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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에서 종로에 출마한 한 후보가 유세를 하는 동안 지지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연설을 듣고 있다. 유권자의 19.7%를 차지하는 50대 표심이 선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에서 종로에 출마한 한 후보가 유세를 하는 동안 지지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연설을 듣고 있다. 유권자의 19.7%를 차지하는 50대 표심이 선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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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vs. 5060. 우리가 종종 분류했던 세대구분이다. 우리는 2040을 범진보 성향으로, 5060을 범보수 성향으로 생각하곤 했다. 2040은 민주당 계열을 지지해왔고, 5060은 통합당 계열을 선택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런 구분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50대는 대표적인 스윙보터(swing voter)다. 스윙보터는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이들을 지칭한다. 보통은 당시 정치사회 여건에 따라 투표방향을 결정하는 유권자를 이른다.

2016년 총선부터 탈보수화

과거 50대는 주로 범보수에 투표해왔다. 5060으로 묶여 범보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불리기도 했다. 50대의 변화는 드라마틱하게 시작됐다. 50대가 스윙보터로 전면 등장한 시기는 2016년 총선이다. 20대 총선은 여론조사 예측결과가 크게 빗나가 논란이 됐다. 170∼180석으로 예상되던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은 민주당에 밀려 2당으로 주저앉았다.

선거 직후 실시된 2016년 4월 3주 한국갤럽 여론조사(4월 19∼21일 1004명 대상)에서 50대 새누리당 지지율은 40%에 그쳤다. 국민의당 30%, 민주당 15%로 나타났다. 당시 국민의당과 민주당은 범진보 성향이었다. 양당의 합이 새누리당보다 많았다. 2016년 총선에서 50대는 보수를 벗어난 것이다. 그들은 또 제3당을 선택했다. 50대 국민의당 지지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새누리당 패배는 50대 이탈 때문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이런 흐름은 2017년 대선에서도 계속됐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50대 민주당 문재인 후보 득표율은 36.9%였다. 한국당(통합당 전신) 홍준표 후보는 26.8%를 획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5.4%를 나타냈다. 50대에서 문 후보 득표율이 다소 높았지만 세 후보가 고루 득표한 것이다. 당시 안 후보는 중도성향을 보였다. 홍 후보 득표율이 2016년 총선 새누리당 지지율보다 매우 낮았던 것은 촛불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7년 대선에선 50대의 탈보수 현상이 심화했다고 볼 수 있다.

2018년 지방선거, 민주당 지지로 대거 선회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묘시장 입구에서 한 후보의 유세가 시작되자 지지자들이 유세 연설을 듣기 위해 모여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묘시장 입구에서 한 후보의 유세가 시작되자 지지자들이 유세 연설을 듣기 위해 모여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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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지방선거는 사실상 민주당 대 한국당 구도로 치러졌다. 제3당이었던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바른미래당은 덩치를 키웠지만 지지기반은 모호해졌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대선, 합당을 거치면서 젊은층, 호남과 멀어졌다. 유승민 공동대표도 보수층에서 존재감이 약화되기 시작했다. 그 해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은 제3당의 존재감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제3의 선택지가 없어지자 50대는 민주당을 선택했다. 2018년 6월 2주 한국갤럽 지방선거 사후조사(6월 14일 1007명 대상)에서 50대 민주당 지지율은 49%로 나타났다. 한국당은 21%에 그쳤다. 민주당 쏠림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에서 역대급 패배를 당했다. 보수 텃밭 영남권에서도 민주당 출신 기초단체장, 지방의원이 무수히 배출됐다.

민주당 압승 원인으로 한국당 쇄신 거부가 지적됐다. 보수심판 성격이었다는 것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후 한국당은 다시 홍준표 대표 체제를 출범했다. 인적쇄신이나 정체성의 변화도 없었다. 촛불에서 제기된 근본변화는 커녕 탄핵 이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였다. 한국당의 퇴행적 모습은 50대 탈보수화에 명분을 제공한 셈이다.

2년이 흐른 이번 총선, 50대는 어떤 선택을 할까? 50대는 60년대에 태어났다. 보수적이었던 과거의 50대는 이제 60대로 넘어갔다. 새로운 50대는 가난한 부모, 민주화운동,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경험했다. 세대는 감정공동체다. 세대는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특징과 감정을 공유한다. 이러한 감정은 이들을 함께 묶어주고 동원한다. 독일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Karl Mannheim)은 세대의 경험과 교환이 연령의 동일성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세대에서 공유되고 확산한 감정은 잘 변하지 않는다. 즉 세대 소속성은 나이가 들어도 유지된다. 386세대는 586세대가 되어도 진보가치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2016년부터 시작된 탈보수화는 이와도 관련이 있다.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행태는 50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퇴행적 모습이었다.

이번에도 한 곳으로 쏠릴 가능성 높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지난 3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 모전교와 광통교 구간에서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알리며 투표 참여를 홍보하고 있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지난 3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 모전교와 광통교 구간에서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알리며 투표 참여를 홍보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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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후 2년간 50대는 더 젊어졌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맨 위 연령은 60대로 넘어갔다. 더 진보적인 40대 맨 위 연령은 50대 초반에 진입했다. 이번 총선에도 제3의 선택지는 마땅치 않다. 민생당과 정의당 등이 지역구에 후보를 냈긴 하지만 2016년 총선 국민의당, 2017년 대선 안철수 후보와 같은 위치는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사실상 민주당 대 통합당 양자구도다. 따라서 50대는 결국 어느 한 곳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4월 1주 한국갤럽 여론조사(3월 31일~4월 2일 1002명 대상)에서 50대 민주당 지지율은 42%에 달했다. 통합당은 27%에 그쳤다. 보수층 일각에선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민심과 다르다고 말한다. 50대의 세대 소속성, 대선과 지방선거 결과를 고려하면 갤럽 여론조사는 신뢰할 만하다. 또 지금의 통합당이 50대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했는지도 의문이다.

50대 유권자 비중은 19.7%이다. 범보수 성향을 보이는 60대 이상 유권자는 27.3%이다. 이들은 투표율도 높다. 범진보성향을 보이는 30대와 40대는 각각 15.9%, 19%이다. 50대의 선택에 따라서 선거판세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약 50대가 야당을 선택한다면 민주당과 통합당은 접전을 이어갈 수 있다. 반면 50대가 여당을 선택한다면 민주당의 일방적 승리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자체(2016년 4월 19∼21일 1004명 대상, 2018년 6월 14일 1007명 대상, 2020년 3월 31∼4월 2일 1002명 대상), 각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태그:#스윙보터, #50대, #민주당, #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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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연구소 소장 또바기뉴스 발행인 자유기고가 시사평론가 국회, 청와대, 여론조사기관 등에서 활동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연대 행정대학원 북한·동아시아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중문학과 졸업 전북 전주고등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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