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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전, 숭실대학교 베어드홀 앞에서 열린 '숭실대학교의 거듭된 성소수자 차별행위 규탄 및 국가인권위 시정권고 촉구 기자회견'의 참가자들.
 28일 오전, 숭실대학교 베어드홀 앞에서 열린 "숭실대학교의 거듭된 성소수자 차별행위 규탄 및 국가인권위 시정권고 촉구 기자회견"의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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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이방인(이하 '이방인')은 28일 오전 숭실대학교 베어드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당국의 거듭된 성소수자 차별에 대한 규탄의 뜻을 밝히면서 숭실대학교의 국가인권위원회 시정권고 수용을 촉구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방인'은 "숭실에 오신 성소수자/비성소수자 모두를 환영합니다"라는 문장을 적은 신입생 환영 현수막을 학내에 게시하기 위해 학교 당국에 현수막 설치 허가를 신청했으나, 숭실대학교 측이 "건학 이념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수막 설치를 불허하면서 성소수자 차별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학교 당국의 통보에 대해 '이방인'은 국가인권위원회에 "현수막 게시 불허 통보는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이므로 시정권고를 내려달라"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이방인'의 진정에 대한 조사를 마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월 22일 차별시정위원회를 개최하여 피진정인인 숭실대학교총장에게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게시물 게재 불허를 중지하고, 표현의 자유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내 게시물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담긴 현수막 게시를 허용하는 것은) 건학 이념에 어긋난다'며 인권위의 시정권고에 대해 '불수용' 입장을 밝혔다.

숭실대학교의 성소수자 차별행위와 그에 대한 인권위의 시정권고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숭실대학교는 동성결혼에 관한 영화를 상영한다는 이유로 학내 인권영화제 개최 허가를 취소해 학교 안팎으로부터 '성적지향을 이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교육시설 사용을 배제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영화제 허가 취소에 대해 제기된 진정 사건에 대해 성소수자 관련 행사의 개최 시 숭실대학교 내 교육시설의 이용을 배제한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판단하고, 향후 성적 지향을 이유로 숭실대학교 내 시설 대관 등을 불허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숭실대학교는 '성소수자 관련 행사에 시설 대관을 허가하는 것은 기독교 정신에 위배된다'며 끝내 불수용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8일 오전, 숭실대학교 베어드홀 앞에서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숭실에 오신 성소수자/비성소수자 모두를 환영합니다!'라는 문장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8일 오전, 숭실대학교 베어드홀 앞에서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숭실에 오신 성소수자/비성소수자 모두를 환영합니다!"라는 문장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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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서는 '기독교적 신념'을 이유로 성소수자 차별행위에 대한 인권위의 시정권고를 불수용한 학교 당국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숭실대학교 성소수자 재학생 A 씨는 "신입생 환영 현수막 게시 불허와 관련하여 학교 측은 '기독교 정신에 위배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 필수교양과목 중 하나인 '현대인과 성서' 수업에서는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기 때문에 존중해야 하는 존엄한 존재'라고 가르친다"면서, "기독교 정신이 과연 학교 내 소수자 모임을 배척하고 차별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학교 당국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연대 발언도 궤를 같이했다. 박래전기념사업회 회원 전병찬 씨는 "대학 본부의 기독교적 성격을 이유로 숭실대학교 학생들이 존엄을 지키지 못해서는 안 된다"면서 "숭실대학교는 성소수자 신입생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조차 걸지 못하게 하면서 그들의 존재를 지우고 있지만, 학교 내에는 성소수자 학생은 물론 그들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들은 절대 기독교 정신을 이유로 숨어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인권위의 시정권고를 환영하며 '이방인'의 목소리에 지지를 보낸다"고 연대와 지지의 뜻을 밝혔다.

이어 그는 "숭실대학교 본부가 기독교라는 이름 뒤에 숨지 말고,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이기 바란다"며 인권위 권고에 대한 학교 당국의 전향적 입장을 촉구하는 한편, "숭실대학교 학생들에게는 '이방인'에 대한 지지와 차별 없는 학내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며 성소수자 차별 반대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이종걸 집행위원장은 "숭실대학교 총장에 대한 인권위의 시정권고는 설령 종립대학이라 할지라도 모든 사람의 평등과 존엄을 보장해야 한다는 당연한 원칙을 확인한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면서 "숭실대학교 당국은 극우 개신교계의 선동에 흔들리지 말고 즉각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 순서가 끝나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난 해 '게시 불허' 통보를 받은 신입생 환영 현수막을 함께 들고 성소수자 신입생과 비성소수자 신입생 모두의 입학을 환영하는 의미를 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회를 맡은 '이방인' 회원 권순부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등교도 못한 20학번 새내기 모두에게 환대와 용기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퍼포먼스 이후 참가자들은 "성소수자 차별하는 숭실대는 각성하라!", "평등한 학교, 우리가 만들자!"와 같은 구호를 외치고 나서 기자회견을 마쳤다.

한편 숭실대학교 측은 기자회견 당일 오전까지도 입장 언급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하여 학교 당국에 입장을 물었으나 숭실대학교 관계자는 "기존에 밝힌 입장 이외에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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