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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부분은 어디일까? 우선 떠오르는 게 뼈인데, 실제로 강도가 가장 뛰어난 건 치아이다. 뼈와 치아는 조직 형태나 구성 성분 자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때문에 치아는 뼈로 분류되지 않는다. 

치아 가운데서도 가장 단단한 부분은 표면의 에나멜이다. 에나멜은 인체의 다이아몬드라고 할만큼 단단하기 짝이 없다. 뼈가 크게 자라기도 하고, 딱딱함에도 어느 정도의 유연성이 있는 건 뼈를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인 콜라겐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다. 헌데 에나멜의 주요 단백질인 아멜로제닌은 탄력성 대신 강도 강화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UC Davis) 연구팀이 에나멜을 이용한 성별 분석법을 개발해, 학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로운 성판별 기법을 특히 주시하는 건 고고학이나 인류학 분야 종사자들이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실제로 수천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남는 인체의 유해 부분은 치아, 그 가운데서도 에나멜층일 확률이 높다. 강도가 유달리 강한 탓이다. 

수백년 전 정도의 유골이라면 뼈 혹은 치아 분석으로 성별을 웬만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다. 하지만 유골의 주인이 성년에 이르지 못한 상태라면 판별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에나멜층을 분석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UC 데이비스 연구팀은 오늘날의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300~2300년 전 살았던 아메리카 원주민 유골 55구를 대상으로 자신들이 고안한 에나멜 분석 기법을 활용해 성별을 판별했다. 그 결과 유전자(DNA) 분석에 바탕을 둔 성별 판별법보다 더 우수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에나멜 기반 성판별 기법은 에나멜의 가장 핵심 성분인 아멜로제닌이 남녀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아멜로제닌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등에 미세하지만, 남녀 차이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성별을 가려냈고, 이 방식의 우수성은 어린이 유골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금니 뼈. 윗쪽으로 하얗게 빛나는 부분이 에나멜층이다. 치아는 인체의 여러 부분 가운데 강도가 단연 강해서 수천년 된 유골 등에서 마지막까지 남는 경우가 많다.
 어금니 뼈. 윗쪽으로 하얗게 빛나는 부분이 에나멜층이다. 치아는 인체의 여러 부분 가운데 강도가 단연 강해서 수천년 된 유골 등에서 마지막까지 남는 경우가 많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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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로제닌의 성별 차이와 관련해 일부 학자들은 "여성의 아멜로제닌이 남성의 아멜로제닌 보다 약간 더 강도가 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직 충분한 검증을 받은 건 아니지만, 치과의사들은 한결 같이 "에나멜 등이 손상돼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는 남성 비율이 확실히 높은 건 사실"이라고 말한다. 다만 이는 흡연이나 음주 혹은 남성들이 이를 악무는 습관이 더 많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는 의사들이 많다. 

사람에게는 23쌍의 염색체가 있는데, 성관련 기관 등은 X와 Y라는 염색체 차이에서 비롯되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성과 무관한, 치아의 아멜로제닌 유전자가 우연인지, 성염색체 상에 놓여있고, 이것이 남녀간에 살짝 다른 에나멜층을 만들어내고, 성판별에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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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이 코앞. 그러나 정신 연령은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승차 유랑인으로서 시한부 일상 탈출.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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