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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의식 불명 상태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의식 불명 상태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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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으로 의식불명 상태인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일에서 치료받기로 했다(관련 기사 : 러 푸틴의 정적 나발니, 비행 중 의식불명... "독극물 의심").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나발니가 입원한 러시아 옴스크 병원의 아나톨리 칼리니첸코 부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나발니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른 의료 시설로 이송하는 것을 허가한다"라고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전날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비행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옴스크에 비상 착륙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아르미슈는 "나발니가 먹은 것은 아침에 공항에서 마신 차밖에 없다"라며 "누군가 차에 섞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을 들은 독일 인권단체는 러시아로 의료진을 보내 나발니를 독일로 옮겨 치료하려고 했으나, 옴스크 병원 측은 환자의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나 나발니의 상태를 살핀 독일 의료진은 이송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나발니 가족과 측근들도 독일에서 치료하겠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옴스크 병원 측이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는 푸틴 대통령 앞으로 공개 서한을 보내 "나발니는 수준 높은 독일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하다"라며 "독일로 옮겨 치료받을 수 있도록 허락주길 바란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나발니, 푸틴 장기집권 등 비판하며 반정부 시위 주도해와

다만 옴스크 병원 측은 "나발니의 혈액과 소변 검사 결과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다"라며 "독극물 중독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옴스크 주정부 보건부도 옴스크 병원의 진단 결과를 인용해 "나발니의 증상은 세포 내 화학반응인 '물질대사 장애'로 보인다"라며 "기내에서 급격한 혈당 저하에 의해 물질대사 장애가 발생해 의식을 잃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옴스크 병원이 나발니의 독일 이송 거부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라며 "거부했다면 정치적이 아니라 의학적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사이자 정치가인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부정부패 의혹과 장기집권을 비판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왔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 도전하기 위해 2018년 러시아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으나,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나발니가 지방 정부 고문을 지내던 시절 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를 들어 후보 등록을 거부당한 바 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나발니가 독일에서 치료받게 된다면 모든 의학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태그:#알렉세이 나발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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