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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곧 30년이 됩니다. 각 시·도·군·구의 주민들을 대표해 지방자치를 실현해가야 할 주체로서 과연 제 역할을 잘하고 있을까요?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센터 운영위원장과 함께 지방의회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봅니다.  [편집자말]
 대구광역시의회 7월 임시회 폐회식
 대구광역시의회 7월 임시회 폐회식
ⓒ 대구광역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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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의원들의 임기가 2년 반환점을 돌았다. 최근 각 지역 지방의회들은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했다.

필자는 새롭게 뽑힌 의장들의 개회사를 살펴봤다. 지방의회 의장들은 현 상황,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어떤 대안들을 가지고 의회를 이끌어갈지에 대한 답이 개회사에 들어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그 개회사 의장이 썼겠습니까?' 그런 의문이 있다 할지라도 최종 발표자의 의중이 깊게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개회사는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임시회의록 없는 울산·전북, 두 달 간 일정 없는 인천

개회사 분석 결과를 말하기 이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16개 시·도의회 회의록을 중심으로 찾아보았는데, 이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울산광역시의회와 전라북도의회 사무처에 확인한 결과 두 의회는 임시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회의록은 여러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먼저 속기를 한 후, 한글로 변환하고, 다시 교정과 수정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회의록을 공개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시·도의회 회의록은 의회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보통 한 달 넘게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시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임시 회의록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대구광역시의회는 2014년도부터 시민단체와 협의과정을 통해 임시회의록을 공개하고 있다. 그런데 울산과 전북 의회만 임시 회의록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서라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은 문제가 없을까? 인천광역시의회는 지난 7월 초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포함해 원 구성을 마친 뒤 아예 일정이 없어 신임 의장의 개회사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달리 말하면 인천광역시의회는 7·8월 2달 동안 임시회 등의 회기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 상황이 그렇게 평화로운 시기는 아닐 것 같은데 그래도 되는지 의문은 들지만, 그것도 인천시민들이 판단할 몫으로 남겨둔다.

후반기 의장들의 개회사 주요 키워드는 ① 견제와 감시, 협력, 강한 의회 ② 의회 인사권 독립과 조직권, 의원보좌관제, 의회역량강화 ③ 국가균형발전, 지방자치법개정 ④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 관광·항공·청년일자리·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등 4가지 부분으로 볼 수 있다.

①번과 ②번은 상호 연결되기도 한다. 지자체를 제대로 견제·감시하려면 의회 사무처가 의정활동을 도와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의회 사무처의 인사 권한 등을 의회에 달라는 이야기다. ③번은 국가균형발전과 분권국가로 가기 위해 지방자치법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④번은 코로나19로 가장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산업, 계층에 대한 지원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이중 ①번은 지방의회에게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다. '견제와 감시, 강한 의회'는 의회 본연의 역할인데, 그런 뻔한 말이 왜 이렇게도 많이 나오는 걸까. 각자의 해석이 있겠지만, 의회가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 하고 있다는 판단이 우세할 것이다.

인사권이 생기면 지방자치가 잘 될까

그렇다면 지방의회는 왜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까?

지방의회 의원들은 자신들을 도와줄 의회 사무처 직원들의 인사권을 자치단체장이 쥐고 있다는 데 가장 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의회 사무처 직원들이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하는데, 승진과 보직을 결정하는 인사권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으니 '견제와 감시'를 어떻게 할 수 있냐는 말이다. 어떤 의원들은 '의회 사무처 직원들이 의원들을 감시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한다.

일면 타당한 지적이다. 지방의원 보좌관제까지는 어렵더라도 인사처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의 개선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지방의회가 과연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까?'에 대해 시민들이 쉽게 동의하지는 않을 것 같다. 지방 광역의원들은 서민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고액연봉을 국가에서 받고 있고, 앞선 사례에서 보듯 두 달 동안 회기가 없는 상태에서도 급여는 계속 나오는 직종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방정부도 제대로 된 자치를 획득하지 못했지만, 지방의원의 경우도 중앙, 즉 공천권을 쥔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소속 시도당에 매여 있는 경우가 많다. 생사여탈권을 지닌 '윗선'에 잘 보이려 하는 과정에서 주민자치가 제대로 실현 안 되거나 비리나 구설, 논란이 불거지기도 한다. 지방의원들이 스스로 정책결정기관으로서 활약하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의 손발 노릇을 하는 이상, 진정한 지방자치를 만들어내기에는 요원해 보인다.

"사무처 직원이 의원의 머리까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지방공무원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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