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하루에도 몇 번씩 재난문자 알림이 반복되는 일상, 지친 마음 달랠 곳이 없을까. 모처럼만의 외출, 대구미술관으로 향했다.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먼저 1층 로비 어미홀에 들어서니 웅장한 조형물이 시선을 압도한다. 붉은색과 녹색의 플라스틱 소쿠리 5376개를 16미터 높이로 쌓아 올렸다. 최정화의 '카발라(Kabbala)'라는 설치 작품이다. 카발라의 어원은 '유대교 신비주의 근본'을 의미하는데 작품에서는 '눈이 부시게 하찮은 것'으로 재해석된다.

작가는 막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도 이렇게 아름답고 성스러워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흔해 빠진 생활 소품을 조합해 만든 예술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떤 감흥을 불러일으킬까, 사뭇 궁금하다.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카발라'를 지나 1전시실은 <새로운 연대>전으로 채워져 있다. 코로나19가 우리사회에 던진 화두에 12명의 참여 작가들은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 100여 점의 다양한 작품으로 화답한다. 전시의 영문명은 'New Communion'이다. 커뮤니온(Communion)의 어원 'Commune'은 '함께(com) 나누다(mun)'라는 의미이다.

작가들이 '함께 나누고'자 한 연대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일까.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예술가들의 고민과 사유를 엿보는 동안 우리에게 어떤 위로가 전해질지. 전시는 9월 13일까지 만날 수 있다.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2층 2, 3전시실에서는 독일 화가 팀 아이텔의 개인전 <무제(2001-2020)>를 감상할 수 있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뒷모습이거나 옆모습으로 얼굴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다. 혹은 알 수 없는 모호한 표정으로 우리를 마주하기도 한다. 무미건조하고 무덤덤해 보인다.

알 수 없는 공허함, 외로움, 우울한 정서를 자아낸다. 대체 그들은 어떤 상념에 젖어 있을까, 헤아리면서 관객도 함께 사색에 잠기게 된다. 고립된 채 코로나 시대의 일상을 지나고 있는 우리들에게 묘한 동질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4, 5전시실은 정재규의 <빛의 숨쉬기>전이 열리고 있다. 작가는 납작한 사진을 자르고 붙이고 베틀로 짜듯 교차로 배열하는 등 기존의 이미지를 해체해 새롭게 시각화하거나 3차원적인 착시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단순히 대상을 기록, 복제하는 사진에서 벗어나 입체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조형사진(Plastic Photography)'이라 명명한 그는 30여 년간 관련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8월 1일, 2일 양일간 전시와 연계해 조형사진을 이해하고 표현해보는 교육 워크숍도 진행할 예정이다. <무제>와 <빛의 숨쉬기> 두 전시는 10월 18일까지 펼쳐진다.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한편 미술관은 5월 중순 재개관 때부터 사전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온라인과 전화로 미리 예약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입구에서 발열체크와 손소독을 하고 QR코드를 통해 방문 확인을 마치면 매표소에서 무료입장권을 나눠준다.

하루에 4회(10시, 12시, 14시, 16시), 회차별 관람시간은 1시간 50분이고 인원은 50명으로 제한된다. 마스크 착용과 2미터 거리두기도 필수이다.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태그:#모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왼쪽 손바닥을 펴보세요. 사람의 손금엔 '시'라고 쓰여 있어요.

이 기자의 최신기사[만평] 출구전략 없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