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리그와 컵 대회가 개막한 9월 2번째 주는 한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을 예고하며 기대를 모았다. 프리시즌부터 한국의 유럽파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손흥민, 황의조 등 기존 주전 선수들은 물론이고 이강인, 이승우, 정우영, 황희찬 등의 올 시즌은 큰 기대를 받았다.

이강인은 파레호, 코클랭 등이 떠난 발렌시아에서 주전으로 프리시즌을 소화하며 득점 60% 이상에 관여하기도 했다. 이승우는 개막전부터 꾸준히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으며 황희찬은 새로운 소속팀인 라이프치히에서 적응을 해냈다. 정우영도 프라이부르크로 복귀한 뒤 최전방과 윙 등의 빈자리를 맡을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따라서 지난 주말은 한국 선수들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컸다.

그 기대에 걸맞게 거의 모든(윤일록 제외) 유럽파 선수들이 선발로 출장했다. 특히 지난 시즌 간간이 출전하며 팀에서 주전 자리를 엿봤던 이강인과 이승우의 출전은 코로나19로 지친 한국 축구팬들에게 '단비'와도 같았다. 게다가 선발로 출장한 두 선수가 공격포인트도 두 개씩 올리면서 이번 주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두 선수뿐만 아니라 출전했던 황희찬, 석현준, 권창훈 등은 골맛을 보며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팬들은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잉글랜드 '흐림' - '개막전 침묵' 손흥민

프리시즌에서 4골을 넣으며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은 에버턴과의 개막전에서 침묵했다. 왼쪽 윙어로 출장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보다 공격적으로 기용되며 케인을 받쳐줄 선수로 선택됐다. 전반에는 좌측면을 맡아 날카로운 패스와 드리블, 크로스까지 보여줬으나 공격포인트가 터지지 않았다.

후반전에는 60분 경부터 베르흐베인을 좌측면에 두고 손흥민이 케인과 투톱 형태로 섰으나 0-1 패배를 막지 못했다. 에버턴의 콜먼은 우측면 수비를 하며 봉쇄에 성공했고 손흥민은 그를 뚫는데 실패했다. 다만 토트넘 이적 이후 첫 개막전 선발 출장, 그리고 프리킥과 코너킥을 도맡아 차면서 올 시즌 기상도는 점차 맑아질 예정이다.
   
스페인 '매우 맑음' -'선발 출장' 이강인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았던 선수는 이강인이었다. 함께 '유망주 듀오'였던 페란 토레스가 팀 내 따돌림을 폭로하며 맨체스터 시티로 떠난 상황. 발렌시아의 피터 림은 파레호의 방출을 지시함과 동시에 이강인을 주축으로 팀을 리빌딩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신임 감독인 하비에르 가르시아는 이강인을 중심으로 프리시즌을 시작했다.

이강인은 기대에 부흥하며 멀티골을 넣기도 하고 팀 득점 60% 이상에 관여했다. 그 결과 개막전이었던 레반테전에 선발 출전하게 되었다. 프리시즌부터 친분을 다지며 좋은 호흡을 보였던 막시 고메즈와의 연계가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수비 가담이나 공격적인 볼 배급이 안정적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파울리스타의 골을 돕고 침착하게 고메즈의 골을 도우며 2도움을 올렸다. 이는 후안 마타의 기록을 깬 발렌시아 2000년대 최연소 멀티 도움 경기였다. 패스 성공률도 94.4%에 키 패스를 4개나 해내면서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독일 '매우 맑음' - '골맛' 본 황희찬, 권창훈, 이재성, 'MOM' 정우영

라이프치히에 합류한 황희찬을 비롯해 1군 무대에서 한국인 유럽파가 가장 많이 뛰고 있는 독일. 이번 주말에는 총 5명의 선수가 선발 출전해 활약을 펼쳤다. 독일은 아직 리그가 개막하지 않았지만 이번 주에는 DFB 포칼 1라운드가 펼쳐졌다. 가장 먼저 황희찬이 선발로 나섰다. 뉘른베르크로 원정을 떠난 그는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최전방을 맡았지만 측면으로 돌아서 들어가는 플레이로 어시스트에 성공했고 좋은 위치 선정으로 쐐기골까지 넣었다. 나겔스만이 중시하는 '멀티 능력'에 합격점을 받았으며 멀티 측면에서는 베르너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이프치히는 '황남스타일'이라며 황희찬의 데뷔전을 인상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재성이 리에라징언 알렌을 상대로 멀티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그는 헤더로만 두 골을 기록했다. 첫 골은 행운이었으며 두 번째 골은 완벽한 위치 선정과 점프로 터뜨렸다. 팀은 7-1로 승리했다. 권창훈과 정우영이 나란히 선발 출장한 프라이부르크는 만하임을 상대했다. 권창훈은 측면에서, 정우영은 처진 스트라이커로 경기를 시작했다.

프리시즌부터 합이 잘 맞았던 두 선수는 서로 패스를 주고받기도 했고 크로스로 연계해 정우영이 골대를 맞추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권창훈은 무너진 상대 수비 사이에서 선제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정우영도 여러 차례 키 패스를 기록했지만 프라이부르크의 공격수들이 득점에 실패해 공격포인트 기록은 실패했다. 그러나 키 패스와 운영 능력으로 인정을 받아 경기 MOM으로 꼽혔다. 한편 다름슈타트의 백승호도 선발 출장해 마그데부르크를 상대로 승리했다.

​프랑스 '맑음' - 석현준-황의조 나란히 선발 출장

리그 2의 트루아에서 뛰고 있는 석현준의 도전은 계속된다. 석현준은 리그 3라운드에서 페널티킥으로 시즌 첫 골에 성공했다. 72분 동안 안정적으로 뛰면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 황의조는 리그 1 리옹과의 경기에서 원톱으로 출전했다. 그동안 윙어로 출전해오던 것과는 다소 다른 포지션이었다. 오랜만에 자신의 위치에서 경기에 출전했으나 인상적인 장면은 적었다. 리옹의 수비진 사이에서 고립되었고 결국 후반에 교체 아웃됐다.

그 외 유럽 '맑음' - '드디어 터진' 이승우의 멀티골

벨기에 주필러리그에 안착한 지 어느새 1년, 이승우가 드디어 데뷔골을 넣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신트트라위던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그가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앤트워프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장한 그는 경기 시작하자마자 나온 역습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로 만들었다. 이어 전반 23분에는 상대 센터백의 실책을 역습으로 연결했고 침착하게 골문을 갈랐다. 팀은 2-3으로 역전패 당했으나 충분히 이승우의 역량을 증명할 수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피지컬 훈련으로 몸을 다진 결과 개막전부터 중용된 이승우. 지난 외펜과의 경기에서는 풀타임까지 소화해냈다. 앞으로의 시즌에서 꾸준히 득점을 터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러시아 루빈카잔의 황인범은 디나모 모스크바를 상대로 선발 출장했다. 중원에서 공을 지키며 볼을 배급하는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했다. 29분에는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것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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