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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청주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제자 신체에 입을 맞추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충북여중 퇴직 교사 김아무개씨에게 징역 3년과 법정구속을 선고했다. 마사지 기구를 이용해 학생들을 성희롱한 혐의로 재판받은 또 다른 교사 노아무개씨에게는 벌금 300만 원과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을 선고했다.

두 교사는 양형에 불복해 항소했다. 28일 이들에 대한 대전고등법원 청주원외재판부의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다. 재판 전 원외재판부가 소재한 청주지법 앞에서는 2심 재판부에 원심 유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성폭력 피해생존자들과 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청주지부추진모임(아래 아수나로), 충북교육연대,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충북여성연대 등이 참여했다.

재판부에는 '엄중처벌', 교육청에는 '재발방지책' 요구

기자회견 발언에 나선 송민재 아수나로 회원은 "스쿨미투 운동을 했던 청소년 말에 의하면 언론에 보도된 것은 정말 일부일 뿐이라고 한다. 학내 성폭력은 일상적으로 벌어져왔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이러한 성폭력을 은폐하고 교육청은 방관한다. 부모님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아 입시에 방해가 될까봐 스쿨미투 운동을 멈추도록 종용한다"라고 교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학생들의 현실을 설명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아수나로청주지부추진모임 송민재 회원 ⓒ충북인뉴스 계희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아수나로청주지부추진모임 송민재 회원 ⓒ충북인뉴스 계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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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성폭력에 맞서 재판에 서고 있는 충북여중 재학생과 졸업생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피해생존자들은 친구들과 후배들이 조금 더 안전하고 평등한 학교에 다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재판에 임하고 있다"며 "재판부는 성폭력 없는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청소년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여성연대 김태윤 상임대표는 성폭력 피해 지원에 관한 교육부 가이드라인이 있음에도 방관적 태도로 일관하는 충북교육청을 규탄했다. 김 대표는 충북여중과 충주여고 교사들의 성폭력 형사 재판에 학생 개개인이 홀로 서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교육청은 재발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는커녕 가해교사들의 2차 가해행위를 방관했다"고 비판했다.
 
 충북여성연대 김태윤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 대표 오른쪽은 충북교육연대 홍성학 상임대표  ⓒ충북인뉴스 계희수
 충북여성연대 김태윤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 대표 오른쪽은 충북교육연대 홍성학 상임대표  ⓒ충북인뉴스 계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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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연대 홍성학 상임대표는 "학교를 안전한 공간으로, 정의로운 공간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피해생존자들의 저항이 헛되지 않도록 재판부는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역사회에 도움을 요청한 피해생존자의 손을 맞잡고 그가 감당해야 할 민형사 소송지원금을 모으고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을 결성했다"며 "충북여중 판결을 발판삼아 학교, 교사, 교육청이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피해생존자들과 연대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기자회견을 마친 단체는 1천 여 명의 처벌 촉구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충북인뉴스 계희수
 28일 기자회견을 마친 단체는 1천 여 명의 처벌 촉구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충북인뉴스 계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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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법원 민원실에 방문해 시민 1천여 명이 작성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후 항소심 공판이 열린 223호 법정으로 향해 재판을 지켜봤다.

"교단 복귀 원해" 변론에 방청석 '웅성웅성'

수감복을 입은 김씨가 푸른색 마스크를 쓰고 법정에 들어서자 방청석이 술렁였다. 정장을 입고 출석한 노씨는 가득 찬 방청석을 둘러봤다. 검찰은 2심 재판부에 1심 양형의 타당성을 설명하며 피고인들의 항소 기각을 요청했다.

김씨 측은 항소심 재판부에 추가적인 증거를 신청하거나 조사 요구를 하지 않았다. 대신 김씨의 변호인단은 "김OO 피고인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 피해자들과 합의를 시도하고 있는데 당장은 쉽지 않을 거 같다"며 재판부에 합의를 위한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28일 기자회견을 마친 단체는 1천 여 명의 처벌 촉구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충북인뉴스 계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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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선고 당일까지 일관되게 성폭력 사실을 부인한 김씨는 선고 직후 태도를 바꿔 피해생존자들에게 사과와 합의 의사를 지속적으로 전해왔다. 그러나 생존자들은 김 씨의 감형을 원치 않아 이 같은 요청을 거절하고 있다.

한편 정년이 10여 년 남은 노씨는 변론에서 교단 복귀 의지를 피력했다. 노씨의 변호인은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했다"며 "피고인이 우울증으로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자지 못하는 처지라 정신이 안 좋은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18년 간 교사생활을 했는데 이 사건으로 교직생활을 못 할 상황에 처했다. 교사생활을 계속 이어나가게 해 달라"고 취업제한 3년을 선고한 재판부에 선처를 구했다.

변론이 끝나자 방청석이 웅성거렸다. "미쳤나봐", "저런 상태로 선생을 한다고?"라는 말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계속되자 판사가 "조용히 해달라"며 제지했다.

이어 노씨도 재판부에 "조선시대 가부장적인 유교문화에 젖어서 계속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다"라며 "이번기회에 완전 깨우치고 남녀가 똑같이 평등한 교육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노씨는 "비행 청소년들을 혼내기만 했었는데 내가 비위를 저질러보니 그 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겪어봤으니 그들을 따듯하게 이해하며 상담해주고 싶다"고 교직 복귀에 대한 희망의 뜻을 내비쳤다.
 
 28일 기자회견을 마친 단체는 1천 여 명의 처벌 촉구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충북인뉴스 계희수
 28일 기자회견을 마친 단체는 1천 여 명의 처벌 촉구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충북인뉴스 계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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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여중 스쿨미투 운동을 주도한 피해생존자 A씨는 이날 단체들과 전 과정을 함께 했다. A씨는 "합의를 통해 교사의 형량이 깎이는 걸 바라지 않는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면서 "2심 판결 결과가 제대로 나와야 재학 중인 학생들의 일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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