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영화 포스터

▲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영화 포스터 ⓒ 영화사 진진


<죠스>(1975)나 <록키>(1976)를 본 사람이라면 상어가 나타나는 순간이나 록키가 필라델피아 거리를 달릴 적에 흐르던 음악을 기억할 것이다. <다크 나이트>(2008)의 어둠 속으로 배트맨이 사라지는 마지막 장면이나 <어벤져스>(2012)에서 슈퍼히어로들이 한 팀으로 뭉치는 대목에서 들려오던 음악도 마찬가지다.

영화음악의 입문서와 다름없는 다큐멘터리 영화 <스코어: 영화음악의 모든 것>(2017)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영화음악을 "영화의 심장 박동"이라며 "영화의 리듬이자 영화가 감독이 원하는 방향으로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좋은 영화 음악은 극의 분위기를 고조하고 감동을 안겨준다. 그리고 순간을 영원으로 만드는 마법을 발휘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는 전 세계 영화제에 250여 차례 이상 후보로 올라 90여 개 이상의 상을 받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과 <세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2018)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을 2번 수상한 바 있는 영화음악의 거장 알렉상드로 데스플라의 작품 세계를 탐구한다.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는 '영화음악의 거장들' 시리즈로 기획됐다. 메가폰은 <영화음악의 거장들-가브리엘 야레>(2007), <영화음악의 거장들-모리스 자르>(2007), <영화음악의 거장들-조르쥬 들르뤼>(2010), <영화음악의 거장들-랄로 쉬프린>(2012), <영화음악의 거장들-브뤼노 꿀레>(2013), <영화음악의 거장들-장 클로드 프티>(2017)를 연출한 바 있는 파스칼 쾨노 감독이 잡았다.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영화의 한 장면

▲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영화의 한 장면 ⓒ 영화사 진진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는 알렉상드로 데스플라, 그의 아내이자 작업 파트너인 '솔레이' 도미니크 르모니에, 매니저 로라 엥겔, 동료 음악가 뱅상 세갈, 함께 작업했던 <예언자>(2010)의 자크 오디아르 감독, <유령작가>(2010)의 로만 폴란스키 감독, <르누아르>(2014)의 질 부르도스 감독, <더 퀸>(2007)의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슨 감독, <킹메이커>(2011)의 조지 클루니 감독 등을 만나 영화와 음악, 영화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영화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좋아하는 음악, 할리우드에 그를 알린 <탄생>(2003)의 4분에 달하는 오프닝 장면에 대한 이야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2부의 음악 녹음을 위해 9시간에 걸쳐 지휘했던 사연, 음표 하나하나를 직접 그리면서 모든 작곡과 편곡을 혼자 소화하는 작업 방식 등이 담겨 있다. 이 외에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2004), <러스트 앤 본>(2013),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2014), <킹메이커> 등의 녹음 현장과 합주 장면을 보여준다.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는 시나리오를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때에만 의뢰를 수락한다고 밝힌다. 이후 작곡 작업에 들어가면 음악을 만들기보단 늘 영화 안에서 음악을 찾으려고 애쓴다. 그는 모든 소리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작업한다고 말한다.

"음악을 영화에 입히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음악과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서 나 자신이 영화의 한 부분이 될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영화의 한 장면

▲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영화의 한 장면 ⓒ 영화사 진진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영화음악가로서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일까?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와 7편을 함께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은 그의 음악이 영화의 형식과 현실성 사이의 '균형감'을 잡아준다고 극찬한다. <판타스틱 Mr. 폭스>(2009), <문라이즈 킹덤>(2013),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개들의 섬>(2018)을 알렉산드르 데스플라와 작업한 웨스 앤더슨 감독은 여러 장르와 스타일을 소화한 '다양성'을 강점으로 꼽는다.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영화음악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소통'이다. 그는 감독, 제작자, 동료 등 여러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해결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영화와 음악이 아닌, 둘을 합한 영화음악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완성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자기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제안 내용을 작업에 반영하는 건 자신의 몫이에요."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작품 세계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훌륭한 안내서다. 또한, 영화음악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알려주는 멋진 주석이다. 영화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영화음악을 통해 영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싶은 분에게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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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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