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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도피안사 전경
 철원 도피안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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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국보 제63호 '철원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과 보물 제223호 '철원 도피안사 삼층석탑'을 보호하고 있는 철원 도피안사를 방문해 문화재 취재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급작스러운 비로 촬영을 접으려던 차, 팔을 부여잡고 있는 시민 A씨(여, 60대)와 그를 부축하고 있는 보호자 B씨(여, 50대)를 만날 수 있었다.

보호자 B씨는 "A씨가 삼성각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다가 뒤로 미끄러져 팔이 뒤로 젖혀졌다. 이로 인해 팔 근육이 다친 상황으로 전문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계단이 원래부터 불안정하기도 했는데 비까지 와서 더 위험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장을 가보시면 알겠지만 삼성각으로 오르는 계단통로는 매우 좁고 군데군데 깨져있다. 거기다가 곳곳에 기와까지 떨어져 있었다. 하루빨리 수리하지 않으면 A씨와 같은 피해자가 또 나올 수 있어서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상황을 들은 뒤 직접 도피안사 삼성각으로 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제보를 들은 것보다 상황은 더 심각했다. 땅에 박힌 돌계단이 아니라 타일처럼 계단을 맞춘 형태로, 손으로 만져보니 쉽게 들렸다. 
 
파손이 심한 삼성각으로 향하는 계단
 파손이 심한 삼성각으로 향하는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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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발뒤꿈치가 닿는 계단 끝부분이 깨져서 조각나 있었고, 주변 환경도 정돈이 안 된 채로 매우 어수선했다. 평소에도 위험한 길에 비까지 오니 더 악화되었고, 결국 방문객의 사고로까지 이어졌다.

도피안사 현장의 문제는 삼성각 계단만이 아니었다. 지난 2월, 전각의 기와가 흘러내리고 있어서 신도들이 다칠 위험이 있다는 도피안사 도견스님의 제보를 받은 바 있다. 철원군청은 2월 중순에 현장을 방문해 수리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돌아갔으나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와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철원군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업무가 뒤로 밀린 상태다. 도피안사 기와 상태가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 상황이 진정되면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피안사 해우소
 도피안사 해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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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내에 단 하나밖에 없는 해우소의 상황도 좋지 않다. 규모도 작았으며, 성별을 구별하는 것은 내부의 얇은 판자 하나뿐이었다. 이것도 튼튼하지 않고 높이도 낮아서 성인이 제자리에서 살짝 곧추서면 건너편이 보일 정도로 취약하다.

문화재를 보러 방문한 사람들은 그 자체뿐만 아니라 주변의 환경도 함께 둘러본다. 주변 환경이 이처럼 열악하다면, 위에서 발생한 사고 사례처럼 큰 봉변을 당할 가능성도 높다. 코로나 19는 핑계일 뿐. 근본적으로 문화재와 주변 환경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CPN문화재TV에도 실립니다.


태그:#도피안사, #문화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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