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현재 우리나라의 대법관은 단 14명에 불과하다. 이 14명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면 고작 12명뿐이다. 반면, 독일의 경우 대법관 수는 총 300명을 넘고, 이탈리아는 약 250명,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최고법원의 법관도 각 100명을 상회하고 있다.

모든 국민의 운명을 가름 짓는 최종심을 이 12명이 책임진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난센스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대법관 수를 소수로 유지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대법관을 소수화함으로써 대법관의 권위와 특권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또 과거 외무고시 역시 적은 수를 선발하여 고위 외교관의 귀족화와 특권화를 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구 천 명당 의사 수는 OECD 국가 평균이 3.2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의사는 천 명 당 1.8명에 불과하다. 2008년 우리나라 변호사 수는 9,647명으로서 인구 5천 명 당 1인 수준이다. 영국과 독일의 1/10 수준이며 미국에 비하면 겨우 1/20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우리나라 법관 정원은 2013년 10월 말 현재 2,739명으로서 인구 10만 명당 5.37명에 지나지 않는다. 유럽의 경우, 모나코의 54.5명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와 유사한 법제를 가지는 독일이 24.5명, 스위스 16.5명, 프랑스 11.9명 등이다. 심지어 폴란드나 체코, 러시아도 우리의 4배에서 6배의 수준의 법관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 사회 특권화된 '소수의 성역'을 허물어야 

이렇게 우리 사회는 많은 분야에서 '소수'로 구성되고 그 '소수'가 특권을 향유할 수 있는 '소수의 특권 영역'이 완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소수의 순혈주의'를 유지함으로써 '성골과 진골'의 특권 영역이 끈질기게 재생산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이고 특징적인 병폐이다.

소수에 의하여 완벽히 독점되어 있는 이 특권화된 범주에는 일반인들의 진입이 거의 차단된다. 결국 이로부터 사회의 양극화와 함께 광범한 주변화와 소외의식, 불만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잠재적인 사회 불안 요소로 작동한다. 우리 사회가 정상적이고 건전하게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특권화 된 이들 '소수의 성역'을 허물어야 한다.

먼저 소수 특권화 된 이들 범주는 그 구성원을 대폭 증원함으로써 특권화의 범주를 탈색시켜 정상적 범주로 바꿔야 한다. 채용 및 임용 방식도 지금과 같은 단선적인 시험에 의한 채용과 임용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임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또 현재 특권화된 범주의 모든 직위에 걸쳐 어느 때든 외부로부터의 진입이 허용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특권의 벽이 무너지고, 소수가 아니라 능력 있고 의욕 넘치는 많은 사람들이 진입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체계화 되어야 한다.

서비스 수요의 측면에서도 이러한 소수 특권 상황에서 국민들은 양질의 서비스를 향유하기 어렵고 사회적 코스트를 높이게 된다. 예를 들어, 의사와 변호사가 소수로 된 사회에서는 국민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더욱 받을 수 없게 되고, 그로 인해 사회적 비용은 더욱 높아만 갈 뿐이다. 의사와 변호사를 대폭 늘려서 그들로 하여금 서로 경쟁을 통해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 및 법률서비스를 보다 더 잘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정답이다.

특권과 독점을 극복하고 정상적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렇듯 특권화 된 '소수의 성역'을 허물어야 한다. 대법관 수가 현대사회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여 대폭 증원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듯,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더 이상 소수의 특권화와 대다수의 소외 및 주변화 현상이 청산되어야 한다.

국회의원 수도 대폭 늘리고 특권은 없애야

국회의원 수가 많아서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대단히 많다. 특히 국회에 대한 불신이 큰 만큼 그 목소리는 더욱 크게 울려 퍼진다. 아마도 국회의원을 줄이자는 것은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유럽에 있는 아이슬란드는 인구가 약 33만 명에 불과하지만 국회의원 수는 63명이다. 국회의원 한 명당 5,238명의 국민을 대표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북유럽의 스웨덴은 국회의원 1명 당 2만 7,977명을 대표하고, 노르웨이는 의원 1인당 3만 769명을 대표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1명이 무려 약 17만 명의 국민을 대표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의원 수는 총 576명로서 의원 1인이 대표하는 인구수는 6만 9,683명이고, 독일은 의원 수가 709명으로 의원 1인당 인구수는 12만 2,501명이다.

제헌헌법 제정 당시의 1948년에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수는 200명이었지만, 당시의 인구는 약 2천만 명에 불과했다. 현재 우리 인구는 5천만 명을 넘어 제헌의회 당시보다 인구가 2.5배 증가했다. 그러나 의원 수는 0.5배 증가했을 뿐이다.

오늘 국회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어떻게 진정성 있게 국민을 대표하고, 국민에게 위임받은 직책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가의 문제이다. 오히려 대폭 국회의원 수를 늘려서 그 권위와 특권을 크게 약화시키는 것이 국회 개혁의 더욱 효율적인 방안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중국 푸단대학에서 국제관계학 박사를 받았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유신과 전두환정권에 반대해 수배, 구속된 바 있으며,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