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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와 청주시 현도면 주민, 상생의 길은 없나 ②

대전시 쓰레기 관련 기피시설이 대전시 유성구 금고동으로 밀집되면서 금고동과 맞닿아 있는 청주시 현도면 중척리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0년 이상 악취와 소음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지만 대전시는 물론 청주시에서도 어떠한 보상이나 대책은 없었다며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분노한다. 주민들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리고 청주시에는 적극행정을, 대전시에는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현도면 중척3리 주민들은 "기피시설을 중척리 인근으로 이전하는 대전시보다 이를 방관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한범덕(청주시장)과 이시종(충북도지사)이 더 밉다"며 청주시와 충북도를 향해 수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대전시 쓰레기 기피시설과 관련, 현도면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와 갈등해소 방안을 두 번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 말

 
 현도면 주민과 17개 직능단체장들은 지난 6월 12일 현도면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주민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현도면 주민과 17개 직능단체장들은 지난 6월 12일 현도면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주민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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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피시설을 두고 지자체간 또는 지역 간에 벌어지는 갈등은 흔하면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꼽힌다. 지역이기주의로 비춰지는 지역 간 갈등은 공무원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충북 음성군과 경기 이천시 사례는 지역 간 갈등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음성군과 이천시는 지난 2015년부터 '가축분뇨 및 음식물 공공처리시설(가축분뇨시설)' 설치를 두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음성군이 이천시와 경계지점인 감곡면 원당리 348번지 일원에 가축분뇨시설을 설치하려고 하자 이천시 주민들은 결사반대했다. 가축분뇨시설은 음성군 감곡면 원당 2리보다 이천시 율면 총곡2리와 더 가까워 정작 피해를 보는 사람은 이천시 주민이라며 음성군 주민과 동등한 보상을 요구했다. 더욱이 이천시 주민들은 음성군이 사전협의나 적절한 보상이 없었다며 분노했다.

이천시 율면 총곡2리 주민들은 "음성군이 사전협의나 동의도 없이 우리 집 앞에 화장실을 짓는데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느냐"며 "음성군 사업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지난한 과정이 이어졌고 음성군은 결국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중재요청을 했다. 5년이 지난 현재도 양 지자체는 조정 중에 있고 가축분뇨시설은 착공도 못했다. 더욱이 양 지역 주민들은 이로 인해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그렇다면 기피시설 설립을 두고 일어나는 갈등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서원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이헌석 교수
 서원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이헌석 교수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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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조언한다. 서원대학교 이헌석 교수는 "쓰레기 매립장과 같은 시설은 사실 지역 간 갈등에 있어서 비교적 수월한 문제다. 쓰레기 처리기술이 발달하면서 오염 피해가 과거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다만 기초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의 참여와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처리가 전제돼야 한다"며 "그것이 전제된다면 오히려 협력의 기회, 상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의사를 먼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단일한 창구가 필요하고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 상생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의 적극행정이 행복한 시민 만든다

이헌석 교수 말을 전제로 한다면 적극행정이라는 측면에서 청주시와 대전시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우선 청주시는 현도면 주민들이 대전시로부터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20년 이상 방치했다. 청주시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청주시가 개입해 주민들이 참여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대전시 제1매립장이 조성된 1996년 당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폐촉법)' 제 20조에 따르면 폐기물처리 시설 영향지역은 폐기물매립시설 부지 경계선으로부터 2㎞ 이내다. 현도면 중척리(중척1, 2리는 일부)는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폐촉법에 타 지자체 영향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또 대전녹색환경지원센터가 작성한 주변환경 영향조사서에도 현도면은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전시 공무원들은 타 지자체 주민들 피해까지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이는 청주시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청주시 한 관계자는 "1996년 당시에는 폐촉법에 인접 지자체 지원에 관한 사항이 없었다. 주민지원은 폐촉법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지원에서 현도면이 빠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1999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1999년 2월 8일 개정된 폐촉법 부칙 '인접 지방자치단체 장과의 입지협의에 관한 경과조치'는 폐기물시설 설치와 관련해서 인근 지자체들끼리 협의가 없었어도 협의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다. 

2004년 2월 9일 개정된 폐촉법 부칙 '기존 폐기물처리시설의 주변영향지역의 주민에 대한 지원 등에 관한 특례'는 인근 지자체 주민 지원 내용이 더욱 명확하다. 환경부 한 관계자는 "폐기물 시설 2㎞ 안에 있는 주민들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물론 2㎞ 안에 든다고 해서 무조건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니다. 주변환경 영향조사서에 포함이 되어야 하고 주민지원협의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그 과정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어려움은 예상되지만, 2004년 이후부터는 현도면도 대전시로부터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근거가 마련됐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주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청주시 관계자는 "당시 부칙이 생기면서 그동안 받지 못했던 보상금을 소급 받으려고 했었지만 대전시 제1매립장은 이미 승인이 나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어려웠다"며 "현도면 주민들도 별다른 의견은 없었다. 2018년도에 민원이 조금 제기됐었고 본격적인 민원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홀했던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20여 년 전 구리시 공무원 모범사례 아직도 회자돼"
 
 경기도 구리시 자원회수시설 홈페이지 캡처
 경기도 구리시 자원회수시설 홈페이지 캡처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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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석 교수는 해당 지자체 공무원들의 적극행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경기도 구리시가 2000년대 초반 추진한 소각장 건립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당시 구리시는 남양주시와 협약을 체결하고 구리시에는 소각장을, 남양주시에는 매립장을 각각 건설하기로 약속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당시 구리시 공무원들은 소각장이 건립될 지역 주민을 일대일로 만나 꾸준히 설득작업을 했다.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민주도형 공청회를 여러 차례 개최했고 신뢰가 형성된 가운데 합의점을 이끌어냈다. 이 교수는 "당시 구리시 공무원들을 봤을 때 정말 감동했었다. 시민의 입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을 했다. 모범적인 공무원의 표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리시 소각장 건립은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한 우수사례로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반면 이러한 과정이 부족한 남양주시는 매립장 건립과 관련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10여 년 동안 난항을 겪었다.

20여 년간 제목소리 못낸 현도면 주민도 역량 키워야

현도면 갈등해소를 위한 또 다른 방안은 현도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처리와 더불어 주민들의 역량 또한 강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 가장 많은 피해를 본다는 현도면 중척3리 주민들은 20여 년 동안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하지 않은 채 살아왔다. 주민 대부분이 70~80대 고령이고 인구 자체가 적은 현도면의 경우에는 청주시와 대전시가 인정하는 외부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유명무실한 '충북도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조례'는 많은 아쉬움을 준다. 이 조례는 2007년 광역자치단체 중 충북도가 제일 먼저 제정됐지만 현재까지 위원회 등이 구성되지 않았고 활동 또한 없는 상태다. 이 교수는 "이 조례를 근거해 갈등관리심의위원회가 구성됐다면 현도면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재 현도면 갈등은 공무원들의 적극행정과 주민들의 참여, 독립적인 외부기관의 중재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헌석 교수는 "쓰레기 관련 시설은 공익적인 시설이니까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대화를 하면서 주민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율하고 이를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또 청주시와 대전시에서 인정을 받는 단체가 이를 중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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