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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 확산이 아직도 계속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과 집을 오가는 '집콕' 생활을 하고 있다. 집 밖으로 나가야 하는 문화생활이나 사회활동도 꺼려지는 시기인지라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 보낸다.

코로나 이전의 세계와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달라졌다. 몇 달 사이 완전히 달라진 삶의 방식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 몇몇 지자체와  학교는 코로나블루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온라인 상담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이번에 읽은 책 <어쩌다 정신과 의사>는 "어쩌다" 정신과 의사를 하게 되었지만 "어쩌다" 한다기에는 너무 열심히 하는, 진정성 있는 의사가 되어버린 저자의 첫 단독 저서이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 / 출판사 심심 / 저자 김지용
 <어쩌다 정신과 의사> / 출판사 심심 / 저자 김지용
ⓒ 출판사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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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팟캐스트 <뇌부자들>로 처음 알게 되었다. 젊은 정신과 의사들의 유머러스한 스몰 토크와 청취자들이 보낸 사연에 진지하고 따뜻하게 다가가는 것이 좋아 자주 들었다.

책은 저자가 의대에 가고 정신과로 전공을 정하기까지의 과정과 의사가 된 후 환자들을 만나며 했던 고민들이 담겨 있다. 또한 정신과 치료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던 안타까운 사례 등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우울증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어느 정도의 우울감은 생활 습관과 사고방식을 교정함으로써 호전될 수 있지만, 병의 단계로 넘어가버리면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그런데 왜 우울증 환자에게만, 정신 질환자에게만 의지가 약한 사람이란 편견을 들이밀며 약물치료도 못하게 막는 것일까. (중략) 잘 모를 땐, 그냥 참견하지 마시라. 굳게 마음먹고 그대로 행동하면 좋아질 거라는 말, 함부로 하지 마시라. 그게 안 되니까 질병인 것이다. 약 먹지 말고 좋은 음식 먹고 운동하면 저절로 회복될 거라는 책임지지 못할 말들, 함부로 하지 마시라. 의지로 혈당과 혈압을 낮출 수 있고, 고열을 내릴 수 있으며, 부러진 뼈를 붙게 하는 분이시라면 자랑스럽게 말씀하셔도 된다.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라고."   

정신과 병원은 환청이 들리거나, 환각 증상이 있거나 해야만 찾는 곳이 아니다. 이유 없이 무기력하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 증상들이 나타나거나, 잠들지 못해 피곤하고 괴롭다면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게으르거나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인지하고 병원을 찾아가 보길 바란다.

코로나로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려운 이때, 마음이 힘든 지금, 따뜻한 커피 한 잔 타놓고 가만히 앉아 찬찬히 책을 읽고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쉽지 않겠지만 내가 힘든 이유와 해결 방법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 - 뇌부자들 김지용의 은밀하고 솔직한 진짜 정신과 이야기

김지용 (지은이), 심심(2020)


태그:#어쩌다정신과의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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