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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수 주민소환 서명자 명단을 보은군수에게 공개하겠다니요?"

'정상혁 보은군수 주민소환운동본부'(아래 소환본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소환본부는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보은군수의 주민소환 서명부 정보 강탈을 막아달라'는 글을 올렸다.

발단은 지난해 8월이다. 정상혁 보은군수(현 79, 자유한국당)는 이장단 워크숍에서 일본 정부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다. 그의 문제의 발언 요지는 이렇다.
 
"위안부는 한국만 한 게 아니라 중국도 하고 필리핀도 하고 동남아에 다 했다, 보상금을 받은 국가는 한국뿐이다, 한국에 5억 불을 줘 배상했고, 한일 국교 정상화 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일본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사인했으면 지켜야 하는데, 그것을 무효화하고 돈 가져와라 그러면 공인된 약속을 안 지킨다고 그런다, 한국만 아니라며 계속 사과하라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일본사람 생각이다,...일본이 한국 물건 팔아주는 게 두 배 많아 일본 상품 불매하면 우리가 손해를 본다."

특히 당시는 일본의 경제 도발로 반일감정이 악화한 때였다. 논란이 일자 정 군수는 "아베 정권을 잘 알고 규탄하자는 뜻에서 그간의 사례를 설명하고 일본인에게 들은 얘기를 전한 것인데 마치 내 얘기처럼 알려졌다"며 "일부 언론이 앞뒤를 생략하고 보도해 유감"이라고 해명했다. 또 "심려를 끼친 점은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 군수의 해명에도 공분은 이어졌다. 일부 보은군민들을 중심으로 정 군수 퇴진 본부가 꾸려졌고 주민 소환 서명이 시작됐다. 소환 이유도 논란이 된 친일 왜곡 발언 외에 ▲ 재정자립도 전국 꼴찌 ▲ 보여주기 행정(스포츠 파크·훈민정음 공원 조성 등) 등이 추가됐다.

주민 소환 청구 4671명 서명... 빠르면 7월 말 주민소환투표 가능
 
 자신의 집무실에서 1차 사과를 한뒤 파문이 확산되자 출입기자실에서 대국민사과를 한 정상혁 군수. 군 간부들을 발표장에 들러리로 세워 비판을 받기도 했다.
 친일 발언으로 파문이 확산되자 출입기자실에서 대국민사과를 한 정상혁 군수.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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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운동이 시작되자 정 군수를 지지 옹호하는 현수막도 일제히 내걸렸다. 일부 단체들은 정 군수 주민소환 반대 집회를 열었다. 마을 이장이 주민소환 서명부에 서명하지 말라는 방송을 하는가 하면, 한 면장은 서명을 받는 수임인에게 '보은군에서 앞으로 살기 힘들 거다'라는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지난 2월 14일까지 두 달간의 서명 기간 동안 주민소환청구인 4691명이 서명했다. 주민소환투표를 진행하기 위한 서명 요건 4415명을 넘긴 것이다. 소환본부는 이를 보은군 선관위에 제출했다. 서명부 열람과 이의 신청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지만 빠르면 오는 7월 말 또는 8월 초 경 주민소환투표가 가능하다.

지난달 말 기준 보은군의 19살 이상 주민은 2만9465명으로, 이후 투표에서 주민 33.3%(9811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과반이 찬성하면 정 군수는 직을 잃게 된다.

충북선관위, 소환 서명인 이름 공개 결정... "관련법상 공개 불가피"
 
 '정상혁 보은군수 주민소환 추진을 함께한 사람들’이 지난 2월 18일 정상혁 보은군수 주민소환투표 청구서를 보은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장면. ⓒ충북인뉴스 DB
 "0정상혁 보은군수 주민소환 추진을 함께한 사람들"이 지난 2월 18일 정상혁 보은군수 주민소환투표 청구서를 보은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장면.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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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 군수가 지난 2월 말 충북선관위에 주민소환 투표를 청구한 읍·면·별 주민 명단을 정보공개 요청했다. 소환 서명자 명부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충북선관위가 정보공개법심의위원회를 열어 '부분 공개' 결정을 내렸다.

충북 선관위 관계자는 "소환서명부 내용 중 생년월일과 주소는 비공개하지만 서명인 이름과 서명일자 등은 오는 18일 공개하기로 했다"며 "서명인 이름 등은 주민소환법과 주민투표법이 정한 비공개 정보에 해당하지 않아 공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환본부는 "작은 지역에서 서명자 공개는 곧 '블랙리스트'가 되고 '살생부'가 된다"며 "정보공개를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서명자 공개는 주민소환제도의 취지와 목적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자유로운 정치 의사 표현의 자유와 개인권익 침해, 주민소환투표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국회에 대해서는 "위헌의 소지가 있는 서명부 열람 규정을 포함한 주민소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환본부 "서명자 공개는 곧 '블랙리스트'이자 주권 침해"

충북선관위 관계자도 "주민소환제도의 취지를 보면 주민소환법과 주민투표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홍승면 소환본부장은 "만약 정 군수가 요구한 서명자 명단 공개가 결정되면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정보공개금지가처분신청으로 주권침해 행위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11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사람은 1200여 명이다. 이 서명은 내달 6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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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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