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와인스타인과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합의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하비 와인스타인과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합의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전 세계적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를 촉발한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피해 여성들과 합의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일(한국시각) 와인스타인 집단소송을 담당하는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과 집단소송을 담당한 엘리자베스 A. 페건 변호사는 와인스타인이 1천900만 달러(약 228억 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합의 내용을 승인하면 피해 여성들은 각각 7500~ 75만 달러(약 900만~9억 원)의 합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제임스 검찰총장은 "모든 학대와 위협, 차별을 당했던 생존자들이 마침내 일정한 정의를 얻어냈다"라며 "이번 합의는 직장 상사의 성폭력과 위협, 보복을 경험한 모든 여성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페건 변호사는 "미투 운동을 벌이고, 보복이 두려워 앞으로 나서지 못했던 이들을 대신해 정의를 요구한 피해자들이 수년간 노력해 얻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와인스타인은 <펄프 픽션>, <굿 윌 헌팅>, <셰익스피어 인 러브> 등을 만든 제작한 할리우드의 거물이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언론 보도를 통해 30년 전부터 자신의 막강한 영향력을 앞세워 90명이 넘는 여배우나 여성 스태프들에게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터져 나왔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에서 여성들이 성폭행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가 확산됐고, 와인스틴은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해고되고 이후 회사에서 해고되고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자격도 박탈당하는 등 할리우드에서 완전히 퇴출당했다.

지난 3월 와인스타인은 뉴욕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며 징역 23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올해 67세라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종신형에 가깝다는 평가다. 

와인스타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 여성이자 이번 집단 소송에 참여한 루이엣 가이스는 "이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액수는 없지만, 오늘 우리가 이뤄낸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피해 여성의 더글러스 위그도 변호사는 "와인스타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도록 한 합의"라며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뉴욕 검찰총장이 이런 불공평한 합의를 높이 평가한 것에 놀랐다"라며 "피해자들을 위해 법정에서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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