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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새롭고 뭔가 특별해 보이는 중식집의 이색냉면이다.
 전혀 새롭고 뭔가 특별해 보이는 중식집의 이색냉면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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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새롭다. 뭔가 특별해 보인다. 여수 선원동의 어느 한적한 뒷골목에 위치한 중식집에서 찾아낸 냉면 한 그릇이다.

이 집은 여수 지역민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진 중식 맛집이다.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남도 사람들은 물론 관광객들까지 찾아와 줄을 서는 집이다. 하지만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냉면 전문점도 아닌데 별거 있겠어?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사실 입소문 듣고 찾아간 맛집에서 실망하는 경우도 많지 않나. 음식이 다 그저 그렇고 그런데다 대부분 기대치에 못 미쳤다. 특히 남도의 게미와 정성을 기대하기는 더 더욱 어려웠다. 그런데 여긴 달랐다.
 
여수 짬뽕집으로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여수 짬뽕집으로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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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냉면을 선보인 이곳 쉐프는 중식 19년 경력이다. 그는 8년 전 인천에서 여수로 내려왔다. 그의 가게가 있는 이곳은 여수에서도 비교적 한산한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이곳 여수 짬뽕집으로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골목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식사 시간이면 긴 줄이 이어진다. 주인 입장에서야 손님이 많이 들면 좋겠지만 손님입장에서는 썩 반가운 일이 아니다. 줄을 서서 먹으면 음식이 더 맛있기는 하지만 이는 약간의 시장기와 음식에 대한 상상과 기대심리 때문이다. 

이날 먹을 음식은 여수 짬뽕집의 시원한 냉면이다. 옛 속담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압도하는 비주얼 때문인지 몰라도 맛 또한 괜찮다. 냉면 한 그릇에 8천원으로 가성비도 좋다.

김일용 대표(40)의 이 집 냉면 자랑이다. 그는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중식 퓨전냉면이라고 했다.

"중식에서 이것저것 접목했습니다. 초계국수와 중국식 산동냉면의 장점을 살린 저희 집만의 퓨전냉면입니다."

면은 초록색이다. 초록 빛깔을 내는 식재료는 여수의 특산품인 방풍나물을 건조한 분말을 사용했다.
 
초록 빛깔을 내는 면발에는 여수 특산품인 방풍나물을 건조한 분말을 사용했다.
 초록 빛깔을 내는 면발에는 여수 특산품인 방풍나물을 건조한 분말을 사용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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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하다. 초록 면발에 살얼음 육수가 가득하다. 내용물을 살펴보니 오징어, 해파리, 새우, 편육 등이 보인다. 오이채와 계란 반쪽 새싹을 고명으로 올렸다. 마지막에 새우튀김으로 포인트를 줬다. 냉면 육수는 기본 사골육수에 또 다른 이 집만의 비법을 가미했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눈 깜짝할 새 냉면 그릇을 비워낸다. 함께한 일행들의 반응이 괜찮다. 처음 접한 맛인데도 말이다. 정성이 조금 더해지면 올 여름을 강타할 듯하다. 시원한 냉면을 물만두와 같이 먹으니 썩 잘 어울린다.

날마다 치솟는 고물가 속에서 단돈 몇 천원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는 어려울 터. 하지만 고객들이 음식 값을 치르면서 돈이 아깝지 않다고 느낀다면 이는 분명 맛있는 음식이다. 오늘 맛본 여수 짬뽕집의 냉면 한 그릇이 그렇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태그:#여수 짬뽕집, #냉면, #산동냉면, #맛돌이,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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