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내가 사는 부천시는 평생학습도시다. 2003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이후로 시스템이 잘 갖춰진 기초지자체로 자부하고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평생학습센터와 2개의 시민학습원, 10개 광역동의 학습 광장이 만들어지고 있고, 73개의 시민 학습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부천시 지역사회교육운동에 이제 나도 참여하게 되었다.

시에서 여러 가지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1년간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며 알고 있었다. 다만 정확한 체계와 운영 시스템까지는 알 수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그럼에도 부천시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활동가로 참여하려면 필수 과정이라고 해서 무작정 덤빈 상황에 가까웠다.
 
평생학습활동가 양성과정 강의 화면  평생학습활동가 양성과정 강의 화면
▲ 평생학습활동가 양성과정 강의 화면  평생학습활동가 양성과정 강의 화면
ⓒ 장순심

관련사진보기

 
1월에 신청한 평생학습 활동가 양성 과정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애초에 2월에 시작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3월로 다시 4월로, 또 6월로 미뤄졌던 것이었다. 

드디어 강의가 시작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제 시작이구나 싶었는데, 다시 문자 알림이 왔고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과정이 시작되기 하루 전 온라인 교육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사전 리허설도 진행된다고 했다.

총 4주, 8회 차의 온라인 강의를 잘 마칠 수 있을까. 우선, 간신히 검색 기능만 남아있는 컴퓨터의 상태를 확인하고 나니 다른 컴퓨터를 수배해야 했다. 일단 휴대폰으로 보내 준 설명대로 앱을 깔고 실행을 해 보았다.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영상이 뜨는 것까지는 같이 시작하게 된 지인들과 시험 운영을 통해 확인했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화면이 작아 강의 내용이 뜬다면 보이기는 할까 시작도 전에 걱정만 커졌다.

드디어 온라인 리허설. 담당자가 보이고 소리가 들렸다. 강의를 맡아 주관하시는 분은 주고받는 쌍방향 수업을 위한 기호를 알려주셨다. 알았으면 OK 사인으로 손 머리 하트를, 질문 있으면 카메라 화면에 손바닥을 갖다 대라고 하셨다. 어색한 36명의 학습자가 모여서 하라는 대로 잘 따라 하는 모양이었다.

컴퓨터가 아니라서 학습자 전원이 한 화면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중간중간에 궁금증이 있었지만 하고 싶은 질문을 다른 학습자들이 해서 해결이 되었다. 역시 질문이 많아야 배움이 많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인 듯했다.

강의의 마지막 8차시는 발표수업이라고 했다. 그것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안내를 받았다. 사다리 타기 프로그램으로 발표 순서를 정하고, 동영상이나 ppt도 보여주며 발표할 수도 있다고. 아직은 시작도 안 했으니 먼 일이긴 했다. 걱정도 있지만 덤벼보자고 혼자 파이팅을 외쳤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는데, 직접 온라인 수업을 경험하니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1시까지의 강의, 신문물을 접하는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리허설까지 해서 단 세 번의 온라인 수업 경험이지만, 온라인 수업의 한계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잠깐 주의력이 흐트러지면 강의 내용을 그대로 놓치고 말았다. 강의하시는 분이 작은 화면에 나타나는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일일이 점검하며 수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온라인 강의의 속도는 오프라인보다 빠르게 느껴졌다. 화면에 띄운 내용이나 말을 미처 메모할 겨를 없이 다음으로 넘어가 버렸다. 36명의 낯선 학습자들 사이에서 모르는 채로 아쉬운 마음과 의문을 품고 수업의 흐름을 억지로 따라갈 수밖에.  

온라인 수업을 이미 경험한 학생들도 그러지 않을까 싶었다. 오프라인 학습에서는 나름 모범생의 태도를 자처하는 나도 온라인 수업에서는 슬그머니 뒤로 빠지는 모양새를 취했고, 부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과정이 끝나기 전에 오프라인으로 집합 수업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온라인 수업을 하는 중에도 놓지 않고 있었다.
 
평생학습활동가 지원서에 각자가 적은 각오 평생학습활동가 지원서에 각자가 적은 각오
▲ 평생학습활동가 지원서에 각자가 적은 각오 평생학습활동가 지원서에 각자가 적은 각오
ⓒ 장순심

관련사진보기

 
첫날 강의에서 강의를 진행하시는 분은 수업 말미에 신청서에 적었던 각자의 각오들을 모아 화면에 띄워주셨다. '배움엔 나이가 없다, 경력단절에서 사회 진출 통로, 평생학습 정책의 수혜자에서 공급자로, 인간의 전 생애에 대한 관심, 새로운 도전' 등등의 말들이 적혀 있었다. 그만큼 이 과정은 모두에게 중요한 학습이었다. 처음의 이런 각오들이 온라인 강의의 불편으로 인해 희석되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코로나 시대의 꿀팁도 전수해주셨다. 앱을 실행한 김에  멀리 떨어진 가족들을 초대해서 화상으로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그렇게 꼭 해보시라고 거듭 권하기도 했다. 아직 시도는 하지 않았지만 화상 통화와는 다르게 여기저기 떨어진 많은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도 같았다.

위기가 기회가 된다는 말은 최근 우리나라의 상황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공부도 하고 이런저런 신문물도 접하고 여러 가족들이 머리를 맞대고 모일 수 있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이번 온라인 강의를 통해 영접하는 중이다.

평생교육이라는 말이 이제는 낯설지도 않다. 뭐든 배워야 힘이 생긴다. 세상을 살아나가는 힘이든, 세상에 뛰어 들 힘이든, 어떤 힘이든지 키워야 한다. 그래야 도태되지 않고 자라나는 세대와 차이를 덜 느끼며 소통할 수 있을 테니. 그래야 세상을 품고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테니.

초중고 시절엔 그때만 지나면 다시는 책을 보지 않을 줄 알았다. 대학, 대학원을 거치며 다시는 머리 터지는 공부는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끊임없이 문학을 탐구했다. 화법과 문법을, 다양한 문학작품을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했다.

직장을 그만둘 때만 해도 이제 이 짓을 그만해도 되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여전히 독서를 하고 있고 작가의 생각과 텍스트 너머를 읽으려 하고 정리도 한다. 이제 공부는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배움을 만나고 있다. 잠깐 공부하면 그만인 세상은 지난 것 같다. 날마다 내일의 나를 꿈꾼다. 그렇게 삶의 영역을 확장하려고 노력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책과 영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씁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