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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위에 불려나온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나와, 고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 및 인권침해 사실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문체위에 불려나온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나와, 고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 및 인권침해 사실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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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사퇴하지 않나?"

현 대한택견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이자 체육시민연대·문화연대 회원으로 활동 중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이 9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진상규명 및 스포츠 폭력근절,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국회 긴급토론회에 참여해 참석자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안 소장은 "지난해 조재범 성폭력 사건 이후 국민들의 사퇴 요구에도 이 회장은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말로 버텼다"면서 "고 최숙현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가혹행위를 신고한 시점이 4월 8일이다. 그동안 이기흥 회장은 무슨 조치를 했냐"라고 지적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고 최숙현 선수의 발인 다음날인 지난 6월 30일 강원도 춘천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협회 주최 자선골프 행사에 참여해 논란을 빚었다. 

발제자로 참여한 허정훈 중앙대 교수(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안 소장의 지적에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있다. 여기 선수 출신 임(오경) 의원도 계시는데, 국민들 믿고 (이기흥 회장에게) '이 정도 됐으면 물러나'라고 '그 물러남으로 인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지라'라고 말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요청했다.

이날 긴급토론회는 정용철 서강대 교수(문화연대 공동집행위원장), 허정훈 중앙대 교수(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연구원 등이 발제자로 나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사회는 전 스포츠혁신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문경란 스포츠인권연구소 대표가 맡았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박정, 김승원, 유정주, 임오경, 전용기 의원 등이 참석해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 중간에 이탈 없이 경청했다.

"올림픽 메달 100개보다 선수생명이 중요하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1소회의시렝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진상규명 및 스포츠 폭력근절,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진상규명 및 스포츠 폭력근절,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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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제자로 나선 정용철 서강대 교수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지난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고개를 숙이던 체육계 수장은 여전히 건재하다"면서 "엘리트체육계는 변화의 요구를 받으면 고슴도치가 된다. 스포츠혁신위원회의 일곱 차례에 걸친 권고도 엘리트체육계는 반대하고 판판히 저항하고 반대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올림픽 나가서 딴 금메달 100개 보다 한 선수의 목숨이 중하다"면서 "도쿄올림픽 메달을 안 따도 좋으니 대한민국 엘리트체육을 그라운드제로(새로 출발하는 자리)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허정훈 중앙대 교수는 '한국 실업스포츠 선수들의 인권 실태'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실시한 실업팀 직장운동선수 인권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허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실업팀 선수 1251명 중 신체폭력 경험사례는 총 326건, 전체 응답자 중 26.1%에 달했다. 이중 일 년에 1~2회 신체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선수들은 45.6%였으며, 한 달에 1~2회라고 밝힌 이들도 29.1%에 달했다. 일주일에 1~2회라고 답한 선수들은 17%였으며 8.2%의 선수들은 '매일 폭행을 당했다'라고 밝혔다.
 
 허정훈 중앙대 교수(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
 허정훈 중앙대 교수(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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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교수는 "연습장과 합숙소 또는 기숙사 등 모든 공간에서 폭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신체폭력을 당한 후 6.6%만이 적극적 대처를 했다. 67%의 선수들이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폭력을 당한 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이유는 '상대방이 불이익을 줄까 걱정됐다'는 것이다. 그 다음이 '보복이 무서워서'라고 답했다. '신고로 인해 팀 해체가 우려돼 신고하기가 쉽지 않다'고 답변한 선수도 있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국가대표 체조팀 팀닥터 성폭력 사례를 들며 "이 사건으로 스티브 페니 전미체조협회장은 체포됐다. 선수 성학대 혐의를 감추려한 혐의로 미 법무부는 전미체조협회와 미국 올림픽위원회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함 위원은 "하지만 대한민국 체육계는 선수들이 성적으로, 신체적으로 학대 당하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렀는데도 이를 방조하고 침묵으로 은폐했다"면서 "선수를 보호해야할 책임 있는 기관과 조직이 책임을 지지 않았다. 대한체육회장은 그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6일 문화연대 및 스포츠인권연구소, 젊은빙상인연대, 체육시민연대 등 '고 최숙현 선수의 마지막 요청에 답하기 위해 모인 단체 일동'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독립성과 전문성, 신뢰성, 책임성이 보장되는 진상조사단 구성,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의 즉각적인 사퇴, 스포츠혁신위의 권고사항 이행" 등을 요구하며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이날 긴급토론회 현장에는 코치로부터 폭행 피해를 당한 피겨 유망주 어머니 최아무개씨가 나와 "최숙현 선수가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 국가대표 선수생활을 맞바꾸면서까지 왜 그런 극한 선택을 했는지 너무 잘 알아서 용기를 냈다"면서 체육계에서 이뤄진 폭행사건에 대해 증언했다.

9살 피겨 유망주를 딸로 둔 최씨는 "아이가 피겨 코치에게 폭행을 당하고, 폭언을 들어 경찰서에 신고했지만 '벌금 20∼30만원에 그칠 것이다'라는 말만 들었다"면서 "피해자 어머니 4명이 모여서 진정을 냈지만 1년 자격 정지만 나왔다. 하지만 징계를 받은 지도자는 재심을 신청했다. 그 사이 피해자 증언이 더 나왔고, 해당 지도자의 자격 정지 기간이 3년으로 늘었다"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아이보다 더 심각한)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고소를 진행했고 언론사, 문체부, 시청 등 탄원서와 진정서를 넣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지만 어느 한 곳 발 벗고 도와주는 데가 없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다른 피해자 어머니가 아이스링크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그 코치의 모습을 봤다"면서 "이를 빙상연맹에 항의했지만 연맹은 '개인 레슨까지는 막을 수 없다. 공식 대회 코치석에 앉는 것만 막을 수 있다'고 답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운동하는게 말이 되나. 나도 최 선수처럼 죽고 싶었다. 이것이 체육계의 현실"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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