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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위해 네 가지를 바꿔봤다.
▲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위해 네 가지를 바꿔봤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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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2월에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회사는 6주 동안 전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하게 했다. 그리고 이태원에서 시작된 재확산을 우려하여 다시 1주일 동안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후로 이렇게 오랜 시간 집에 머물러 본 적은 처음이다. 온 가족이 모든 일상을 집에서 보내면서 평소와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다. 생활이 느슨해지고, 스마트폰 사용이 늘고, 덜 움직이고,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부딪히는 일도 많아졌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걱정이 되면서 생활 방식에도 신경을 쓰게 되었다.   

할 일을 하는 최소한의 시간을 정했다

집에서 일을 하는 어른들이나, 공부하는 아이들이나 직장과 학교에서처럼 지내기는 쉽지 않다. 편안한 장소, 편안한 복장만큼이나 마음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들이 보는 눈이 없으니 자꾸만 마음이 다른 곳으로 빠진다. 신독(愼獨, 자기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고 삼감, 출전 大學(대학))은 나와는 거리가 먼 경지인 것 같다.

돈 받으며 일하는 나도 그런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렇다고 해야 할 일을 안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니 한없이 느슨해지는 마음을 어떻게든 다잡아야 했다. 느슨해지는 것도 전염성이 있는지, 누구 하나가 놀면 다 놀고 싶어진다. 그래서 다 같이 집중하는 시간을 정하기로 했다.

식탁에 노트북을 펼치고 일을 시작한다. 아이들은 거실을 중심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방송으로, 책으로, 스마트폰으로 공부를 한다. 누군가 할 일이 먼저 끝나더라도, 책을 읽으면서 같이 시간을 보내 준다. 물론 쉽지는 않으니, 매일 서로 다짐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현실이다.

"조금만 더 하고 이따 신나게 놀자."

놀 때만큼은 스마트폰보다 보드 게임을 한다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서 일하는 나,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아이들 모두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많이 늘었다. 회사에 있었으면 마주 앉아 상의했을 일도 메신저나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영상으로 만나야 하는 아이들 모습은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같이 웃고 놀면서 만들 추억을 가질 기회를 잃어버린 채, TV와 스마트폰 화면 너머로 어색한 만남만 매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의 건강한 머리와 눈을 위해 놀 때 만큼은 전자기기를 내려놓기로 했다. 집에는 보드 게임이 몇 가지 있었지만, 지난 주말에는 열두 가지 놀이를 할 수 있는 보드 게임 세트를 샀다. 이것저것 하면서 머리, 손, 눈을 움직이고 웃음이 터질 때는 거실 바닥에 구르기도 한다. 

맨손 체조와 산책으로 몸을 움직여 준다

출퇴근을 하지 않으면서, 평소에 얼마나 걷는지를 알게 되었다. 하루에 기본적으로 걸었던 8천~1만 보 정도의 운동을 하지 않으니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느슨해진 마음 때문에 홈트도 자꾸만 거르니 몸이 찌뿌둥하고 뻣뻣해지는 것 같다. 아이들과 맨손 체조를 하기로 했다. 추억의 국민 체조 영상을 찾았다. 오후에 한 번, TV로 틀어 놓고 익숙한 음악에 맞춰 운동을 한다. 택견 체조를 해 봤더니 아이들이 좋아한다. 

재미있는 동작, 무술 같은 동작이 있으니 운동하면서 또 웃게 된다. 저녁이 되면 일부러 외출을 한다. 평소 같으면 차로 갔을 마트도 걷거나 자전거로 간다. 산책 겸 볼일을 보러 가면서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었다. 이렇게라도 최소한의 건강은 지켜가야 할 것 같다.

키우기 쉬운 반려 동물로 

휴일에 아이들과 반려 동물을 한 마리 사 왔다. 손이 덜 가고 사람과 친하다는 레오파드 게코 도마뱀 한 마리가 새 식구가 되었다. 키우는데 필요한 물품도 많지 않아서, 사육 상자, 은신처, 밥그릇, 물그릇, 전기장판, 먹이인 밀웜 정도면 키울 수 있다.

씻겨줄 필요도 없고, 사육 상자 바닥에 신문지나 키친 타월을 깔았다가 배설물이 쌓이면 갈아주면 된다. 키우기 쉬우니 처음이지만 스트레스가 없고, 아이들과 같이 지켜보면서 이야기하고 웃는 일이 많아졌다. 아이들도 먹이와 물을 챙겨 주면서 책임감이라는 감정, 생명의 신비를 알아가는 것 같다. 

세계적인 전염병 확산이라는 큰 일을 겪으면서 달라진 일상에 집은 생활의 모든 것이 되어 버렸다. 그 안에서의 생활에 작은 변화를 주며 세상이 빨리 이 큰 걱정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본다.

태그:#코로나, #코로나19, #집콕생활, #슬기로운, #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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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업을 개발하는 직장인 ●작가, 시민 기자, 기업 웹진 필진 ●음악 프로듀서 ●국비 유학으로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공학박사 ●동경대학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쿄대 스토리"의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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