다고 한다.

월별 통계로는 지난해 12월에는 PM2.5 농도가 24㎍/㎥에서 28㎍/㎥로 증가했지만, 1월부터 3월까지는 감소했다. 특히 3월의 경우, 지난해에는 일평균 농도 50㎍/㎥을 넘어서며 비상저감조치를 1주일 동안 발령할 정도로 농도가 나빴지만, 올해는 45㎍/㎥에서 25㎍/㎥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PM2.5 농도가 15㎍/m³ 이하일 때 알리는 '미세먼지 좋음' 일수는 11일에서 21일로 늘었고, PM2.5 가 50㎍/㎥을 초과하는 고농도 일수도 21일에서 7일로 줄었다.

'미세먼지 좋음' 일수는 11일에서 21일로 늘어

서울시는 "이 기간 동안 풍속, 풍향, 강수일수, 강수량 등 PM2.5 농도를 줄이는데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들이 대체로 유리하게 나타났다"며 계절관리제(시즌제)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계절관리제가 화두로 떠오른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에 성공한 직후인 2018년 7월 19일 서울연구원이 주최한 '민선 7기 6대 중점과제 토론회'부터였다.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최유진 박사는 "PM2.5 농도가 높은 겨울과 봄의 일정기간에 비상저감조치 때 실시하는 대책들을 선제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2017년 PM2.5 농도가 50㎍/㎥을 넘는 날은 대중교통 무료화로 시민들의 승용차 사용을 억제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대중교통 이용자 수가 크게 줄지않고 '세금 낭비' 논란까지 일자 이 정책을 접었다.

무료 대중교통 정책의 실패를 딛고 내놓은 대안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인 셈이다. 박 시장이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지난해 9월 시민 대토론회를 통해 서울시가 계절관리제의 골격을 다듬었다.
 
서울시 초미세먼지(PM2.5)의 2019~2020년 계절관리제 기간 월평균 농도(단위: ㎍/㎥)
 서울시 초미세먼지(PM2.5)의 2019~2020년 계절관리제 기간 월평균 농도(단위: ㎍/㎥)
ⓒ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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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계절관리제는 크게 난방과 수송 분야 대책으로 집약된다.

PM2.5 배출원 중 가장 높은 비중(39%)을 차지한 것이 난방, 특히 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노후 보일러 문제였다.

서울시는 일반 보일러에 비해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1/8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보일러 3만8000여 대를 보급했다. 계절관리제가 시행되기 전인 2018년도 보급량의 10배에 달하는 숫자다.

2년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20% 이상 절감한 시민에게는 1만 마일리지를 추가 지급하는 '에코마일리지 특별포인트'를 시행했는데, 여기에 참여한 13만5000여 가구가 2년 동안 에너지사용량을 20% 이상 줄였다.

수송 분야에서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영 주차장 주차요금 할증 대책 등을 내놓았다.

특히, 노후 경유차 등 5등급 차량 운행을 억제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서울시는 차량들이 몰리는 종로구와 중구 일대를 녹색교통지역으로 분류해 지난해 12월 1일 첫날에만 416대의 5등급 차량에 과태료를 물렸다. 5등급 차량에 대해서는 시내 주차장 이용요금을 50% 올리는 '불이익'을 줬다.

초미세먼지 감소, 계절관리제 성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서울시의 강력한 단속에 힘입어 이 지역의 5등급 차량 일평균 통행량은 2019년 11월 12147대에서 계절관리제 기간(12~3월)에 9084대로 25% 감소했고, 5등급 주차대수도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83%(504대→84대)나 줄었다.

그러나 올 1/4분기 초미세먼지(PM2.5) 감소를 계절관리제의 성과로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가 미세먼지의 두 당사국인 한국과 중국을 동시에 덮친 영향에 대한 분석이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녹색교통지역을 넘어서 시 전역으로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려고 했던 서울시의 계획이 법령화 단계에서 무산된 것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계절관리제'를 제안한 최유진 박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과 중국의) 산업 생산이 줄어들면 PM2.5 배출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 농도가 떨어진 것을 계절관리제의 직접적인 효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는 처음으로 시행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대해 서울연구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과 함께 면밀한 평가,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수용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첫 시행은 기상여건도 좋았지만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면서 "다가오는 12월부터 시작되는 두 번째 계절관리제를 보다 내실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태그:#미세먼지시즌제, #계절관리제, #PM2.5, #서울연구원, #초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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