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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EBS를 방문해 원격수업 준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있다.
 8일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EBS를 방문해 원격수업 준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있다.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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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의 온라인 개학이 하루 남았다. 교육당국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사태는 '먹통'(네트워크 과부하에 따른 접속 끊김)과 '얼굴 합성'이다.

8일 오전 유은혜 교육부장관도 EBS를 방문한 자리에서 다음처럼 말했다.

"우리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들어왔을 때 서버와 시스템 용량이 안정적으로 구현될까 계속 걱정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이날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원격수업을 위한 교사와 학생용 10가지 실천 수칙을 발표했다. 먹통과 얼굴 합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8일 정부가 발표한 '원격수칙 실천수칙 10가지'.
 8일 정부가 발표한 "원격수칙 실천수칙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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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먹통을 예방하고 '원활한 사용'을 위해 ▲원격수업 들을 때 유무선 인터넷 사용하기 ▲온라인 학습사이트 미리 접속하기 ▲수업 시작 시간 다양하게 운영하기 ▲교육자료는 SD급(480p, 720×480) 이하로 제작하기 ▲교육자료는 가급적 수업 전날(17시 이후 권장) 업로드·다운로드 하기 등 5가지 수칙을 내놨다.

두 부처는 보도자료에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이 안 될 경우 반복해서 로그인을 시도하기보다는 선생님께 상황을 알려드리고 잠시 후 다시 접속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런데 교육자료를 '수업 전날 오후 5시 이후에 다운로드하라'는 수칙은 학생들이 따라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원격수업 시범학교 소속 서울지역 한 고교 교사는 "당일 수업에 로그인하지 않는 학생이 많게는 30%나 됐다"면서 "이런 형편에서 하루 전에 교육자료까지 다운로드 받아놓으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학생들은 EBS 자료 등을 이미 미리 받는 습관을 갖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하루 전에 자료를 받는 것이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정부는 해킹을 예방하고 '안전한 사용'을 위해 ▲영상회의 방 비밀번호 설정하기 ▲보안이 취약한 영상회의 앱 사용하지 않기 ▲기기에 보안 프로그램 설치하기 ▲모르는 사람이 보낸 전자메일과 문자 열어보지 않기 ▲선생님이나 친구 촬영하거나 무단 촬영 영상 배포하지 않기 등 5가지 수칙을 제시했다.

이 수칙 가운데 '보안이 취약한 영상회의 앱'으로 언론 등에서 지적한 대표적인 것이 줌(Zoom)이다. 하지만 상당수 교사들은 쌍방향 실시간 수업을 이 프로그램으로 준비해왔다. 심지어 유은혜 장관은 지난 6일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온라인 개학 지원 1만 커뮤니티 선도교원 임명식'을 치르다가 먹통 현상을 겪기도 했다.

온라인 개학 하루 전에 이런 수칙을 갑자기 내놓은 것에도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줌의 경우 최근 보안을 강화했기 때문에, 보안이 취약한 앱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8일 서울 한울중이 학생들에게 보낸 '원격수업 안내' 동영상.
 8일 서울 한울중이 학생들에게 보낸 "원격수업 안내" 동영상.
ⓒ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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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중학교 안내 영상 "선생님 사진 합성은 법적 처벌"

교사나 학생 얼굴 저장 및 합성은 '쌍방향 실시간 수업'에서 현실로 닥칠 수도 있는 위험 요소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걱정하고 있다.

서울 한울중은 이날 학생들에게 보낸 '2020 한울중 온라인 개학 안내' 동영상에서 "온라인 수업도 실제 수업처럼 매너를 지켜 달라"면서 다음처럼 당부했다.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녹화해서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경우, 선생님이나 친구의 사진을 저장·합성하거나 SNS에 공유하는 경우, 모르고 무심코 장난으로 한 경우에도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대표는 "교사들은 자신의 얼굴과 수업 내용이 변형되어 인터넷에 떠돌아다닐까 봐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실제 이런 사태가 생길 경우 교권침해 등으로 간주해 엄중하게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태그:#코로나19, #원격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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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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