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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전날 대의원 투표 결과 노사정 합의안을 추인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사퇴 입장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전날 대의원 투표 결과 노사정 합의안을 추인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사퇴 입장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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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노사정 합의 부결에 책임지고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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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남짓 남았지만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을 사퇴하고자 한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안 부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 중 두 번에 걸쳐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 대의원들의 총의를 모으고자 했으나 승인을 받지 못했다"면서 "온라인 임시대의원대회 투표를 통해 확인된 대의원 여러분의 뜻을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날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마지막 공식 자리임을 고려한 듯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민주노총이 지켜온 방향은 100만 민주노총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모든 노동자를 위한 민주노총,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는 민주노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사정 합의안 처리 과정에서 지도부와 중앙집행위원들 간의 '시각차'가 존재했음을 인정하며 "사회적 대화는 민주노총이 20년 넘게 가보지 않은 길이었다, 단계 하나하나마다 철두철미하게 소통했어야 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합의안에는) 해고 금지나 총고용보장이라는 추상적이거나 과거 레토릭이 아니라 지금 시대에 필요한 구체적 대안인 '고용유지'를 확보하는 내용이 필요했다. 그래서 합의안에는 정부가 고용유지 의지를 보이기 위해 예산과 정책 집행과정에서 구체화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종합의안에 '고용유지를 위한', '고용유지를 전제로'라고 하는 부분이 28번 반복된다."

김 위원장은 이번 노사정 합의안 부결이 '대중에게서 멀어지고 노정관계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한국 사회에서 민주노총이 통증을 앓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서 "민주노총의 성장을 위한 성장통이 되리라 본다"라고 답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23일 노사정 합의안 찬반에 대한 표결을 부쳤다. 재적 대의원 1479명 가운데 1311명이 투표해 과반수인 805명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찬성표는 499명에 그쳤다. 

이날 김 위원장은 자신을 비롯해 함께 민주노총 지도부를 구성했던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과 동반 퇴진 의사를 밝혔다. 2017년 말 직선으로 선출된 이들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였다.

김명환 지도부, '아쉽다'는 말 반복하며 떠나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한 부결에 따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한 부결에 따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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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무늬 남방에 남색 민주노총 조끼를 입고 무거운 표정으로 기자회견 예정 시간인 오후 2시보다 5분 빨리 회견장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임시대의원대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내부의 어려움을 끼치게 된 점을 머리 숙여 사과한다"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대적 요구를 걸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과 교섭,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 최종안 승인을 호소드렸지만 부결됐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사정 합의안 승인을 요청한 것은 "민주노총의 사회적 위상과 발언의 힘으로 취약계층과 사각지대 노동자, 국민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자본 노동이 책임을 다하는 실천으로 코로나19 재난 이후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2017년 당시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 참여'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직선으로 당선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내부 반대를 못 넘고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전방위적인 위기가 도래하자 김 위원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노사정 대화를 다시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민주노총 내부의 반대를 넘지 못하고 실패해 물러나게 됐다.

이날 김 위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한 김경자 수석부위원장과 백석근 사무총장의 입에서 "아쉽다"라는 말이 이어진 이유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저희가 부족해서 노사정 합의안이 대의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아쉽다, 그러나 사회적 대화를 하며 코로나19 취약계층과 소외된 사각 계층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백 사무총장도 "집행부가 된 지 2년 7개월이 됐지만 아쉬운 결과로 사퇴하게 됐다"면서 "교섭과 투쟁은 하나의 말인데, (민주노총 내부에서) 떨어져 있는 것처럼 이해돼 아쉽다"라고 마지막 소견을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규약상 직선으로 선출된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유고 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명시됐다"면서 "집행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7일에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중앙집행위원회가 소집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한 부결에 따라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국민들과 조합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노사정 합의 부결에 책임지고 사퇴”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한 부결에 따라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국민들과 조합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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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민주노총, #김명환, #사퇴, #노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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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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