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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예산안 GDP 대비 국채이자, 10년 전보다 낮아' 보고서 내용 중 국채이자 비용 변화.
  "2021년 예산안 GDP 대비 국채이자, 10년 전보다 낮아" 보고서 내용 중 국채이자 비용 변화.
ⓒ 나라살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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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등 현금성 지원을 강화하면서 나랏빚이 과도하게 늘고 있다는 목소리가 연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과연 적절한 비판일까요? 

국가 재정을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자주 활용되는 것은 바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입니다.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재화·용역의 가치에 비해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려 국내외에서 빌린 돈이 어느 정도인지 따져보는 지표죠.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8.1%를 기록했습니다. 2010년 29.7%, 2011년 30.3%, 2012년 30.8%, 2016년 36.0% 등으로 점차 상승했죠.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포함한 올해 전망치는 43.9%입니다. 

성장할수록 나랏빚은 늘어난다

그런데 이 숫자로는 국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9일 '2021년 예산안 GDP 대비 국채이자, 10년 전보다 낮아'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GDP 대비 국채비율에서는 1년간의 부가가치를 합친 유량(flow)과 과거의 누적된 국채라는 저량(stock)을 비교하는 문제가 발생함. 즉 경제규모가 증대되고 복지제도가 성숙할수록 자연스럽게 해당 비율은 증가하게 됨.'

다시 말해, 경제가 성장하고 복지정책이 과거에 비해 탄탄해질수록 복지지출 등은 늘어날 수밖에 없어 국가채무 자체는 꾸준히 증가하는 구조라는 얘기입니다. 반면 GDP는 단 한 해의 생산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오랜 과거로부터 쌓여오면서 커지는 숫자와 매해 달라질 수 있는 숫자를 같은 선상에 놓고 계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이유로 관련 통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통상 일본과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채비율을 단순 비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5년 기준으로 보면 일본의 GDP 대비 국채비율은 220%입니다. 당시 우리나라의 경우 37.9%였습니다.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날까요? 이 수석연구위원은 "이미 고령화 사회가 상당히 진행된 국가인 일본과 이제 고령화 사회 초입에 접어둔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채비율을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유량 대비 저량을 비교하는 이 지표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21.8% vs. 11.1%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지난 9일 발표한 '2021년 예산안 GDP 대비 국채이자, 10년 전보다 낮아'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지난 9일 발표한 "2021년 예산안 GDP 대비 국채이자, 10년 전보다 낮아" 보고서를 발간했다.
ⓒ 나라살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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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연구소는 GDP 중에서 국가채무 이자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따져보자는 새로운 제안을 했습니다.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같은 기간 나랏빚에 따른 이자를 얼마나 지출하는지 확인해보자는 것이죠. 절대적인 부채의 액수도 중요하지만 국가 경제의 생산 능력과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을 비교해 보면 재정건전성을 새롭게 평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실제 국가통계를 이용해 이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GDP 대비 국채이자비용 비율은 지난해 0.9%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가계로 치자면 연 1억원을 벌어 90만원을 이자로 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과도한 빚을 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셈입니다. 올해와 내년의 경우에는 GDP 대비 국채이자비용 비율이 각각 1.0%, 1.1%로 전망됐습니다.  

이는 과거와 비교해봐도 높지 않은 수준입니다. GDP 대비 국채이자비용 비율은 2007년 1.0%, 2008년 1.1%, 2009년 1.1%를 기록한 뒤 2010년 1.2%로 올랐습니다. 2014년까지 이 수준이 유지되다가 2015년에 들어서야 1.1%로 내려갔습니다. 2016년엔 1.0%,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0.9%로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정부의 복지지출액과 국채이자비용을 비교한 수치도 비슷한 추세를 보입니다. 지난 2007년에는 19.9%였던 복지지출 대비 국채이자비용 비율은 2010년 21.8%로 급등했습니다. 이어 2012년 20.5%, 2013년 19.5%, 2014년 18.6% 등으로 점차 낮아졌습니다. 이후에는 2017년 14.4%, 2018년 12.9%, 2019년 11.2% 등으로 더욱 낮아졌습니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11.1%, 11.4%로 예상됩니다.  

MB정부 때 복지지출의 5분의 1, 이자 갚는 데만 썼다

GDP 대비, 복지지출 대비 모두 2010~2011년에 최대치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띕니다. 이명박 정부 때 일어난 일입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한 나라가 쓰는 복지지출의 5분의 1이 넘는 21.8%를 이자비용으로 냈다는 것"이라며 "복지지출 대비 국채이자비용 비율의 적정 수준을 단언할 수 없지만 10년 전 수치는 과도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GDP와 복지지출 대비 국채이자비용 비율도 늘었지만 국채이자비용 자체도 2008년 12조3000억원에서 2012년 17조400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4대강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대 영향으로 국채발행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나'라는 질문에 이 수석연구위원은 "그렇다, 굉장히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한 가지 두드러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동안에는 국채 이자비용 증감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입니다. 2013년에는 이자비용이 1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감률이 -0.5%를 기록했고, 2016년에는 -1.6%(18조원), 2017년에는 -4.3%(17조2000억원) 등 5년간 연평균 -0.1%를 기록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연평균 7.1%씩 늘어난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이명박 정부 때 재정불건전성이 증가했던 것을 박근혜 정부 때 많이 해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MB정부 때 국가채무가 너무 늘어나 이후 누가 대통령이 됐더라도 이를 줄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슈퍼예산? 알고보니 긴축예산

 
 '2021년 예산안 GDP 대비 국채이자, 10년 전보다 낮아' 보고서 내용 중 역대 정부별 국채이자 등 증감률
 "2021년 예산안 GDP 대비 국채이자, 10년 전보다 낮아" 보고서 내용 중 역대 정부별 국채이자 등 증감률
ⓒ 나라살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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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서는 국채이자비용이 천천히 증가했습니다. 2017년 17조2000억원, 2018년 17조3000억원, 2019년 16조7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8조5000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2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추경이 편성되면서 올해 국채 발행이 늘어난 영향입니다. 다만 GDP 대비 국채이자비용 비율은 2020년 1.0%, 2021년 1.1%로 전망되는데 10년 전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국채이자비용 증가율을 연평균 5.3%로 예측하고 있는데요. MB정부에 비해서는 1.8%포인트 낮은 수준입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추경 편성 등으로) '슈퍼예산'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번 연구는 현실은 그와 반대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국채이자비용의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의 현재 재정여력이 최소한 10년 전보다는 커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국가채무비율이 GDP의 일정 수준 이상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처럼 재정준칙을 마련하고 이를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 수석연구위원은 유럽 국가들의 상황과 우리나라 상황은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스위스, 독일 등은 헌법을 수시로 고치기 때문에 재정준칙을 헌법에 포함하더라도 나중에 바꿀 수 있다"라며 "특히 EU 국가들의 재정준칙은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에서 생긴 것이다, 한 나라가 경기부양 목적으로 국채를 많이 발행할 경우 다른 나라들이 여기에 무임승차할 수도 있어 그걸 막기 위해 재정준칙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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