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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인생학교에서는 온 세상이 캠퍼스입니다. 2기 이동학교 제전거팀(자전거로 제주도 일주).
 꿈틀리인생학교에서는 온 세상이 캠퍼스입니다. 2기 이동학교 제전거팀(자전거로 제주도 일주).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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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는 2017년도 18살을 꿈틀리 인생학교에서 보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공교육으로 졸업한 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 여름, 학교를 그만두고 1년을 쉬어보겠다고 합니다. 물론 아이에게 먼저 제안을 했지만 스스로 결정하기까지 지켜봤을 때, 아이는 새로운 경험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하교 후 야간 자율 학습에 이어 학원, 편의점 끼니로 반복되는 생활. 그 안에서 아이의 쉼은 학교나 부모의 눈을 피해 PC방을 드나드는 것과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라이트 노벨을 사고 애니메이션 행사장을 찾아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좀 다른 것을 선택한다는 게 마음먹기 어려운 때였던 아이에게 가장 끌리는 것은 집을 벗어나는 것, 반복되는 기계적인 생활을 벗어나는 게 아니었을까 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 남자 아이에게 부모는 잔소리꾼에 말도 통하지 않는 꼰대였기에 아이가 입버릇처럼 뱉은 '독립 선언'을 상황은 다르지만 조금 당겨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1년의 꿈틀리 인생학교를 다니려면 재학 중인 학교에서 '자퇴'를 할 수밖에 없는데 아이에게는 첫 도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복학과 검정고시를 고민하던 차 학내 자퇴 과정 중 하나인 '숙려 기간' 2주를 갖더니 복학은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아이 결정에 지지하는 친구와 불안과 걱정을 보태는 친구들 사이에서 아이가 하나씩 결정하는 것에 불안한 책임을 갖고 꿈틀리 인생학교를 시작합니다.

아이는 꿈틀리 인생학교에서 닉네임을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해결사'로 정했는데 동기들이 '결사'라 불러줍니다. 2주에 한 번은 귀가임에도 아이는 될 수 있으면 학교에 머물러 아이 입을 통해서 학교 소식을 듣기는 어려웠고 블로그에 일주일 단위로 올라오는 생활 이야기를 통해 아이를 만납니다. 서로 다른 속도를 기다려 주고 '다름'을 인정해 가는 아이들을 보게 됩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제 목소리 내기 힘들었던 -스스로 내 목소리가 뭔지도 잘 몰랐던- 내 목소리 볼륨도 배워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모두의 목소리를 듣고 서로 조율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토론이나 감정으로 치우치치 않게 지지대가 되어주는 선생님. 아이는 그 과정을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 해도, 과정 중에 다같이 내린 결정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10대에 저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아이가, 그런 기회를 가진 게 부럽기도 하고 감사했지요. 10대에 이런 경험을 한 아이와 그렇지 못 한 아이는 앞으로 맞닥뜨리는 문제가 있을 때 해결 방법도 마무리도 결론에 닿는 색도 다르다고 봅니다.
 
꿈틀리 인생학교 2기 졸업생 이우석(해결사).
 꿈틀리 인생학교 2기 졸업생 이우석(해결사).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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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현재 저희 아이는 군복무 중입니다. 8월 중순 확진자가 갑자기 불어나기 전 첫 휴가를 나와 복귀했습니다. 아이는 19살에 고입 검정고시를 치러 고졸 인정을 받습니다. 이후 간섭받지 않는 스스로의 시간을 가져보겠다고 해서 대형 음식점 주방에서 아르바아트를 하고 글을 쓰고 한 게임 유튜버의 대본을 써주기도 했지요. 물론 낮과 밤이 바뀐 생활에 불규칙적인 식습관에 소통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만남으로 세상을 만나가는 모습에 안타까움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저와는 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고 접속한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또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게 이해 안 가지만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더욱 학생의 연장선으로 있는 친구들은 대학 생활로 소속감을 갖는데 그런 울타리 없이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게 말처럼 쉬울까 싶었는데 아이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게 뭔가를 하다가 만 것처럼 보류로 두고 아이는 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 휴가를 나와 했던 첫 마디가 '왜 그 많은 시간 중 하나 밖에 없는 동생이랑 야간 PC방도 못 가보고, 운동도 같이 못 하고, 같이 밥도 못 먹고,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못 한 스무살이 아쉽네요'라고 합니다. 그래서 첫 휴가는 그런 시간으로 알뜰히 보내긴 했지만요.

꿈틀리에서 보낸 1년의 시간은 정말 짧지만 공교육 12년을 보내도 배울 수 없는 것을 아이는 배웠다고 합니다. 대학을 가도 그런 건 배울 수 없을 것 같다 해요. 자신을 성장시킨 1년은 대학을 목표로 수능을 위한 '잠깐, 옆을 보기'는 아니었습니다.

꿈틀리를 소개하며 아이가 복학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을 때, 고졸 검정고시라는 최종 학력이 사실 엄마인 저도 경험 못한 거라 아이가 어떻게 감당할까 싶었는데 아이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도 입영을 준비할 때도 현실적으로 만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걸림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꿈틀리 인생학교를 2기로 나온 저의 아이는 진행 중입니다. '인생학교'다 보니 그 다음도 아이는 진행 중일 겁니다.
 
요리수업중 구들과 치킨너겟
 요리수업중 구들과 치킨너겟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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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 다섯 해가 되어 5기가 시작되는 올해는 코로나로 모집 정원은 채워졌을지 기숙사는 굴러갈지 걱정하던 아이가 얼마 전 선생님과 통화를 했나봅니다. 비대면으로 원격 수업으로 '단절'된 수업이 진행된 올 한 해, 우리 청소년에게 '배움'의 '성장'이 있었을까요? 코로나로 방치되어버린 10대의 '단절'에서 오는 '아픔'은 앞으로 어떻게 드러나게 될지 안타까운 마음만 있습니다.

'단절'이 아닌 회복을, 제대로 된 온기의 소통을 하려는 작은 학교인 꿈틀리 인생학교가 당장 우리 아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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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꿈틀리인생학교 2기 이우석(해결사)의 어머니인 이주영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태그:#꿈틀리인생학교, #대안학교, #꿈틀리, #전환학교, #에프터스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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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숨가쁘게 달려온 청소년들에게 '옆을 볼 자유'를 주는 1년의 시간, 한국형 에프터스콜레 꿈틀리인생학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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