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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마쓰야마마치(松山町) 평화공원에서 열린 나가사키 피폭 75주년 희생자 위령 및 평화 기원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마쓰야마마치(松山町) 평화공원에서 열린 나가사키 피폭 75주년 희생자 위령 및 평화 기원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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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본 총리가 원폭 위령식에 참석했다가 피해자들로부터 때아닌 질타를 받았다.

지난 6월말부터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이후 한 동안 기자회견 및 대외행사의 참석을 꺼려오던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히로시마, 9일 나가사키 등의 원폭 투하 75주년 위령식에 각각 참석했다.

그러나 나가사키 위령식 후에 아베 총리와 면담했던 피해자 단체 회원들은 총리의 무성의에 불만을 토로했다.

"뭐하러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총리에게 요구서를 전달했으나 예년과 똑같이 만족할 만한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피해자들은 정부가 핵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의 눈치를 보며 이 조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는 "입장이 다른 나라들의 중간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고 국제적 논의를 적극 리드해야가겠다"며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국가에 의해 지정된 피폭지역 이외에 있었기 때문에 피폭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피해자들의 구제에 대해서는 "건강에 문제가 있는 정도의 양의 방사선피폭이 있었다는 과학적 근거가 현재까지는 없었다"는 종래의 주장을 반복했다.

피해자단체들은 또 총리가 원폭자료관을 직접 방문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여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이 없었다며 "(총리가) 뭐하러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다"고 분개했다.

더욱 이들이 분노한 것은, 아베 총리가 나가사키에서 한 인삿말이 사흘 전인 6일 히로시마에서 한 인삿말과 거의 흡사했기 때문이다. 피해자단체 회원들은 "정부의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교도통신이 총리 관저 홈페이지에 실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인삿말을 비표해봤더니, 양 도시가 원폭 피해로부터 부흥한 것을 칭찬한 것과 '히로시마', '나가사키' 등 지명을 제외하고 단락수나 구성 표현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각 단락의 맺음말은 '영원한 평화를 계속 기도하겠다', '핵무기 없는 세계와 항구평화의 실현을 향해 노력하겠다' 등으로 완전 일치했다.

한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 신문이 7~9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4%가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혀, 지난 2012년 재집권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특히, 응답자의 78%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답변해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불만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배경으로 해석된다.

태그:#아베, #코로나, #나가사키, #히로시마, #인삿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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