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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4일 부산을 찾아 화력지원에 나섰다. 이날 오전 통합당 부산시당사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4일 부산을 찾아 화력지원에 나섰다. 이날 오전 통합당 부산시당사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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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경제민주화 행보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3일자 <조선일보> 기사 '김종인, 소득주도성장이 실업주도몰락으로'에 따르면,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부터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이대로 방치하면 '실업주도몰락' 국가가 되고 만다는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려고 한다"고 한 뒤 "소득주도성장이라면서 정부 재정으로 여기저기 찔끔찔끔 20만 원, 30만 원 나눠주는 정책을 했을 뿐, 아무런 성장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포용성장론에 입각한 메시지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일 정강정책 방송연설에서는 통합당의 향후 경제노선을 이렇게 정리했다. 16분짜리 연설이 14분을 경과할 때 나오는 대목이다.

"통합당이 기득권에 안주하고 부자들을 편드는 거 같은 인상을 주는 거 압니다. 하지만, 통합당이 변화하고 있다는 말씀 감히 드립니다. 평생을 경제민주화 주장해온 제가 책임지고 포용하는 정당을 만들겠습니다.

지금 같은 재난 상황이 되면, 약자는 더 많아지고 더 힘들어집니다. 일자리가 없어지고 알바 시간이 줄어서 손에 쥐는 돈으로 생활이 안 됩니다. 손님 끊긴 텅 빈 매장에 앉아 있는 것은 종업원에게나 주인에게나 괴로운 일입니다. 모두 약자가 되는 형편입니다. 통합당은 재난을 겪으며 더 어려워진 경제적·사회적 약자를 품고 동행하겠습니다."


위와 같은 발언이 포용성장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은 <조선일보>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3월 31일자 <조선일보> 기사 '여(與), 김종인이 경제심판론 띄우자 퇴행적 파상공세'는 이렇게 전했다.

"김종인 체제에서 통합당은 '불통, 올드' 야당 이미지 대신 '약자를 품는 포용적 경제 정당'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많은 분이 통합당을 어쩔 수 없이 지지한다고 하면서 흡족해 하지 않는 것을 안다'며 '제가 책임지고 포용하는 정당으로 바꿔서 재난 상황 겪으면서 더 많아지고 더 어려워진 이 사회의 약자를 품고 동행하겠다'고 했다."

포용성장론은 김종인 위원장이 2016년 총선에서도 강력히 강조했던 바다. 21대 총선 전인 그해 3월 16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명의로 관훈토론회에서 역설했던 내용이다. <관훈저널> 2016년 여름호 기사 '새로운 경제 틀 만들어 불평등 해소에 온 힘'에 수록된 토론회 발언록에 따르면, 그는 기조연설에서 당시 경제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경제위기가 사회적 불안정으로 이어져 그동안 이루었던 경제 성과와 정치민주화를 일시에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나라가 거의 재앙 수준으로 절단 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문제는 경제야'라고 얘기하는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정권 경제인식만 오락가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는 포용성장만이 해법이라면서 "(이것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흐름인 것입니다"라고 한 뒤 아래와 같이 의지를 천명했다.

"지금까지의 낡은 경제운영 방식을 완전히 탈피하겠습니다. 새로운 경제의 틀을 만들어 포용적 성장을 추진하겠습니다. 불평등,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처럼 그의 최근 발언과 2016년 발언을 관통하는 것은 한결 같이 포용성장론이다. 당적만 바뀌었을 뿐, 사실상 똑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2016년과 달리, 이번에는 포용성장이란 용어를 명확히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정강정책 방송연설에서도 "평생을 경제민주화 주장해온 제가 책임지고 포용하는 정당을 만들겠습니다"라며 간접적으로 에둘러 표현하는 데 그쳤다.

소득주도성장론은 포용성장론과 다르다?

그가 여전히 포용성장론을 주장하면서도 '소득주도성장'을 '실업주도몰락'과 등치시키는 것은 모순된 태도라고 볼 수도 있다. 기업 중심의 이윤주도성장론, 노동자 중심의 임금주도성장론과 비교할 때, 가계 중심의 소득주도성장론은 포용성장론과 취지를 같이하는 것이다. 성경륭 한림대 교수 외 11인이 공저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구상, 포용국가>에 설명된 포용성장론의 핵심 내용을 읽어보면 소득주도성장론이 포용성장론에 포함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약자든 강자든 모두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국가와 재벌이 성장 연합을 구축하여 노동을 배제하고 저임금에 기반하여 수출 극대화를 추진했던 낡은 경로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아직까지 가보지 않았던 경로로 변경해야 한다.

새로운 경로는, 노동자 집단과 약자 집단을 적극적으로 포용하여 노동생산성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안정적인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길이며, 노사 협력과 교육 혁신을 통해 창의성과 혁신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일이다. 그러려면 약자 집단은 대항력과 혁신 역량을 키우고, 강자 집단은 포용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론을 확대한 것이 포용성장론이라는 점은 2018년 9월 <리서치 브리프(Research Brief)>에 실린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의 코멘트에서도 드러난다. 이 글에서 그는 "포용성장은 소득주도성장의 범주를 확대하여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포함한 것으로서 국가 발전을 위해 어떤 국민도 배제하지 않고 성장의 몫을 고르게 나눠줄 수 있는 성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성장은 취지가 비슷하지만, 김종인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론은 비판하고 포용성장론은 지지하고 있다. 그가 소득주도성장론을 비판하는 것은, 자유한국당 시절의 미래통합당이 소득주도성장론을 집중 비판한 일로 인해 이 성장론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인 느낌을 품고 있는 일부 유권자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포용성장론을 함께 비판하지 않는 것은, 상당수 유권자들이 소득주도성장론과 포용성장론의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하는 점을 활용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동시에, 포용성장론을 주장하지 않고는 경제민주화를 말하기 힘든 세계적 대세를 고려한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돈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던 김 위원장

김종인 위원장의 다소 다른 모습은 복지 재원의 준비 문제와 관련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3월 말에 그는 "가구당 100만 원씩 준다? 100만 원 주면 100만 원이 끝나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할거냐?"라며 "그런 것에 대한 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것 같아요"라고 코로나 19 긴급지원정책을 비판했다. 4일자 <연합뉴스> 기사 '[총선 D-11] 김종인, 상황 파악 못하는 정권... 추락 극복 능력 없다'는 김종인의 비판을 이렇게 보도한다.
 
"그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에 대해선 '그 돈을 어디서 가져오겠다는 말이 없다. 선거가 닥쳤으니 돈을 받으려면 여당 지지하라는 것'이라며 '정부 편성 예산 중 20%를 재조정해 자금을 방출하라고 했는데, 아무 대응도 없이 안 된다는 이야기뿐'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2016년 관훈토론회 때는 다소 반대되는 듯한 말했다. 그날 질의응답 시간에 어르신 복지 확충에 관해 발언하다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거냐?'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이런 말을 했다.

"이러면 '돈은 어디서 날 거냐?' 하는데, 돈은 우리가 만들어야 돼요. 지금 실제로 보면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18% 정도 됩니다. 이걸 2% 내지 3%만 늘린다고 그래도 우리가 그 재정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재정도 생각하지 않고 빈 공약으로 내놓은 건 아닙니다."

김종인 위원장이 최근 보여주는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비판, 포용성장론에 대한 지지, 복지 재원 마련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4년 전에 그가 보여준 행보를 다시금 생각게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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