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5일 환경부는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 방안마련 연구용역'의 중간 보고회를 기획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 내용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지역주민의 반발로 보고회가 무산됐습니다.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한 본질적 대책은 빠뜨린 채 새로운 취수원 확보에만 주력했다는 게 환경단체의 반발 이유였습니다.

지역언론 5개사가 모두 이 소식을 보도했는데, 일부 매체는 중간보고서의 한계보다는 부산에 황강 물을 끌어올 수 있게 된 데 주목해서 '청신호', '먹는물 불안 씻는다'라고 긍정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부산일보> 8월 6일 1면
 <부산일보> 8월 6일 1면
ⓒ 부산일보

관련사진보기

   
<부산일보> 8월 6일 2면
 <부산일보> 8월 6일 2면
ⓒ 부산일보

관련사진보기

 
부산MBC <뉴스데스크> (8월 5일)
 부산MBC <뉴스데스크> (8월 5일)
ⓒ 부산MBC

관련사진보기

 
<부산일보>는 6일 1면 머릿기사 <…먹는물 불안 씻는다>에 이어 3면 <영남 5개 시·도 '30년 먹는물 갈등' 상생 물꼬 텄다>에서 "이번 통합물관리 방안이 이전과는 다를 거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정부의 '그린뉴딜' 계획에 포함된다면 일정은 더 당겨질 수 있다"라며 환영했습니다. 부산MBC는 황강 물이 "낙동강은 물론 남강보다도 수질이 좋"고, "부산시민의 30년 숙원이 해결될 단초를 마련"했다며 성과에 주목했습니다.

취수원 다변화는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부산일보>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 상수도 사업본부의 사례를 취재해, 시민들에게 안정적인 수돗물을 공급하려면 취수원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대체 취수원에서 물을 확보해 공급할 수 있어야 함을 설득한 바 있습니다(2019년 7월 8일자 [부산 '물 차별' 더는 안 된다] 5. 취수원 다변화의 힘 - 파리).

그런데 새로운 취수원 확보 노력 외에 낙동강 본류를 깨끗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입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낙동강은 보를 개방해서 물을 흐르게만 해도 상당 부분 좋아질 수 있다면서 보 개방이라는 결정적 해결책을 빼놓은 중간보고서는 '알맹이 없는 껍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경남지역 시·도지사들 역시 보 개방 문제는 외면하면서 낙동강 물관리 사업을 한국판 뉴딜에 포함 시켜 달라고 나선다며 토목사업이라는 '잿밥'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형국이라고 규탄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일보>와 부산MBC 보도에는 그동안 보 개방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가 '농업용수를 사용하고자 하는 지역 농민들의 반대에 부딪혀서'라는 정도로 간략하게만 언급됐습니다.

<국제신문>과 KNN은 환경단체와 낙동강 유역 농민의 입장을 좀 더 무게 있게 다뤘습니다. 통합물관리 방안의 실행까지가 순탄치 않을 거라며 반대 목소리와 소통하려는 노력이 관건이라고 했습니다(2020년 8월 6일자 낙동강 통합물관리, 시작부터 파행)
 
KNN <뉴스아이> (8월 5일)
 KNN <뉴스아이> (8월 5일)
ⓒ KNN

관련사진보기

  
<국제신문> 8월 6일 1면
 <국제신문> 8월 6일 1면
ⓒ 국제신문

관련사진보기

 
지자체, 그린뉴딜 토목사업에 눈먼 건 아닌지 감시해야

MBC <PD수첩>은 앞서 <4대강에는 '꼼수'가 산다>(7월 21일 방송)에서 보 개방을 포함한 낙동강 복원이 늦어지는 것이 환경부와 지자체장들의 의지 부족, 지역민 눈치 보기, 치적사업 이권 챙기기 때문이라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4대강 복원 의지가 없다는 겁니다.

4대강 사업으로 포장을 받은 국토부 공무원이 현재 환경부에서 물환경정책과 중책을 맡았고, 조사평가단이 제출한 보 처리방안도 결정 책임을 미루며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행여나 '여론을 살핀다며 정치적 계산'을 하지 말고,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4대강 복원을 미루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환경부는 여론을 더 수렴한 이후, 다음 달 최종보고서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지역언론은 행정 당국이 유권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겁니다. 지자체가 국책 사업을 유치했다며 홍보할 때 지역언론이 편승해 토목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기기보다는 낙동강 본류 수질개선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지 끈질기게 감시해주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http://bssiminnet.or.kr/wp/)에도 실립니다.


태그:#부산민언련, #지역언론톺아보기, #낙동강통합물관리
댓글

1994년 불공정한 언론 보도와 행태를 개혁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로, 설립 목적인 언론감시, 시민을 위한 다양한 미디어교육, 시민미디어참여를 위한 지원과 제도 마련, 정부의 언론정책 및 통제 감시와 개선방안 제시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주권시대를 맞아 시민이 스스로 미디어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도록 실험하고 지원하는 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