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영화에 이은 노회찬 영화가 만들어진다. 앞서 노무현 영화를 만들었던 전주국제영화제의 선택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전주영화제는 28일 엄정한 심사를 거쳐 <노회찬, 6411>을 전주시네마프로젝트2021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장편 영화의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노회찬 프로젝트를 선정하면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 9월 4일~21일까지 공모를 통해 접수된 31편 중 한 편을 선정한 것인데, 전주영화제측은 전주의 선택이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가장 부합하는 프로젝트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주영화제는 지난 박근혜 정권 시절 극도의 보안 속에 제작 중이던 <노무현입니다>를 지원했고, 결과적으로 촛불시위와 탄핵 국면이 맞물리면서 대박 흥행을 이뤄내기도 했다. 이번 노회찬 다큐멘터리 선정도 그 정신을 잇는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것이다.
 
제작진의 면면을 봐도 영화에 노회찬을 담으려는 마음가짐이 느껴진다. 연출을 맡은 민환기 감독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2009)로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을 받은바 있으며 2012년 <미스터 컴퍼니>로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했다. 제19회에는 <제주노트>(2018)가 전주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열편의 다큐 및 실험영화를 통해 국내 독립영화 역사에서 창의적 세계관과 현장의 힘을 관찰하는 카메라로 그 존재감을 빛내온 민환기 감독은 진보정치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일생을 바친 한 정치인과 그가 일관되게 추구한 신념 및 철학을 <노회찬, 6411>에 담아낼 예정이다.
 
명필름 제작 

이은-심재명 대표의 명필름이 제작을 맡게 됐는데, 전주영화제 측은 "탄탄한 제작역량을 갖춘 명필름이 제작하는 어려운 시기에 의미있는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회찬재단도 공동제작자로 참여한다.
 
명필름 이은 대표는1980년대 영화로 세상과 소통하겠다는 마음으로 영화운동에 뛰어든 이후 노동영화 <파업전야>를 제작했고, <카트> <아이 캔 스피크> 등 사회성 짙은 소재 영화를 여럿 만들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전태일>도 제작 중이다.

<노무현입니다> 제작자인 최낙용 프로듀서가 <노회찬, 6411>참여하는 것도 특별하게 보이는 부분이다. 최낙용 프로듀서 역시 1980년대 부산지역 영화운동에 참여하면서, 노동운동을 지원했다.
 
최 프로듀서는 "예산문제로 고심하고 있던 찰나에 전주영화제에서 손길을 내밀어줘서 고마웠고, 제작 진행을 조금 더 여유있게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회찬, 6411>은 노희찬 의원이 2011년 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언급한 '6411번 새벽 버스'에서 따왔다. 명필름은 "노회찬의 삶을 진솔하고 밀도 있게 돌아봄으로써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할 우리의 시대적 희망을 전망하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영화는 2021년 전주영화제를 통해 공개된다.