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전상현이 9회 초에 등판 경기를 마무리 짓고 백용환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KIA는 두산전 4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상대 전적 2승 5패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전상현이 9회 초에 등판 경기를 마무리 짓고 백용환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KIA는 두산전 4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상대 전적 2승 5패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KIA가 한화를 6연패로 몰아 넣으며 4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안타를 때려내며 2-1의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4개 구장의 경기가 순연된 이날 유일하게 열린 경기에서 승리를 챙긴 KIA는 5위 LG 트윈스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리며 3위 키움 히어로즈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35승29패).

KIA는 2회 2사 2, 3루 기회에서 박찬호가 중전 적시타로 나지완과 유민상을 불러 들이며 이날 경기 KIA의 모든 타점을 책임졌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양현종이 5이닝 3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최근 6경기 무승 부진을 극복하고 시즌 6승째를 챙겼다. 양현종에 이어 3명의 불펜투수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가운데 문경찬 대신 임시마무리를 맡고 있는 전상현은 3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던 KBO리그 신인왕 투표

신인왕과 정규리그 MVP는 기자단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물론 기자들은 한 시즌 동안의 활약을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판단해 신중하게 한 표를 던지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종종 논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론 2017년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나 2018년의 강백호(kt 위즈)처럼 독보적인 활약을 한 선수가 있으면 논란이 될 여지가 없지만 비슷한 활약을 한 선수가 둘 이상 있으면 신인왕 선정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곤 한다.

대표적인 시즌이 KBO리그에 처음 신인왕이 배출된 1983년이었다. 기록으로만 보면 그 해 신인왕은 당연히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타격왕(.369)과 출루율(.469),장타율(.618) 1위를 휩쓴 '타격의 달인' 고 장효조가 선정돼야 마땅했다(심지어 장효조는 그 해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도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초대 신인왕의 주인공은 장효조가 아닌 타율 .317 3홈런24타점을 기록했던 OB 베어스의 박종훈이었다.

장효조는 1983년 신인으로는 역대급 성적을 올리고도 이른바 '중고신인' 논란 속에서 신인왕에 선정되지 못했고 이는 KBO리그 초창기의 흑역사로 남아 있다(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중고신인의 신인왕 자격에 대한 확실한 규정이 없었다). 1985년의 선동열 역시 입단 첫해 평균자책점 1위(1.70)를 기록하고도 이중계약 파문으로 전반기를 뛰지 못해 신인왕을 팀 동료 이순철(SBS스포츠 해설위원)에게 양보했다.

LG 트윈스가 배출한 역대급 신인 3인방의 1994년 신인왕 경쟁도 작은 논쟁이 있었다. '캐넌' 김재현은 고졸신인 최초의 20-20클럽 가입을, 서용빈(이상 SPOTV 해설위원)은 신인 최초의 사이클링히트와 역대 신인 최다안타기록을 앞세워 신인왕에 도전했다. 하지만 그 해 신인왕 트로피는 최다안타 3위(147개), 도루2위(51개),득점 2위(109개)를 차지한 '꾀돌이' 류지현(LG 수석코치)에게 돌아갔다.

한동안 잠잠하던 신인왕 논쟁은 작년에 다시 불이 붙었다. 56경기에서 4승 6패 1세이브 16홀드 3.72를 기록한 정우영이 1997년의 이병규(LG타격코치) 이후 22년 만에 LG 소속 신인왕에 선정된 가운데 KIA의 두 중고신인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WAR, 이하 스탯티즈 기준)에서 각각 2.50과 1.83을 기록하며 후반기 부진했던 정우영(0.66)을 크게 앞섰던 외야수 이창진과 불펜투수 전상현이었다.

문경찬 자리 대신해 3경기 연속 세이브-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대구 상원고 출신의 전상현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38순위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했지만 루키 시즌 8경기에 등판해 2패 1홀드 8.10의 기록을 남긴 채 상무에 입대했다. 전상현은 상무 입대 후 퓨처스리그에서 2017년엔 불펜, 2018년엔 선발로 활약하며 쏠쏠한 성적을 올렸다. 전상현은 전역 후에도 문경찬, 박준표 등 비슷한 시기에 입단한 신예들과 함께 2019 시즌이 기대되는 투수로 주목 받았다.

KIA는 작년 시즌 62승 2무 80패의 성적으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며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박준표, 전상현, 문경찬으로 이어지는 KIA의 새로운 필승조 3인방은 30홀드 24세이브를 합작하면서 KIA불펜의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전상현은 1.31의 문경찬, 2.09의 박준표에 비해 평균자책점(3.12)은 다소 높았지만 3인방 중 유일하게 60이닝 이상(60.2이닝)을 책임지며 불펜의 궂은 일을 담당했다.

작년 3300만 원이던 연봉이 올해 30.3%가 인상된 7600만 원으로 오른 전상현은 올 시즌 본격적으로 KIA의 8회를 책임지는 셋업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6월까지 두 달 동안 1승 1세이브 10홀드 1.13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리며 KIA는 물론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셋업맨으로 떠올랐다. 특히 6월9일 kt전부터 23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는 7경기 연속 홀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KIA는 지난 5일 NC다이노스전에서 9회 6-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7로 대역전패를 당했고 문경찬은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윌리엄스 감독은 홍상삼을 필승조에 포함시키며 마무리 자리를 전상현에게 맡기는 '플랜B'를 가동했다. 그리고 전상현은 최근 3경기 연속 세이브를 포함해 마무리 전향 후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상현은 22일 한화전에서도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세이브를 추가했다.

작년 시즌 SK 와이번스의 하재훈과 LG의 고우석, 두산 베어스의 이형범 등은 시즌 중반 임시 및 대체 마무리로 뒷문을 지키다가 고정 마무리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시속 148km를 뿌린 문경찬을 23일 곧바로 1군에 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현 시점에서 윌리엄스 감독에게 가장 큰 믿음을 주고 있는 불펜 투수는 다름 아닌 전상현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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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전상현 마무리 중고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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