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래시퍼드의 공개 서한으로 영국 정부의 결식아동 무료 급식 중단 철회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마커스 래시퍼드의 공개 서한으로 영국 정부의 결식아동 무료 급식 중단 철회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잉글랜드 축구대표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23)가 영국 정부의 결식아동 무료 급식 정책을 바꿔놓았다.

BBC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 영국 정부는 여름 방학 기간에 결식아동 무료 급식 지원을 중단키로 했던 결정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영국의 모든 결식아동이 여름 방학에도 끼니를 걱정하지 않게 됐다.

영국 정부가 결정을 바꾸게 된 배경에는 래시포드가 최근 영국 의회에 보낸 공개 서한이 커다란 역할을 했다. 

래시포드는 서한에서 "2020년 영국에서 누구보다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을 돌봐줘야 한다"라며 "가장 취약한 결식아동의 생명을 보호하는것이야 말로 영국에서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도 어렸을 때 결식아동이었다"라며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나 보잘것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의 도움 덕분에 축구 선수가 되고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선발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식도 코로나19처럼 영국 전역에 바이러스처럼 퍼져 있으며,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다음 세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정치적 논의가 아닌 인류에 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래시포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영국이 사회 봉쇄령을 내리자 6월 말까지 취약계층 300만 명을 위한 식사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뒤, 지난 12일(한국시간) "지원을 위한 재정적 목표에 도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래시포드의 서한을 계기로 무료 급식을 연장해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히 퍼졌고, 영국 정부는 1억2000만 파운드(약 184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여름 방학에도 결식아동에게 무료 급식을 지원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빈곤 해결을 위한 래시포드의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래시포드도 "우리가 함께하기에 이뤄낼 수 있는 일"이라며 "이것이 바로 2020년의 영국"이라고 화답했다.

래시포드의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우리의 영웅"이라며 "그가 자랑스럽다"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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