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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5월 공주우체국 비정규직 집배원 고 이은장 씨가 돌연사로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러자 고 이 씨의 어머니 구아무개 씨는 아들이 일하던 우체국을 찾아 통곡했다. 통곡하는 구 씨의 결을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가 지켜줬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오른쪽). 2019년 5월 공주우체국 비정규직 집배원 고 이은장 씨가 돌연사로 숨진 뒤 통곡하는 이 씨의 어머니 구아무개 씨를 김미숙 이사장이 위로하고 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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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사고 발생 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 청원이 22일 서명 인원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는 이 법안을 논의하게 됐다.

국회 공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께 해당 청원이 1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란 제목으로 지난 8월 26일 올라온 이 청원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비정규직 청년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등록했다.

국회는 2020년 1월부터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https://petitions.assembly.go.kr)에 제기된 청원 중 30일간 10만 명의 동의를 얻은 청원을 관련 상임위에 회부해 심사하고 있다.

김미숙 이사장은 이 청원에서 "매년 240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고 있다. 사업장 90%가 법을 위반하고 산업안전보건법 범죄 재범률이 97%라고 하는데 여전히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은 고작 벌금 450만 원에 솜방망이 처벌뿐"이라며 "2008년 이천 냉동창고에서 40명의 건설노동자가 죽었지만 기업의 벌금은 노동자 1명당 50만 원에 불과했고, 결국 2020년 한익스프레스 이천 물류창고 현장에서 또다시 38명의 노동자가 죽었다"고 했다.

아래는 김미숙 이사장의 청원글 내용 전체.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

저는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서 홀로 일하다 사망한 청년비정규직 노동자 용균이 엄마, 김미숙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의 K-방역이 신뢰를 받고 있지만 지금도 코로나–19 사망의 8배가 넘는 2400명의 노동자가 매년 산재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제 아들 용균이도 현장에 안전장치 하나 없이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죽었습니다. 50년 전 전태일 노동자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쳤지만 일터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노동 현장뿐만 아니라 2003년 대구지하철, 2014년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까지 시민들의 재난 참사도 반복되어 왔습니다.

사업장 90%가 법을 위반하고 산업안전보건법 범죄 재범률이 97%라고 하는데 여전히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은 고작 벌금 450만 원에 솜방망이 처벌뿐입니다. 2008년 이천 냉동창고에서 40명의 건설노동자가 죽었지만 기업의 벌금은 노동자 1명당 50만 원에 불과했고, 결국 2020년 한익스프레스 이천 물류창고 현장에서 또다시 38명의 노동자가 죽었습니다. 원청인 재벌 대기업은 위험을 외주화해서 하청 노동자가 사망해도 하청 업체만 처벌받을 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용균이도 원청이 정한 업무수칙을 다 지키면서 일했지만, 사고 이후 원청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도 기관사만 처벌받았고, 세월호, 가습기 살균제도 책임자들은 처벌은커녕 기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말단 관리자와 노동자만 처벌하는 꼬리 자르기식 처벌로는 기업이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을 강제할 수 없습니다.

저는 또다시 용균이와 같이 일터에서 억울하게 산재로 사망하는 노동자가 없기 위해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노동자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는 기업과 기업의 책임자를 처벌하는 법입니다. 기업을 제대로 처벌해야 노동자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만들고 강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복되는 노동자 시민의 죽음은 명백한 기업의 범죄입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기업과 기업의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하고 죽지 않고 일할 권리라는 너무나 당연한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아래의 내용이 담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어야 합니다.

- 노동자, 시민의 중대재해에 대해 기업의 경영책임자, 원청, 발주처 등 실질적인 책임자를 처벌해서 기업이 법을 지키기고 실질적인 개선을 하도록 합니다.

- 다단계 하청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의 중대재해도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원청을 처벌합니다.

-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 등에 대한 다중이용시설, 제조물의 사용과정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기업의 실질적인 책임자를 처벌합니다. 

- 불법 인허가, 관리감독 소홀로 인한 중대재해에 대한 공무원 및 공무원 책임자를 처벌합니다.

- 고의적이거나, 반복해서 법을 위반하는 경우 등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합니다.

전태일 이후 50년 동안 달라지지 않은 일터, 노동자 시민의 반복되는 죽음을 막고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필요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입법 발의 운동에 많은 노동자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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