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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수석·보좌관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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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아 '코로나19 남북협력'을 제안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계기로 남북협력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가 남북협력의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라며 "지금으로선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협력과제다"라고 '코로나19 남북협력'을 강조했다.

그밖에도 동해선·경의선 등 남북 간 철도 연결과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남북 공동 유해발굴사업 계속 추진,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 상호 방문 등도 다시 남북협력 목록에 올렸다.

"평화의 문 열었지만... 지난 2년 기대와 실망이 반복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판문점선언의 의미를 먼저 짚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은 전쟁없는 평화로 가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의 서막을 열었고, 9.19남북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로 이어져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입시키는 출발점이 되었고,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2월 북미가 하노이 정상회담(2차)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후 북미 간은 물론이고 남북 간의 대화도 오랫동안 중단된 현실을 의식한 듯 '기대와 실망의 반복'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문을 열었지만, 그로부터 지난 2년은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한 기간이었다"라며 "기대와 실망이 반복됐고, 그때마다 인내하며 더딘 발걸음일지언정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기간이었다"라고 지난 2년을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의 실천을 속도내지 못한 것은 결코 우리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라며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협력의 길 찾겠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하지만 여건이 좋아지길 마냥 기다릴 수 없다"라며 "우리는 현실적 제약 요인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끊임없이 실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월 14일 새해 기자회견에서도 "북미 대화만 바라볼 게 아니라 남북관계에서 할 수 있는 협력관계를 최대한 넓히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앞으로 '북미대화 촉진자'로서 역할을 하기보다는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담긴 발언으로 풀이됐다(관련 기사 : 문 대통령, 북미대화 촉진에서 남북협력으로 옮겨가나?).

문 대통령은 "나와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라며 "한반도 운명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열리게 마련이며, 좁은 길도 점차 넓은길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협력의 길을 찾아나서겠다"라며 "코로나19 위기가 남북협력의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지금으로선 (코로나19 남북협력이)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협력과제다"라고 '코로나19 남북협력'을 강조했다.

코로나 안정화 이후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 상호 방문 추진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보낸 '코로나 극복 응원 친서'를 언급했다. 이 친서에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라고 했다(관련 기사 : "남녘 동포들의 건강을 빈다" 김정은, '코로나 극복 응원' 친서).

이를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 생명공동체는 평화공동체로 나아가는 토대가 될 것이다"라며 "코로나19에 공동대처하는 협력에서 시작해서 가축전염병과 접경지역 재해·재난, 그리고 기후환경변화에 공동대응하는 등 생명의 한반도를 위한 남북 교류와 협력이 적극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동해선·경의선 등 남북 간 철도 연결,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한국전 70주년 기념, 남북공동유해발굴사업의 계속 추진,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 상호방문 등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할 남북협력사업으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라며 "판문점선언의 기본정신도 연대와 협력이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본가치이기도 하다"라며 "남북이 함께 코로나 극복과 판문점선언 이행에 속도를 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며 상생발전하는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열어 나가길 기대한다"라고 향후 남북협력에 대한 희망을 거듭 피력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가운데 판문점선언 2주년과 관련된 메시지 전문이다.

"남북의 정상이 역사적 판문점 선언을 한 지 2년이 되었습니다. 그때의 감동과 기억이 생생합니다.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오가는 장면은 8천만 겨레와 전세계에 벅찬 감동을 주었고, 두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은 전쟁 없는 평화로 가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판문점선언은 9.19 남북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로 이어져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입시키는 출발점이 되었고,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판문점선언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문을 열었지만 그로부터 지난 2년은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한 기간이었습니다.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었고, 그때마다 인내하며 더딘 발걸음일지언정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기간이었습니다.

판문점 선언의 실천을 속도내지 못한 것은 결코 우리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건이 좋아지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현실적인 제약 요인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작은 일이라도 끊임없이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나와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 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겠습니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열리게 마련이며 좁은 길도 점차 넓은 길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습니다. 코로나19의 위기가 남북 협력에 새로운 기회일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협력 과제입니다.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 우리 국민을 위로하며 응원하였고, 나도 이에 화답했습니다. 남과 북은 하나의 생명 공동체입니다. 남북 생명 공동체는 평화 공동체로 나아가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코로나19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협력에서 시작하여 가축 전염병과 접경지역 재해 재난, 또 그리고 기후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등 생명의 한반도를 위한 남북 교류와 협력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남북 간 철도 연결을 위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겠습니다.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바꾸는 원대한 꿈도 남과 북이 함께할 수 있는 사업부터 꾸준하게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와 희망의 지대로 바꾸는데 함께 힘을 모으길 바랍니다.

특히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전쟁을 기념하는 가장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전쟁의 참화를 기억하고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결의를 다지는데 있을 것입니다. 남북 공동의 유해 발굴 사업은 전쟁의 상처를 씻고, 생명과 평화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뜻깊은 사업이므로 계속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들의 상호 방문도 늦지 않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코로나19가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판문점 선언의 기본 정신도 연대와 협력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본 가치이기도 합니다. 남과 북이 함께 코로나 극복과 판문점 선언 이행에 속도를 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며, 상생 발전하는 평화 번영의 한반도를 열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태그:#판문점선언 2주년, #문재인, #코로나19 남북협력, #수석.보좌관회의,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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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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